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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외계인 Oct 03. 2024

옥토버페스트, 뮌헨 마지막날: 딘들입고 축제가기

1일 1 옥토버페스트, 전망좋은 카페  28 Sept 2024


전날 흥겹게 늦게까지 논 덕에 느지막이 시작한 마지막 날 아침. 베를린으로 돌아가는 기차 시간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어서 S 양이 빌려준 딘들 입고 사진 찍으려고 다시 옥토버페스트를 잠시 들러보기로.


기차역으로 바로 갈 수 있도록 짐을 정리해서 B 양 집에 두고 딘들을 입고 집을 나섰다. 딘들은 치마이고 보통은 반팔에 스타킹을 신지 않고 입는 의상이다 보니 쌀쌀한 날씨에 입기에는 꽤 춥다. 게다가 허리를 꽤 조이는 의상이라 본격적으로 마시고 노는 어제에는 별로 입고 싶지 않았다. 


마침 오늘 아침에 반짝 하늘이 갠다고 해서 딘들을 입고, 오후에 갈아입을 바지를 하나 들고 A 군과 다시 찾은 점심의 옥토버페스트. 이로써 1일 1옥토버페스트가 완성되었다 ㅎㅎ


아직 12시가 되기 조금 전인데도 벌써 사람이 바글바글. 옥토버페스트는 10시부터 열고, 주말에는 시간에 관계없이 아침부터 맥주를 마시거나 전통의상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래도 S 양이 마음을 써서 빌려줬으니 기념으로 딘들 입고 사진은 남겨야 한다며 ㅎㅎ A 군이 열심히 사진 찍어주고, 어제 돌아다니지 못했던 텐트들 근처도 돌아다니며 옥토버페스트의 마지막 풍경들을 눈에 담았다.






옥토버페스트에는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만 있지는 않다 ㅎㅎ 사진처럼 본인 나름의 코스튬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고 (맥주 인간 ㅎㅎ), 남자가 여자 의상을- 여자가 남자 의상을 입고 돌아다니는 모습들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렇게 짧은 마지막 날 옥토버페스트 여정을 마치고, 여행을 기억하게 위해 구입한 옥토버페스트 공식 기념품들.


왼쪽은 귀여운 오브제들이 달린 마그넷, 오른쪽은 올해 옥토버페스트 포스터가 새겨진 옛날 스타일 맥주잔이다.


맥주잔은 축제에서 쓰이는 1리터 잔부터 정말 손가락만 한 잔까지 다양한 사이즈가 있다. 어차피 사용하려고 구입하는 잔은 아니기에 기념으로 제일 작은 잔을 구입했다. 귀여워 ㅎㅎ





옥토버페스트를 나설 때쯤 비가 폭포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날씨도 쌀쌀하고 전날 해장(!)도 할 겸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베트남 식당을 찾았다. 작지만 친절한 주인분들이 운영하는 코지한 공간. 주문한 쌀국수도 맛도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추운데 아직 딘들을 입고 있고, 따듯한 국물이 들어가니 몸에 온기가 돌아 아주 좋았던-





식사를 마칠 때쯤 다시 비가 조금 잦아들기 시작해서 커피를 마실 겸 시내로 나섰다. A 군이 마리엔광장을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다고 해서 출발. 5층에 있는 카페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는데 우리 앞에 이미 웨이팅이 조금 있었다. 게다가 모두 전망이 좋은 창가 자리가 아닌지라 안쪽에서 마실 거면 굳이 여기서 기다리며 마셔야 하나 생각하던 차에 자리가 났다고 우리를 안내해 주었는데-


웬걸, 운이 너무 좋았다. 마침 전에 식사를 마친 분들이 창 바로 옆자리! 덕분에 마리엔 광장과 신 시청사를 내려다보며 커피 타임을 즐길 수 있었다. 완전 럭키!







우리가 앉을 때쯤 비가 오고 있었는데, 점점 날씨가 개더니 해가 나기 시작했다. 덕분에 참 오묘한 하늘 사진이 찍혔다. 신 시청사를 두고 왼쪽은 해 반짝, 오른쪽은 아직도 먹구름 ㅎㅎ


직원분들이 주문을 받고 커피를 가져다주는 데 한-참 걸리긴 했으나 (이건 독일뿐 아니라 유럽 다 이래서...), 직원분들이 친절했고, 커피와 특히 티라미슈가 너무 맛있었다!



A 군 덕에 좋은 전망 보면서 즐거운 커피 타임을 가진 뒤, B 양 집으로 출발하기 전까지 시내 구경이나 하기로 ㅎㅎ





도심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FC 바이에른 스토어. 들어가 자마 보였던 우리의 뮬러. 원래 뮬러를 좋아했는데 한국 다녀간 이후로 뮬러를 보면 삐끼삐끼 밖에 생각이 ... ㅎㅎ


축구는 좋아하지만 유니폼이나 기념품을 살 정도로 광팬은 아니라 구경을 마치고 스토어를 나왔다.





뮌헨 시내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독일 전통 물건들을 판매하는 기념품 가게들. 싸구려 마그넷이나 엽서를 파는 그저 그런 기념품 가게가 아닌, 정말 퀄리티 좋은 (하지만 역시 가격도 싸진 않음) 기념품들을 판매하는 곳이 많아서 좋았다. 크리스마스 마켓과 뻐꾸기시계의 나라(!)답게 관련 기념품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레고 스토어 구경 ㅎㅎ


뮌헨과 옥토버페스트 시즌에 맞게 꾸며져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레고 스토어도 스타벅스처럼 시티 피겨나 그 도시에서만 살 수 있는 것들을 판매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레고 스토어는 유럽 대도시에는 거의 다 있는 편이고, 도시별로 모을 수 있는 작은 피겨가 있으면 좋을 텐데 생각-








레고 스토어 구경을 마치고, 잠시 들른 Café-Bistro Dallmayr.


슈퍼마켓에서도 흔히 만나볼 수 있는 커피 브랜드라 굳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정도까지는 나에게는 아니었고, 1층 매장을 구경하는데 작은 백화점처럼 커피뿐 아니라 다양한 식료품과 마실 거리를 판매하고 있었다. 역시 옥토버페스트 기간에 맞게 여기저기 만나볼 수 있는 특유의 장식들.







시내 구경을 마치고 B 양 집에 들러 짐을 찾아야 하기에 삼 일간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해준, 무엇보다 옥토버페스트 경험을 할 수 있게 초대해 준 A 군과 베를린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작별 인사를 나누고- 나는 짐을 찾으러 B 양 집으로 향했다.



원래 급하게 이동하거나 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항상 최소 30분-1시간 정도는 여유 있게 기차역이나 공항에 가는 편인데... 일단 이번에는 1. 시간 계산을 잘 못했다... 그리고 2. B 양까지 트램으로 한 정거장 떨어진 곳 S 반 역에서 내렸는데, 힘드니까 에너지도 아낄 겸 트램 타고 가자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렇게 기다리기를 5분... 트램은 오지 않았고 모든 것이 딜레이가 된듯하다. 그때부터 전력 질주 빠르게 걸어 B 양 집에 도착했고, 다행히 짐을 미리 어느 정도 싸두었기에 급하게 짐을 챙기고 B 양과 짧은 인사를 나눈 뒤 빠르게 집을 나섰다.


오죽하면 내 기차 시간을 알고 있던 B 양조차 시간이 너무 아슬아슬할 것 같다며 대신 구글 지도로 루트를 찾아봐주었고, 트램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S 반까지 걸어가서 기차역으로 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때부터 짐을 끌고 S 반까지 반은 걷고, 반은 뛰고- 겨우 S 반을 탔는데, S 반 타자마자 휴대폰 배터리가 나가버렸다.. ㅜㅜ 급하게 보조 충전기를 끼고, 중앙역에서 내리자마자 지하철역에서 기차역으로 가는 길을 찾는데- 이런... 웬 무슨 지하철역이 넓은데 표지판이 제대로 안돼 있... (내가 정신이 없어서 못 본 건지..) 기차역으로 가는 방향을 찾는데 시간이 조금 지체되고, 기차역을 들어서자마자 다행히 내가 타는 기차 플랫폼이 바로 앞이라- 정말 출발하게 1분 전에 겨우겨우 탑승해서 자리를 찾아 앉을 수 있었다.


내 인생에 가장 빡세게 탄 기차가 아닐까 싶다...



기차는 상대적으로 자리가 여유로워서 옆/앞자리에 사람 없이 꽤 여유롭게 갈 수 있었다. 마음의 안정(!)을 찾고 나니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노을과 풍경... A 군과 B 양에게 감사 문자를 보내고 그렇게 기차를 타고 베를린을 향해 달려갔다.




이렇게 짧지만 강렬했던 옥토버페스트 원정기 끄-읏.






+ 덧,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옥토버페스트에 다녀온 탓인지 관련 릴스가 피드에 엄청 떴는데, 그중 한 릴스가 인상적이라 남겨본다. 나는 기차를 타고 가서 몰랐는데, 비행기에서 옥토버페스트를 내려다보면 저렇게 보인다며 ㅎㅎ


출처 : @arabellabay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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