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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외계인 Oct 08. 2024

[독일여행] 바우하우스를 가다, 데사우 당일치기

디자인여행. 베를린에서 데사우 Dessau 당일치기 24 Aug 2024


매일매일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 도이칠란드 티켓 일명 49유로 티켓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나는 여기저기 베를린에서 가까운 곳으로 당일치기를 참 많이 다녔다.


내년이면 도이칠란드 티켓이 없어지거나 가격이 인상한다는 이야기가 있어- 이미 이름은 까먹었지만 어느 독일의 한 주에서는 도이칠란드 티켓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기사를 보기도 했다- 올해가 가기 전에 못 가 본 곳들을 더 둘러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중, 오랜 전부터 가려고 벼르고만 있었던 데사우. 베를린 중앙역에서 데사우 중앙역까지는 RE를 타면 1시간 40분 남짓 걸린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지만, 그래도 왕복 가까운 거리는 아니기에 매주 주말 가야지- 가야지- 생각만 하고 있다가, 어느 주말- 아침 일찍 눈이 떠지고, 날씨도 좋고, 내 컨디션도 좋고- 


삼박자가 딱 맞아 그렇게 즉흥적으로 데사우를 향해 출발했다.





바우하우스, 데사우


갑작스레 결심하고 출발한 탓에 기차 시간 체크한 것 외에는 알아본 것이 1도 없음. 그래서 기차를 타자마자 이것저것 바우하우스와 데사우 여행에 대한 포스팅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대부분 바우하우스 이전 학교 건물을 먼저 둘러보고, 그 근처 마에스터 하우스나 바우하우스 뮤지엄으로 건너가 둘러보는 듯했다. 



일단 가장 보고 싶었던 바우하우스 학교 건물로 먼저 출발.

어느새 접어든 BauhausStrasse (바우하우스 스트릿)!





드디어 도착!

제일 많이 보았던, 혹은 제일 유명한 바우하우스 건물 샷!





바우 하우스 건물 데사우 (Bauhaus Building Dessau), 줄여서 바우하우스 데사우(Bauhaus Dessau)는 데사우 에 있는 국립 바우하우스의 이전 학교 건물입니다. 이 건물은 1925년 월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에 의해 설계되었으며 이전에 바이마르에 있던 바우하우스(Bauhaus)와 데사우 응용 예술 공예 학교(Dessau School of Applied Arts and Crafts)를 위해 1925년에서 1926년 사이에 지어졌습니다. 바로 근처에 위치한 마스터 하우스가 계획과 건축을 동시에 완료한 것처럼, 바우하우스도 이 새로운 건물을 통해 건축적, 예술적 아이디어를 프로그래밍 방식으로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이 건물은 현대 건축 발전의 선구자로 여겨지며 전간기 현대 건축의 가장 잘 알려진 사례 중 하나입니다.

출처: 위키피디아 (https://de.wikipedia.org/wiki/Bauhausgebäude_Dessau)





날이 좋아서 그런가 아직 이른 시간인데 건물 밖 테라스에 벌써부터 사람이 많다.

건물 밖 한 바퀴 훅- 돌고 입장!



티켓부스에서 티켓을 구입하고, 지하부터 볼 요량으로 밑에 내려가니 이렇게 로커룸도 있다.

하지만 나는 짐이 많지는 않아서 패스-



바우하우스 지하부터 시작된 전시.

건물이 지어지던 당시 사진이나 예전에 사용되었던 건축 자재들 등 아카이브가 가득하다.





사실 바우하우스는 건물 내부 전시나 아카이브보다 건물 그 자체가 더욱 흥미롭다고나 할까?

대체 어떤 센스와 미적 감각을 가져야 그 시대 때 저런 디자인 구상이 가능할까... 문득 그런 생각.





중간중간 기획 전시들도 있었는데. 바우하우스 레지던스 프로그램한 작가 전시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바우하우스 예전 건물들과 실제로 학교로 사용되었을 시절의 사진들.







두 개의 건물이 통로로 연결되어 있고, 대부분 아직도 실제로 사무실 등으로 사용 중이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들어갈 수는 없었다. 그래도 복도를 지나고, 창문을 통해 밖을 바라보고, 내가 바우하우스 건물 여기저기 구석구석 걸어 다니면서 보는 모든 것이 경험이었다.













디자인의 성지답게 한국 디자이너분들도 많이 다녀가 나보다. 디자인 잘 하고 싶다는 염원이 느껴지는 누군가의 소망. (저도요 ㅎㅎ) 왠지 눈에 띄는 모국어에 반가운 마음으로 찰칵.





실질적으로 기획되어 있는 자체의 퀄리티가 엄청 높다거나 흥미롭지는 않았다. 뭔가 전시나 구경보다는 역사와 학문적인 느낌의 전시들. 1층에 샵도 꽤 크게 있었는데, 직접 무언가 사지 않아도 샵 자체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물론 그만큼 지르기도 했...)









마음에 드는 포스터가 있었으면 꼭 하나 사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판매하는 포스터 중에는 마음에 꼭 드는 게 없었다. 대신 마음에 드는 엽서와 몇 가지 물건을 골라 구입했다.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

점심도 먹어야 하고, 오래 여기저기 걸었으니 더위도 식히고 체력도 보충할 겸- 바우하우스 지하 (지만 창문이 지평과 나란히 있어 답답한 느낌이 전혀 없다) 카페 겸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내가 갔을 때만 해도 이렇게 내부는 텅텅 비어있었는데, 내가 앉고 얼마 지나지 않아 꽤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자리 잡았다. 





우선 카페인 충전 좀 하고,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점심도 주문하고. 사실 바우하우스 학교 건물 외에 다른 곳은 별로 갈 계획을 세우지 않았는데 (다음에 또 오면 되지-라는 심정으로), 생각보다 시간이 여유가 있어 지도를 보며 마에스터 하우스와 시간이 되면 뮤지엄까지 가보는 걸로 결정.




잠시 쉬면서 문득 부모님 생각이 나서 한국으로 보낼 엽서도 한 장 써보았다. 예전에는 예쁜 엽서를 그냥 사서 종종 드리곤 했는데, 저번에 리옹에서 보낸 엽서를 받고 너무 좋아하신 게 기억이 나서. 요즘은 시간이 되면 여행지에서 엽서를 써서 종종 보내드린다. 카페에 앉아 점심을 먹으며 엽서를 쓰고- (나중에 베를린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전 근처 우체국에서 엽서를 보냈고- 한 2주 정도 지났나? 부모님께 엽서 잘 받았다고 연락이 왔다.)





바우하우스의 유명한 테라스 사진. 

베를린에 거주하는 나로서는 굳이 이곳에서 하루를 묵을 이유가 없어 따로 신청하지 않았는데, 미리 신청을 하고 승인을 받으면 바우하우스 스튜디오 건물에서 묵을 수 있는 체험이 가능하다.


신청은 이곳에서 가능하고, 예약 신청서를 보내면 답변이 오는 방식인듯하다.

https://bauhaus-dessau.de/en/visit/overnight-stay/


가격대는 대략 하룻밤에 55유로에서 75유로 사이.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예약 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예전에 후기를 몇 개 보았는데, 스튜디오에서 지내는 것은 꽤 쾌적하고, 의미 있는 경험이라 대부분 긍정적인 리뷰. 단, 스튜디오 내에 와이파이는 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년에 날씨가 다시 좀 좋아지면 한번 묵어보는 것도 도전해 볼까 싶다.

왠지 의미가 있을 듯.





Trinkhalle & Meisterhäuser


사실 이 두 곳은 그다지 갈 계획까진 없었는데, 바우하우스 건물에서 멀지 않기도 하고 산책 삼아 가볍게 들러볼 요량으로 들러보았다. 




트리크할레는 한마디로 '바'이다. 실제로 주류와 음료 등을 판매하고 있고, 앉을 수 있는 작은 스툴들도 있다. 건축가 Ludwig Mies van der Rohe의 작품으로 1962년 건물이 철거된 뒤, 2010년대에 재건축됐다. 

자리가 마침 비어있길래 마에스터하우스에서 돌아오는 길에 잠시 쉬어가야지 하고 사진만 찍고 지나갔는데, 돌아오는 길에보니 이미 만석 ㅎ




마에스터하우스


Dessau 의 Masters ' Houses 는 1925년에서 1926년 사이에 Walter Gropius 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Dessau에 있는 State Bauhaus 의 주인과 이사를 위한 주거용 건물로 지어진 세 개의 동일한 반 분리형 주택과 한 개의 단일 주택으로 구성된 작은 정착지입니다. . 바로 근처에는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 (Ludwig Mies van der Rohe) 가 디자인한 술집 도 있었습니다 . 바우하우스 건물 과 마찬가지로 바우하우스도 마스터 하우스를 통해 건축적, 예술적 아이디어를 프로그래밍 방식으로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합의는 전 간기 현대 건축 의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입니다 .
감독의 집은 Walter Gropius가 사용했으며 반 단독 주택에는 László Moholy-Nagy 와 Lyonel Feininger , Georg Muche 및 Oskar Schlemmer , Wassily Kandinsky 및 Paul Klee 가 거주했습니다. 1932년 바우하우스의 강제 폐쇄로 인해 바우하우스 거장들과 그로피우스가 이사한 후 일부 건물은 대대적으로 재건축되었습니다. 1945년 파괴 이후 그로피우스 하우스의 지하, 모홀리-나기/파이닝거 하우스의 파이닝거 절반, 무슈/슐레머 및 칸딘스키/클리 하우스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보존되어 있습니다. 동독 시대 동안 건물은 계속 파손되었고, 술집은 1960년대 또는 1970년대에 철거되었습니다. 1990년대부터 건물은 개조되었으며 그중 일부는 그 이후로 박물관에 공개되었습니다.
건물의 파괴된 부분과 술집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Bruno Fioretti Marquez 사무실의 설계에 따라 "New Masters Houses Dessau" 로 복원 되었으며 , 파괴된 주택을 충실하게 재건축하지 않았습니다.

출처: 위키피디아 https://de.wikipedia.org/wiki/Meisterhäuser_Dessau





마에스터하우스도 티켓을 구입하면 내부 입장이 가능하다. 그래서 티켓을 구입할 때 바우하우스 티켓만 구입할 건지, 올인원 티켓 (바우하우스, 마에스터하우스, 뮤지엄 모두 입장 가능한 패스)을 구입할 건지 물어본다. 나의 경우 처음에는 바우하우스 건물만 방문 예정이었기 때문에 단일 티켓을 구입했고, 마에스터 하우스는 굳이 내부까지는 보고 싶지 않아 나중에 뮤지엄 티켓도 따로 구매했다.




뮤지엄 가는 길, 데사우에서 엽서 보내기


바우하우스 건물부터 뮤지엄까지는 걸어서 23분 정도. 기차역을 중심으로 서로 반대 방향에 위치하고 있다.

날이 매우 덥긴 했으나, 천천히 데사우 구경하며 걸어가기로 결정.






부모님께 보낼 엽서는 기차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건물 내에 있는 작은 키오스크에서 보냈다. 독일은 재미있게도 종종 기차역이나 작은 키오스크(혹은 슈페티 - 우리나라 편의점 같은)에서도 우편이나 택배를 보낼 수 있다. 보통 우편업무가 가능한 곳은 가게 크기와 상관없이 도이치 포스트 마크가 붙어있다.


(c) 도이치 포스트와 DHL 마크



아무리 가게 규모가 작아도 이런 표시가 있는 곳에서는 우편이나 택배를 보낼 수도 있고, 부재중 택배를 받지 못할 경우 가장 가까이 있는 이런 가게들에 보통 내 택배를 맡겨둔다. 그러면 후에 내가 신분증을 가지고 찾으러 가는 시스템. 마침 목이 말라 물을 사려고 들어갔던 슈퍼 옆에 우편의 보낼 수 있는 키오스크가 있어서 부모님께 보낼 엽서를 보냈다.


엽서를 보내고, 구입한 물을 마시며 열심히 뮤지엄으로 향하는 길.

바우하우스의 도시라 그런가, 왠지 도시 내 건물들도 하나하나 그냥 지나치기 아쉽다.







바우하우스 뮤지엄


무더위를 뚫고 도착한 바우하우스 뮤지엄.

바우하우스 건물은 에어컨이 없어서 오후로 갈수록 조금 더운 느낌이 있었는데, 뮤지엄은 역시- 들어서자마자 에어컨이 시원하다 ㅎㅎ







1층에는 티켓 판매 부스와 카페, 샵이 있는 넓은 공간이 있고, 티켓부스 바로 지하에 짐을 맡길 수 있는 로커룸이 있고, 건물이 비교적 단순한 구조라 구경을 하는데 어렵지 않았다. 1층에는 기획 전시가 열리고 있었고, 그 위로는 뮤지엄- 바우하우스 아카이브 전시이다.







무려 바우하우스 1호. 1926년.








아카이브는 정말 꽤 꼼꼼하게 하나하나 둘러보았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설명들도 모두 하나하나 읽어봤을 텐데- 오전부터 계속된 투어로 체력이 조금씩 바닥을 드러낸...

전시장에 있는 포스터 한 장, 가구 한 점, 정말 모든 것이 완벽하다. 디자인 이론이나 역사 시간에나 배우던 것들을 눈으로 생생히 보고 느꼈던 날.






1층에는 기획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그다지 흥미롭지는 않았다.





샵 규모는 뮤지엄보다 바우하우스 건물 내에 있는 샵이 압도적으로 크다. 뮤지엄은 그냥 깔끔하게 포인트 상품들만 정말 판매하는 분위기. 바우하우스 건물 내에 있는 샵은 꼭 구매 목적이 아니더라도 구경할 것 자체가 많으니, 뮤지엄만 들러보더라도 바우하우스 샵 자체는 꼭 방문해 보기를 권유한다. 


사람마다 평이 다르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볼거리는 바우하우스 뮤지엄이 더 많았던 것 같고, 바우하우스의 정신을 느끼기에는 + 샵은 바우하우스 건물 자체가 더 좋았던 것 같다.





기차 시간까지 살짝 여유가 있어서 급 에스프레소 마키아토 한 잔. 카페인 충전하고 기차역으로 출발.




이날 날씨가 참 좋다 못해 무-지 더웠다. 

사실 여기저기 돌아다니기에는 너무 더워 그다지 좋은 날씨는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지만, 역시 날이 좋은 날 남겨진 사진들은 모든 기억을 미화시킬 만큼 아름답게 나온다.






기차역에서 다시 기차를 타고 베를린행.

베를린에서 살면서 참 좋은 점 중 하나. 49유로 티켓을 통해 가까운 도시 이곳저곳을 큰 제약 없이 마음껏 혹은 무작정 갈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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