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17 - 독재자와 함께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후기 1편

by 현이

영화 <미키 17>은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 이후 5년만에 선보이는 작품으로 개봉 나흘만에 100만을 돌파했다. 3월에 관람하고 봉감독의 사회 비판적 시각과 통찰이 영화 곳곳에 담겨 있어서 브런치에 글을 써야겠다 다짐하고 이것저것 메모를 해 두었다. 이후 SF소설 <너의 유토피아>등 관련 책을 읽고 나서 미뤄뒀던 후기를 좀 더 확장된 시각으로 풀어보려고 한다.


간략히 소개하자면

<미키 17>은 2054년을 배경으로 휴먼프린팅을 통해 계속 다시 태어나서 소모품으로 쓰이는 복제인간 미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소설 <미키 7>을 각색해서 봉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까지 맡았다. <옥자> <기생충>에 이은 3번째 해외프로젝트 작품으로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주연배우였던 로버트 패틴슨, 헐크의 주인공으로 열연했던 마크 러팔로, 미나리에 출연했던 스티븐 연 등 유명 배우들과 함께 한 글로벌 프로젝트 작품인지라 1500억원의 막대한 제작비를 들였다.


통제하려는 독재자

극 중 마셜부부는 새로운 행성 개척이나 우주선 생활을 관리할 때 의식의 흐름에 따라 마음대로 일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통하려 하지 않고 힘으로 제압하려는 마셜부부의 모습을 보고 각국의 기자들은 자신이 겪은 정치적인 나쁜 경험을 떠올렸다. 그리고는 혹시 자국의 지도자를 모델로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질문을 건넸다. 하지만 봉감독은 과거의 인물을 모델로 한 것이고 시나리오는 2021년, 런던에서 영화를 촬영한 것은 2022년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2024년 트럼프 후보 유세당시 총격전이 있었는데 영화 속 마셜부부가 겪은 총격전과 유사하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촬영을 먼저 했으니 이것은 봉감독의 예지력과 상상력에 기반한 것이다. 봉감독은 과거 필리핀의 마르코스 부부, 루마니아의 차우세스쿠 부부를 떠올리며 장면을 구상했고 윤대통령 부부를 모델로 한 건 아닌가라는 의견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사실을 밝혔다. 어느 외신기자는 봉감독이 서양의 점쟁이들이 쓰는 크리스털볼이 방에 있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어느 나라에나 독재자가 있고 과거에 상상력을 담아 극적으로 표현한 것이 시간이 지나 영화를 개봉할 즈음에는 이미 현실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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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우선시하는 자본주의

극 중 미키는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위험한 일에 지원했고 우주선에 탑승해 새로운 행성으로 향한다. 계약서에 깨알 같은 글씨로 표현된 위험에 대해 미키는 제대로 알지 못했고 설명해 주는 사람도 없었다. 접수 담당 직원은 용감하게 지원한 미키의 모습에 잠시 놀랐을 뿐 자신의 일을 할 뿐이었다. 미키는 약물실험등의 위험한 일을 하며 17번이나 다시 태어난다. 이것은 현대 자본주의의 비인간적 면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들은 소모품처럼 취급당한다. 돈을 모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존중이나 배려같은 정작 중요한 삶의 우선 가치들은 챙길 여유가 없는 것이다.

한 번도 죽어보지 않은 사람은 행운아다.


살아 있지만 존중받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삶은 참으로 힘겨운 하루하루가 될 것이다. 해마다 최저 임금이 올라가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업장은 여전히 존재하고 고용주의 갑질은 계속되고 있다. 봉감독이 보여주는 2054년에는 여전히 자본주의의 폐해가 성행한다. 다가오는 진짜 미래에는 더 나은 삶이 펼쳐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영화관을 나섰다. 관람객들이 하나씩 실천할 일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려고 한다. 후기 2편을 쓰면서 고민을 이어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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