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쇼핑하고 놀고 20230715
상쾌하게 맞이한 토요일 아침! 리옹에 머무르며 유일하게 주말을 만끽할 수 있는 주라서 토요일, 일요일 이틀은 온전한 관광객 모드에 돌입해서 제대로 리옹을 즐겨보기로 했다.
리옹에서 지낸 내내 아침 나의 루틴- 커피를 내리고, 동네 로컬 마켓에서 구입한 과일을 씻고, 동네 베이커리에서 사 온 바게트와 크루아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친구 집은 볕이 참 잘 들어서 지내는 내내 너무 기분이 좋았다. 물론 너무 더운 날도 있었지만, 다행히 친구 집에 에어컨이 있어서 그리 더운지 모르고 지나갔다.
프랑스 여행 내내 원 없이 먹었던 바게트와 크루아상. 프랑스빵은.... 왜 다 맛있지? (독일빵과는 다르.... ㅋ)
아침을 간단히 챙겨 먹고 주말이라 조금 더 크게 열리는 동네 로컬 마켓으로 향했다. 과일만 파는 트럭도 있고, 치즈만 파는 곳도 있고- 다양한 먹거리와 식료품들을 판매했는데- 그중 눈에 단연 띈 것은 통닭구이 트럭 ㅎㅎㅎ
뭔가 프랑스에서 보니까 괜히 친근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던 ㅎㅎ 요 마켓은 아침 일찍 열어 점심때쯤 닫아서, 오늘 하루 종일 돌아다녀야 하니 당장 뭘 사지는 못하고 오늘은 일단 뭐 뭐 있는 구경 정도만.
사실 그다지 별 정해진 계획 없이 그때그때 갈만한데 검색해서 친구와 돌아다니기로 했는데, 제일 먼저 가보기로 한 곳은 Les Halles de Lyon Paul Bocuse. 리옹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실내 마켓 중 하나로 다양한 먹거리와 재료들이 판매되고 있고, 레스토랑도 있어서 식사도 가능하다.
마켓으로 가는 길. 좀 더 가까운 정류장이 있었지만 산책도 할 겸, 동네도 더 돌아볼 겸 일부러 조금 떨어진 버스 정류장까지 걷기로 했다.
친구네 집은 지대가 높은 곳에 있어서 내려가는 길 눈이 즐겁다. 중간중간 멋진 리옹의 전경에 한눈에 들어온다. (물론 이곳을 올라오는 것은 다른 이야기... 걸어 내려가는 것만 추천)
제법 멋스럽고 왠지 힙스터스러운 골목골목을 지나 버스를 타고 마켓으로 향했다. 리옹은 사실 그리 크지 않아 대부분 걸어 다닐만한 거리이다. 친구 집이 높은 지대에 있다 보니 나는 교통권을 구입해 걸어 다니기 혹은 대중교통 타기를 적절히 섞어 사용했다.
정말 버스정류장 바로 앞에 있었던 마켓 입구. 규모는 적절했다. 너무 크지도 않고, 너무 작지도 않고. 중간중간 구입하고 싶거나 맛있어 보이는 레스토랑들이 있었지만, 어차피 이 마켓은 리옹에 머무르는 동안 한번은 더 올 계획이 있었고, 무엇보다 점심에 이미 다른 레스토랑에 예약을 해둔 상태라 오늘은 그저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
가격은 다른 로컬 마켓에 비하면 조금은 비싼 듯한데, 그래도 퀄리티가 상당히 좋아 보였다. 식재료들도 신선해 보였고. 레스토랑들이나 상점들이 대부분 오후 3시쯤 지나면 문을 닫으니 아침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 워낙 다양한 먹거리들을 판매하여 사실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너무나 즐거웠다.
사실 이곳은 예정에 없던 레스토랑이었는데, 다음 주부터 당장 여름휴가로 거의 한 달간 문을 닫는다고 해서 오늘이 아니면 이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한국 분이 운영하시는 다른 레스토랑과 두 개 중 상당히 고민을 했는데, 물론 아주 똑같지는 않겠지만 한국 셰프님들의 요리는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더 있음으로 PY에서 식사를 하기로 선택. 정말 바로 전날 밤에 급하게 점심 식사 테이블을 예약했다. 다행히 매우 이른 점심시간으로 예약을 해서 그런지 너무 붐비지 않고 정말 딱 좋았다. 조용하고 차분하고.
한 테이블의 가족 손님을 제외하고는 내가 거의 1등으로 입장. 그래서 레스토랑이 텅텅 비어있었다. 물론 식사를 마치고 나설 때에는 손님이 제법 북적. 자리를 창가 쪽으로 배정해 주셔서 너무 좋았던.
우선 테이블에 앉으면 메뉴를 받기 전 이미 식전 빵이 놓여있다. 작고 달달한 마들렌. 엄청 맛있다! 정도는 아니지만 마들렌은 항상 맛있으니 뭐 ㅎㅎ
기본 점심 코스는 그다지 비싸지 않은데, 내가 먹고 싶은 메뉴는 추가 금액을 내야 하는 것들이라 추가 금액을 내고 원하는 것을 먹기로!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도 한잔 추천받아, 애피타이저는 굴 요리, 메인은 푸아그라, 그리고 디저트까지. 팁까지 포함해서 70유로 정도 지불했다.
가격에 비해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재료들도 너무 신선하고, 무엇보다 보통 간으로 만든 요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지금까지 푸아그라를 접해보지 못했었는데, 정말 푸아그라가 입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일품.
와인도 마셔가며 음식도 음미해가며 천천히 2시간 정도 식사를 했던 것 같아. 적당히 부를 배를 안고, 구입할 것도 있고 다음 목적지로 향할 겸 다시 시내 쪽으로 향했다.
노멀은 우리나라로 치면 올리브 영 같은 곳이다. 화장품부터 생활용품, 작은 먹거리들까지.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현지에서는 브랜드 가치가 어느 정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노멀을 좋아한다. 아마도 노멀의 브랜드 컬러가 민트색이라 그런 게 아닐까 싶지만 ㅎㅎ
노멀은 사실 코펜하겐에서 먼저 알게 된 마트인데, 뭔가 뚱해 보이는 메인 캐릭터도 귀엽고, 브랜드 컬러와 아기자기함이 마음에 들어 코펜하겐 여행하는 중에도 종종 들렀었다. 베를린에는 노멀이 없어 덴마크에만 있나 했는데, 리옹에서도 만나볼 수 있어서 구경할 겸, 필요한 것도 살 겸 입장!
리옹에서 지낼 동안 필요한 물품들도 좀 사고, 내 최애 프링글스 솔트앤비니거! 맛도 판매해 구입하고. (사실 영국에서 살 때는 저 맛 쳐다도 안 봤었는데, 되려 베를린으로 오고 나서 중독... 처음 먹는 사람들은 치를 떠는 맛이나.. 난 좋아함). 귀여워 보이는 가방도 하나 구입하고, 더위를 시켜줄 물도 한 병 사고- 생각보다 자잘하게 이것저것 담다 보니 많아져서 결국 작은 노멀 백도 하나 구입했다.
나는 사실 반 민초파지만, 민트색은 너무 좋아. 뚱해 보이는 하지만 동글동글한 캐릭터와 폰트까지 참 찰떡이다. 다시 한번 느끼는 사소하지만 큰 차이를 만드는 브랜딩의 중요성. (독일... 좀 배워라)
대충 시내에서 쇼핑을 마치고, 경치도 구경할 겸 관광도 좀 할 겸- 본격 관광지 중 하나인 푸비에르 노트르담 성당으로 향했다.
이 성당은 바로 어제저녁 불꽃놀이가 펼쳐졌던 그곳이다. 멀리서 바라보던 성당으로 가까이서 보기 위해 출발. 이곳 역시 지대가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푸니쿨라라는 교통편을 통해 갈 수 있다. 푸니쿨라는 작은 케이블카 모양으로 레일을 통해 땅굴 열차처럼 터널을 통과해 높은 지대까지 도달할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이다. (보통 교통권으로 탑승이 가능하다.)
본격 관광 시간대라 그런지 올라는 푸니쿨라에는 정말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적북적. 날도 더운데 아주 돌아가실 뻔...
하지만 올라가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아 금세 도착! 역에서 나오면 바로 노트르담 성당이 보인다. 가까이서 보니 더욱 웅장하고! 건물에 디테일이 넘쳐났던 아름다운 성당이다.
꽤 크고 넓은 성당이자 바실리카. 볼 거리도 상당히 많고, 내부가 정말 아름다웠던! 재미있었던 점은 예스러운 미가 넘쳐나는 고전적인 건물에 살짝 숨어 있는 CCTV. 하하! 올드 앤 뉴 인가.
성당을 뒤쪽으로 향하자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리옹의 전경! 사진 찍는 사람도 많고 북적북적하지만, 탁 트인 공간에 바람까지 시원하게 불어서 풍경을 바라보며 한참을 서있었다.
성당에서 조금 벗어나 우리가 향한 곳은 미니 버전 에펠타워, Metallic tower of Fourvière. 사실 가까이서 보는 거 빼고는 올라갈 수도 없는 그저 그런 타워라 그냥 가까이서 훅! 둘러보고 돌아섰다. 그리고 근처에 바로 오뙤흐 공원이 있어 그곳을 살짝 쿵 들렀다. 하지만 길도 모르고, 이미 많이 걸어서 조금 지친 우리는 멀지 않은 거리만 살짝 둘러보고 발걸음을 돌렸다.
예보에 늦은 오후에 비가 온다는 이야기가 있어 실외를 벗어나 실내에서 구경하거나 놀 수 있는 곳들을 찾다가 오늘의 마무리는 Confluence에서 하기로 했다. 복합 쇼핑몰로 레스토랑도 있고, 작은 가게들도 있고-
Confluence보다 그 앞에 펼쳐진 손 강의 풍경이 우리의 발걸음을 잡았다. 날씨가 흐려지기 시작하고 비 오기 직전의 날씨.
Confluence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브랜드들도 있고, 재미있는 물건들을 판매하는 작은 상점들도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딱히 무언가를 사지는 않았다 ㅎㅎ
하루 종일 아침부터 엄청나게 걷고 돌아다닌 탓에, 늦은 저녁쯤 우리는 녹다운이 되었고. 내일을 도모하며 저녁을 먹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내일은 오후에 미리 예약해둔 와이너리 투어가 있어 체력을 아껴야 한다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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