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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외계인 Oct 03. 2024

리옹 10일 살기 - day 6 : 공원 피크닉

디지털노마드- 파테, 치즈, 와인 그리고 떼뜨 도흐 공원 20230719


어느덧 지낸 날 보다 지낼 날이 더 적어지고 있는 나의 짧은 리옹살이.

무더운 한 여름이지만, 이른 아침의 리옹은 제법 적당히 선선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묵고 있는 집 근처에서 열리는 마켓으로 향했다. 





규모가 큰 마켓은 아니지만 신선한 로컬 상품들이 제법 많이 판매되고 있어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들이 꽤 모여들었다. 특별히 뭘 사야겠다고 정해놓고 온건 아니지만- 빵은 나중에 제과점에 들를 생각이라 과일과 주스 등을 위주로 탐색 시작.




아무래도 로컬 판매자분들은 영어가 유려하진 않으시고, 나는 프랑스어를 못하니 웬만하면 한 판매자에게 다- 구매하려고 (ㅎㅎㅎ)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마침 사람이 꽤 있는 판매자 트럭에서 내가 구매하고자 하는 3종 세트를 모두 찾을 수 있었다. 잘 익은 제철 복숭아와 살구, 그리고 배로 만든 과일 주스.


장본 것 한 아름 들고 친구가 강추해 준 제과점에 들렀다. 가게가 크진 않았지만 직원분들이 매우 친절하고 빵과 페이스트리 종류가 엄청났다.


여담이지만, 그동안 파리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탓인지 막연하게 프랑스 사람들은 꽤 거만하고 불친절하다는 고정관념이 기본적으로 깔려있었는데, 리옹 사람들- 너무 친절하다. 프랑스어를 못하는 나를 어떻게든 도와주시려 하는 ㅎㅎ  





베이커리 사진을 기념으로 한 장 찍으려 하는데 마침 나오는 다정한 모자. 갓구워진 빵을 들고 가게를 나서는 아이가 너무 즐거워 보였다.






오늘의 구입 목록, 마켓에서 구입한 과일과 과일 주스, 그리고 베이커리에서 구매한 바게트, 크루아상, Pain au chocolat, 그리고 구입한 달달한 디저트 몇 개.


집에 오자마자 바로 커피를 내려 여유롭게 아침 식사. 참 별거 아닌데 왠지 더 맛있는 프랑스빵들. '음식'이라는 한 카테고리만 놓고 본다면 정말 베를린에서 리옹으로 바로 이사 오고 싶었던-





아침 식사를 마치고 시작된 나의 하루 일과. 다행히 미팅의 없는 날이라, 디자인 업무에 집중하고- 중간중간 동료들과 상의할 것들이 있어 짧은 콜들이 이어지고- 생각보다 업무를 빨리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오늘은 드디어 공원 피크닉을 하려고 마음먹은 날이었기에 평소보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섰다. 공원을 가기 전에 구매할 것들이 많아 여기저기 쇼핑 시작!




다시 들른 Les Halles de Lyon Paul Bocuse


맛있는 커피가 마시고 싶어 검색을 해보니 Cafés Gonéo라는 카페 평이 괜찮아 도전. 원래 어제 다른 지점에 도전했는데 내가 도착할 때 이미 기계 정리를 시작하고 있어서 안타깝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마침 가려고 하는 마켓에도 카페가 있어서 피크닉 하며 즐길 음식도 구입할 겸 다시 Les Halles de Lyon Paul Bocuse로 향했다.






카페는 마켓 입구 근처에 있는 조그마한 규모. 커피 맛은 리옹에서 마신 커피 중 가장 맛이 있었던! 여기까지 또 언제 오겠나 싶어서 내친김에 원두도 구입하였다. 도시마다 여행을 하며 그곳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원두를 구매해 베를린으로 가져와 여행을 추억하며 커피를 즐기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서두른다고 했는데도 마켓 내에 이미 문을 닫은 가게들이 꽤 있었다. 이미 마켓은 구경을 한지라 바로 구입할 음식을 찾아 레이더 가동. 치즈는 이미 생각해둔 곳이 있어서 이곳에서는 파테 Pâté를 구입하기로 했다. 자투리 고기 등을 갈아 밀가루 반죽을 입혀 구워낸 프랑스 요리. 사실 고기 파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그리 매력적인 메뉴는 아니었으나- 뭔가 정말 프랑스스러운 메뉴를 선택하고 싶어 도전해 보았다. 파테 종류가 꽤 다양했는데, 다행히 가게 직원분이 엄청 친절하고 영어로 어떻게든 내가 원하는 맛의 파테를 추천해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 무지 고마웠던 ㅎㅎ






추천받은 파테 두 조각을 포장하여 치즈를 구입하기 위해 마켓을 나섰다. 내가 방문한 곳은 아니지만 치즈가게로 가던 중 마침 마켓 내에 내가 파테를 구입했던 곳과 같은 가게 지점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한 컷!




계속해서 좋은 날씨의 연속이었던 리옹.


구름 한 점 없이 푸른 하늘, 꽤 더웠지만 그늘을 찾아 찬찬히 걸어 치즈가게로 향했다. 걷는 것이 유일하게 하는 운동이 정도로 걷는 것을 좋아하고 한번 걸으면 오래 걷는 나는, 여행지에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최대한 걷는 편이다. 차나 대중교통을 타고 지나가면 놓칠 수 있는, 걸으면서만 볼 수 있는 풍경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치즈의 천국인가요?


로컬 마켓도 좋지만 치즈만큼은 뭔가 제대로 즐기고 싶은 마음에 치즈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제대로 된 상점을 찾았다. 언뜻 보기에도 꽤 부촌에 위치한 치즈 전문 가게. 가게를 들어서자마자 꼬릿한 치즈 특유의 향이 가득하다.




우선 직원분께 사진을 찍겠다는 양해를 구하고 구경. 치즈 종류가 너무 많아서 신기하게 보고 있었는데, 직원분이 다음 주부터 여름휴가라 치즈 종류가 평소보다 없다며 미안하다고 하셨다. ㅎㅎ 


종류가 너무 다양해서 어차피 내가 일일이 이름을 다 읽어보고 고르기에는 무리가 있기에 이번에도 직원분 찬스! 내가 원하는 치즈 취향을 말씀드리고, 되도록이면 리옹에서만 맛볼 수 있는 로컬 치즈로 추천을 부탁했다.







직원분이 추천해 주신 치즈 두 가지를 포장하여 가벼운 발걸음으로 공원으로 출발! 가는 길에 기분 낼 작은 와인도 구매했다.




피크닉, 떼뜨 도흐 공원 Parc de la Tête d'Or


리옹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공원인 떼드 도흐 공원. 많이 관광객이 찾는 곳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집을 빌려준 로컬 친구가 강추했던 곳!


이미 일요일에 와인투어 전에 함께 투어했던 친구가 오고 싶어 해서 대강 호숫가 근처는 둘러보았지만, 꽤나 규모가 공원이기에 공원도 천천히 산책할 겸, 피크닉도 할 겸- 다시금 이곳을 찾았다.







공원을 들어서자 사람도 많고, 나무도 많고, 꽃도 많고, 오리도 많고 ㅎㅎ

평일 아직 본격적인 퇴근시간 전임에도 인기 많은 공원답게 사람이 꽤 많았다.






공원 한쪽에 자리 잡은 이국적인 풍경의 식물원. 멕시코에서 온 식물들과 스타일로 꾸며진 정원이 있어 사진을 찍어 그리운 멕시코 친구에게 전송! 








공원을 크게 한 바퀴 돌며 피크닉 할만한 곳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호수와 멀지 않으면서도 날이 꽤 더우니 그늘도 있어야겠고, 피크닉 블랑 캣을 깔 수 있어야 하니 잔디도 제법 있는 그런 곳.











정말 물이 참 맑다. 그림 같은 풍경에 잠시 넋을 잃었다가, 멀지 않은 곳에 피크닉 할만한 장소를 찾았다. 이미 한 프랑스 여자분이 누워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고 있었는데, 방해가 되지 않게 조금 떨어져 자리를 잡았다.





자리를 잡고 앉아 오늘 피크닉 만찬 시작. 준비한 와인과 파테, 치즈까지- 

간간이 호수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즐기며, 음악을 들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했다.






꽤나 오랫동안 앉아 피크닉을 즐겼다. 음악도 듣고, 잠시 엄마와 통화도 하고, 누워서 하늘도 보고-


엉덩이가 이제 슬슬 조금씩 배겨올때쯤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치즈는 제법 성공적이었고, 파테는 역시 내 취향은 아니었다 ㅎㅎ 그저 좋은 경험 한번 한 걸로 ㅎㅎ





공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 공원부터 집까지는 꽤 거리가 있어 전체를 다 걷진 못하였고, 집까지 환승이 필요 없는 가장 가까운 역을 찾아 걷기 시작했다.



제법 늦은 시간이었는데, 유럽의 여름 해는 참 길다.






하찮은데 뭔가 귀여웠던 그래피티 ㅎㅎ

집에 도착하자 주변이 조금씩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집에 도착해 차를 한잔 내려 남은 파테와 치즈, 과일 등으로 간단한 저녁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렇게 열흘간의 리옹살이도 점점 끝을 향해 조금씩 아쉽게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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