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낯선 땅에서 배운 가장 큰 교훈

by 김지구

90일, 낯선 땅에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세상은 나에게 특별한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도시에서 처음 1주는 흥분이었고,

두 번째 1주는 혼란이었고,

세 번째 1주는 고요였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여기서 어떤 성과를 내야 하지?”

그 마음이 사라지는 데 정확히 시간이 필요했다.


여행 초반엔 내가 증명해야 할 것 같았다.

아침부터 계획을 세우고,

사진도 예쁘게 찍고,

매일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90일쯤 지나자,

‘의미’라는 것도 지나치면 부담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평범한 하루도 충분히 괜찮은 날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

카페에 앉아 몇 시간 멍만 때린 날,

동네 슈퍼에서 빵 하나 골라 오는 길이

이상하게 가장 ‘살아 있는’ 순간이었다.


가장 큰 배움은 거창하지 않았다


낯선 땅은 나를 속도로 시험하지 않았다.

성취도, 계획도, 생산성도 묻지 않았다.


대신 묵묵히 물었다.


“지금 편안한가?”

“이 리듬이 너에게 맞는가?”

“네 호흡으로 살고 있나?”


답을 찾은 건 아니지만

확실히 알게 된 게 하나 있다.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부족하지 않고,

누군가가 정한 속도로 살 필요도 없으며,

조용히 머물러도 삶은 충분히 흐른다는 것.


이 시간을 지나며


90일 동안 배운 건 여행 기술이 아니라,

나를 다루는 법이었다.


성공보다 평온이 중요할 때가 있고,

속도보다 방향이 더 큰 질문이며,

움직임보다 머무름이 더 깊은 순간이 있다는 것.


길은 늘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도 시작된다는 걸.


마지막 문장


90일 동안 나는 세상을 보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그 안에서 한 사람의 나를 부드럽게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낯선 땅이 나에게 알려준 가장 큰 교훈은 이것이었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나를 믿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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