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장기 여행을 하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순간이 만들어진다.
그 중 하나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울었던 날이다.
화려한 사진들 속엔 없지만
그 눈물은 분명히 내 여행의 일부였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의 여행 속에도
그런 밤이 숨어 있다.
이유가 뭔지 모를 눈물이 쏟아진 날
치앙마이의 낯선 숙소,
얇은 이불,
안 뜨거워지는 샤워기,
익숙하지 않은 공기의 냄새.
몸도 피곤했지만
마음이 더 피곤했던 날이었다.
“이렇게까지 외로워하려고 떠난 게 아닌데.”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는데
눈물이 먼저 설명을 대신했다.
그건 약함이 아니라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였다.
감정이 아직 굳지 않았다는 증거.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하는 감정의 무게
한국에 있었다면
친구에게 연락하고,
집에 가서 누워 있고,
익숙한 편의점에서 뜨거운 컵라면 하나 사 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선
내가 나의 위로가 되어야 했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괜찮아, 너 혼자지만 버티고 있잖아.”
그 말이 희한하게
따뜻하게 들렸다.
울고 나서야 비로소 보인 것들
눈물이 마르고 나서 밖에 나갔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길에는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카페에서는 누군가가 웃고,
개 한 마리가 느긋하게 낮잠을 자고 있었다.
세상은 그대로였지만
내 마음은 조금 가벼워졌다.
여행이 특별한 건
예쁜 풍경 때문이 아니라
흔들린 마음이 다시 제자리를 찾는 과정 때문이라는 걸
그때 알았다.
그리고 나에게 남았던 문장
그날 일기장에는 이렇게 적었다.
“혼자인 건 슬프지만
이 슬픔을 견디는 나도 꽤 멋있다.”
낯선 나라에서 흘린 눈물은
패배가 아니라 성장의 기록이었다.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았지만
아주 조용히,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마지막 문장
혼자 여행하며 울었던 날은
가장 약한 내가 아니라
가장 솔직한 나였다.
그리고 그 날 이후
나는 혼자가 두렵지 않았다.
혼자 울 줄 알면
혼자 견딜 줄 아는 사람이 된다.
그게 장기 여행이 준
가장 큰 선물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