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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외계인 Oct 20. 2023

소소한 베를린 일상, 10월

바쁘다 바빠, 베를린 디자이너 일상


여름, 리옹에서 더위와 고군분투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날씨가 영하를 웃도는 10월이 되어버렸다.

리옹을 다녀오고, 그 사이에 네덜란드, 영국, 체코, 프랑스- 거진 한 달에 두 나라씩 부지런히 다닌 덕에 한 계절이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버렸다.


그렇게 일상은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고, 우리는 이미 올해의 마지막 문턱을 향해가고 있다.




베를린의 가을 어느 날





여행하다 흘러가버린 여름,


코로나때문에 여행 못한 한 풀이라도 하듯이... 5월부터 한 달에 한번 혹은 두번까지 계속 여행을 다니게 되었다. 7월에는 리옹에 절반정도있었고, 8월에는 네덜란드와 영국, 9월에는 체코와 프랑스. 그 덕에 올 해 베를린의 여름은 그다지 여유롭게 만끽하지 못해버린 꼴이 되었다. (여행기를 최대한 미루지 않고 올리려했는데, 여행 뒤 바로 여행, 그리고 또 여행, 그리고 휴가 후에 쌓인 일들을 처리하느라 결국은 아직도 여행 일기는 내 휴대폰에만 남겨져있다.)


각 여행마다 나름의 의미와 재미가 있었다. 리옹은 거의 2주간 지내면서 여행자보다는 로컬에 가까운 마음가짐으로 지냈다. 한 도시에서 길게 머무르며 둘러보고 경험하는 것은 또 그 맛이 다르다.

네덜란드와 영국은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한 혹은 오랜만에 다시 만난 친구들과 함게한 여행이 되었다. 미친 추진력으로 하루에 한 도시씩 방문했던 네덜란드 여행과, 오랜만에 찾은 영국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너무나도 반갑고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다.

체코와 프랑스는 부모님과 함께한 여행이었다. 코로나 이후로 오랜만에 다시금 유럽을 방문하신 부모님과 함께한 가족여행. 가이드도 해야하고, 통역도 해야하고- 부모님과의 여행은 늘 체력적으로 힘든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가족끼리 여행하는 즐거움이 있다. 일년에 딱 한번하는 효도이니-


베를린에서 밀렸던 바쁜 일들을 처리하고 나면, 금새 겨울. 크리스마스 마켓 조금 즐기다보면 금새 한국가는 날이 다가오고, 한국에서도 여행계획을 가지고 있어 올해는 그야 말로 여행의 해가 될 듯하다.





공부, 공부, 일, 일


실컷 논만큼 일이 많이 쌓였다. 우리 디자인팀에서 나를 제외하고 우리 제품 Flow나 UX 이해도가 높은 디자이너가 아직 없기에 휴가 후 돌아오면 늘 모두가 격하게 (!) 반겨 준다. 일단 휴가에서 돌아오면 쌓인 이메일과 Slack 메세지를 먼저 확인하고, 그 후에 본격적으로 Jira 보드에 차곡차곡 쌓인 디자인 티켓을 하나하나 리뷰한다. 올해는 여행을 많이 해서 그런지 정말 휴가-일-휴가-일의 반복이었다.


여기에 한가지 더 보태진 것이 있다면, 공부. 올해 회사의 서포트로 UX 매니지먼트 워크샵을 듣게 되었다. 미국시간을 기준으로 열리고, 무려 6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온라인 워크샵이기에 정말 졸음과 사투를 벌이며 집중하려 노력했다. 그후에 다시 혼자 복습하고, 그 중 우리 회사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따로 정리하고- 무엇보다 워크샵 후 테스트를 80%이상으로 통과해야지만 수료 크레딧을 받을 수 있기에 때문에 나름의 시험공부도 하고, 시험도 치르느라 휴가 중간중간, 그리고 휴가 이후에도 정말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11월에도 회사에 중요한 프로젝트가 많아 당분간 역시 바쁠 예정. 기왕 추워진 날씨 빨리빨리 겨울되서 크리스마켓이나 열렸으면- 기다리는 낙으로 보내는 요즘이다.





갑분 영하 날씨, 그리고 곧 끝나는 써머타임


어제 오랜만에 오피스로 출근을 했다. 아침에 좀 쌀쌀하다 싶어 날씨를 체크해보니 영하 1도.... 10월에 영하날씨 실화니. 체감온도는 더 낮았을 것이고- 그래도 어제는 날씨는 맑았는데, 오늘부터는 계속 비-

밤 10시까지 밝았던 하늘도 어느새 6시만되도 어둑어둑하고, 다음주 주말이면 길고 길었던 써머타임도 끝난다. 그러면 해지는 시간은 더 짧아지겠지...


베를린에는 소위 지랄맞은 시기가 몇몇있는데, 그 중 하나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기간이다. 어제까지 반팔입고 10시까지 밝았는데, 어느날 갑자기 하루종일 비오고 춥고 5시면 해지는 날씨로 급변해버리는- 그래도 이 기간을 조금만 버티면 11월 부터는 크리스마스 마켓과 조명이 도시를 반짝이게 하니, 1월까지는 그래도 눈도 즐겁고 아직 이 우울한 겨울을 견딜만하다. 베를린의 정말 우울한 시즌은 1월-2월이 아닐까한다. 날씨는 우울하고, 더 이상 조명도 장식도 없는 회색의 거리. 3월, 4월이 와도 봄날씨가 올까말까 하니, 아무 재미도 이슈도 없는 1-2월은 정말 지루하고 천천히 흘러간다.


그래도 대부분 재택근무를 하는 덕에 날씨의 영향을 아주 많이 받지는 않는다. 내리는 비를 맞고 출퇴근을 하기위해 걷는 일을 매우 짜증나지만, 창 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며 따듯한 차를 마시며 실내에 앉아 비를 구경하는 일을 꽤나 즐겁기때문에-







여름이 눈 깜짝할새에 지나가 버린것처럼, 또 어- 어-? 하면 금새 올해 말, 또 2024년을 맞이하겠지. 길것같았던 2023년도 어느새 두달 반 남짓 남았다. 그래도 올해는 여행도 많이하고, 계획했던 공부도 하고, 커리어를 위해 일도 열심히 했으니- 나름 보람차게 보낸 한 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덧, 아... 여행사진 언제 다 정리해서 여행기를 쓴담;;;;



 지구외계인, @theearthstra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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