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은 도망이 아니라 선택이다

by 김지구

떠남은 도망이 아니라 선택이다.

그 문장을 이해하기까지,

나는 오랫동안 스스로를 의심했다.


“여기로부터 멀어지고 싶은 마음이

내가 약해서 그런 걸까?”


주변은 늘 버티라고 했고,

참는 것이 성숙이라고 믿었다.

흔들리면 안 되는 줄 알았다.

가만히 있는 것이 옳은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 날,

낯선 도시의 새벽 공기를 들이마시며 생각했다.


머무르기를 택할 자유가 있다면,

떠나기를 택할 자유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떠나는 사람에게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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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사람을 쉽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냥 힘들어서 도망친 거지.”

“끝까지 해보지도 않고 왜 포기해?”


하지만 떠나는 사람만 안다.


여기서 더 버티는 것이

나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나를 잃는 길일 수 있다는 것을.


어떤 공간은,

어떤 관계는,

어떤 리듬은

품고 있는 나를 서서히 닳게 만든다.


그때 필요한 건 미련이 아니라 용기다.

멈춰선 채 견디는 것도 선택이지만,

걸음을 떼는 것도 분명한 선택이다.


떠남은 미래를 고르는 일이다


떠나는 사람은 아무 데로나 가는 게 아니다.

떠나는 사람은

미지의 두려움보다

머물러 소모되는 자신이 더 무서운 사람이다.


그 길이 정확하지 않아도,

가보지 않은 방향이라도,

나는 이해한다.


그건 도망이 아니라,

살고 싶은 삶을 다시 고르는 과정이니까.


남아 있는 것이 정답이 아니듯


떠나는 것도 오답이 아니다


머무르는 사람도, 떠나는 사람도

각자가 자신에게 맞는 길을 걷는 것이다.


남는 것이 충성이라면,

떠나는 것은 자기 존중이다.


누군가는 머물러 세상을 바꾸고,

누군가는 떠나 자신을 바꾼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옳다고 말할 수 없다.


우리가 선택하는 방향이 다를 뿐

모두가 살아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이니까.


마지막 문장


이제는 안다.


떠나는 마음 안에는

두려움과 용기, 슬픔과 희망이

모두 함께 들어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한다.


떠남은 도망이 아니다.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택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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