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의 백미는 반전
<기억서점>을 쓴 정명섭 작가는 회사원. 바리스타를 거쳐 <조선변호사 왕실소송사건> <무덤 속의 죽음>등 다양한 소설을 펴낸 추리소설 전문 작가이다.
<기억서점> 역시 추리소설로 15년 전 살인을 처음 저지르고 이후 완전범죄를 꿈꾸며 더욱 치밀하게 계획살인을 계속한 사냥꾼 연쇄살인마와 15년 전 그 사건으로 가족을 잃고 장애가 된 프랑스 유학파 국문과 교수가 주인공이다. 교수는 사건의 범인을 찾기 위해 퇴직 후 기억서점을 연다. 살인 사건의 현장에서도 범인은 고서가 망가질까 멈칫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예약제로 운영하는 고서적 전문 서점에 다녀 간 손님 중에 범인이 있다. 그는 과연 누구일까.
교수가 고용한 인물인 유튜버는 교수의 안내에 따라 유력한 용의자들을 하나씩 조사해 나간다.
작가의 관점에서 보면 살인 등 사건을 묘사하는 장면은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 듯 생생하고 읽는 내내 책장을 어서 넘기고 싶은 맘이 가득했다. 반면 탐문 과정을 읽는 동안에는 평범한 일상을 적은 일기를 읽는 느낌이 들었다.
사냥꾼을 잡는 과정이 적은 분량으로 서술되어 있어 아쉬웠다. 이렇게 쉽게 잡을 수 있는 사람이었나. 인물들 간의 대화가 대사의 나열로만 표현되어 있어 대본을 읽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다음 이야기는 독자분들을 위해 생략하는 게 좋을 듯하다. 책리뷰에 지나친 내용공개는 작가에게도 독자에게도 적절치 않을 테니.
정명섭 작가의 다른 책도 한 권씩 읽어봐야겠다. 회색인간의 저자 김동식 작가 역시 반전을 강조했다.
아하. 책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게 하는 짜릿한 순간을 느끼며 영화를 볼 때와 다르게 온전히 내 사고의 흐름과 속도대로 빠져들었다. 마치 내가 등장인물이 된 것처럼 소설 속에 빠져들었는데 의도하지 않은 전개를 만났을 때 느끼는 그 희열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독서의 기쁨이다.
살인의 가장 큰 아픔은 희생자의 가족과 지인에게 느닷없는 이별과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다.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오랫동안 힘든 기억을 간직하게 된다. 주변에는 아픈 기억으로 상처받고 힘겹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책을 읽으며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다시 희망을 품고 세상을 살아갈 힘을 주려면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