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제부도

8강) 잘 쓰려면 먼저 읽어야 한다.

by 현이

<제부도>는 불륜에 빠진 주인공이 남자 친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현장을 다시 방문하면서 떠오른 생각들을 연결한 내용으로 구성한 소설이다. 주인공이 추억이 깃든 식당에 들러 여러 생각을 하면서 그녀의 과거가 드러나고 불륜남을 만나게 된 직간접 배경들이 하나씩 제시된다. 그리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 주인공의 마지막 선택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3쪽에 걸쳐 제부도 입구에서 식당까지 이르는 길과 식당에서 느낀 감상이 담겨 있다. 주인공과 함께 제부도 식당으로 여행을 떠난 것처럼 느껴질 만큼 생생하게 표현해 놓았다. 남자친구의 차가 물에 빠지는 장면 역시 3쪽 정도의 분량으로 자세하게 그려 놓았다. 먼저 나가서 뒤를 봐 달라는 그의 다급한 목소리에 당황하기보다는 미움이 앞섰다.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가야 한다며 주인공을 차디찬 바닷물 속으로 내밀던 사람이기에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그가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라는 냉정한 판단도 내렸다.


<제부도>는 주인공의 시점으로 쓰인 소설이다. 그래서 출생의 비밀과 관련한 그녀의 어두운 어린 시절, 애매한 불륜 관계를 담아내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암울한 분위기를 담아낸다. 주인공의 마음을 잘 담아내고 있지만 읽는 내내 마치 땅속으로 꺼지듯이 마음이 어두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절망적인 상황에 나도 물들어 가고 있었다. 또한 갑자기 회상하는 장면이 바뀌어서 집중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대사와 서사가 구분되어 표시되어 있지 않아서 중간중간 긴장감이 떨어지기도 했다.


정윤 작가님이 선정하신 1995년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라 어떤 내용일까 호기심을 갖고 읽어보았다. 요즘 읽고 있는 <2025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에 담긴 소설들과는 소재와 소설에 담긴 시대의 사고방식에 있어 차이가 크다. 가족의 해체와 출산기피라는 새로운 시대 문제를 담고 있는 소설을 읽으며 여러 사회 문제에 대해 고민해 보다가 30년 전의 소설을 읽었는데 끈끈하지만 편견이 가득한 공동체 문화를 볼 수 있었다. 어느 시대나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고 사람들은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하나씩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주변의 사람들과 연대하다 보면 조금씩 앞으로 향해 갈 수 있다. 우리의 꿈에 한 발짝 가까이 가는 것이다. 이상 문학상 우수상을 받은 작품의 구조를 살펴보는 글이 시작이 되어 소설가라는 꿈에 도착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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