그때 스물여섯의 막내는

서른아홉이 되었다

by 지구대장

2012년에 다녔던 회사는 신사역과 논현역 사이에 있었다. 염리동에서는 지하철을 30분 정도 타면 신사역에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다.

입시컨설팅이 생소한 시절, 나는 유학팀에서 홈페이지 디자인과 조기유학 간 아이의 가디언이 생활기록을 남길 수 있는 웹앱 디자인과 보딩스쿨 자료의 레터 다지인이나 설명회 다지인등등 요즘말로 브랜딩을 담당했었다.

이곳의 업무 특성상 함께 일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유명 대학을 나오신 분 들이거나, 유학파이거나, 석사 학위를 갖고 있는 분들이었고, 전공과 관련된 썰을 듣고 있노라면 알쓸신잡의 시청자가 된 것처럼 흥미로운 얘기들이 한참이나 이어졌다.

게다가 나이대는 20대부터 50대로 큰 폭으로 다양했고,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살았던 곳이 아주 달랐으며, 그만큼 삶의 경험도, 전공도, 맡은 업무도 달랐기 때문에 더 좋은 에너지가 발현되었다.

일하는 것이 노는 것 같아서인지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도 재밌었고, 즐거웠던 기억이 크게 남은 곳이었다.

퇴사자들은 계모임을 만들었고, 몇 년 동안 이어지다가 누군가는 다시 해외로, 누군가는 결혼으로, 사회적 이슈로 주목받게 된 분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흩어졌다

모두가 다시 모이기는 힘들지만, 수도권에 남은 자들은 연말이 되면 다시 모였다. 그때의 추억과 미래를 공유하는 사이 세월이 13년이 흘렀다.


스물여섯 살의 막내는 서른아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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