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넘이 명소
사문진은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옛 나루터다. 근처 강정보까지 운행하는 유람선도 있어서 해 지는 시각을 확인한 뒤 방문하면 선상일몰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한 번은 일몰시각에 도착했더니 주차 도중에 산아래로 넘어가는 붉은 해를 가까스로 볼 수 있었다. 미리 와서 자리 잡고 석양을 기다리는 것을 추천한다.
사문진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근처에 있는 인흥사라는 '큰 절로 가는 문'이라는 설과 모래가 있는 강가 포구에서 다른 지역으로 물자를 운송한다는 설이 있다. 사문진을 이용해 경부선 철도 개통 전까지 많은 배가 오가며 물자를 실어 날랐다. 부산에서 낙동강을 거쳐 대구까지 물자를 나르는 주요 운송 수단이었다. 두 번째 설이 좀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다른 예도 있다. 사문진은 1932년 개봉한 영화 <임자 없는 나룻배>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뱃사공 부녀를 통해 일제 식민지 침탈을 묘사한 대표적인 사실주의 영화다.
사문진의 대표적인 풍경은 아래 사진에 있는 피아노 모형과 노을이 어우러진 낙동강의 모습이다. 나루터에 어째서 피아노 모형이 있을까 의아할 것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사문진은 피아노와 관련이 깊은 곳이다. 1900년 미국 선교사 부부가 최초로 한국에 피아노를 들여왔다. 낙동강 배편으로 실어와서 3일 동안 인부들의 도움을 받아 약전골목의 선교자 자택으로 가까스로 옮길 수 있었다. 힘들게 피아노를 옮겨 온 선교사 부부들의 노력에 정말 감탄했다. 동시에 현재의 빠른 택배서비스가 얼마나 고맙고 편리한 것이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피아노 소리를 처음 들은 주민들은 나무통에서 소리가 난다고 하여 피아노를 귀신통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80여 년이 지난 후 피아노는 초등학생들이 즐겨 배우는 악기로 자리 잡았다. 20년 뒤에는 우리나라 연주자들도 각종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입상하기 시작했고 피아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시대의 흐름과 지역의 역사를 고려하여 달성군에서는 2012년 개청 100주년을 맞아 전국 최초로 100대 피아노 콘서트를 개최하였다. 이 콘서트는 해마다 열리고 있고 작년에는 9월 23일, 24일에 발레단, 오케스트라, 첼로연주 등과 함께 달성 100대 피아노의 대표연주인 블록버스터 공연을 펼쳤다. 올해 9월이 벌써 기다려진다. 대구 근교 지역이라 근처에는 <파스쿠찌>등 넓은 규모의 카페 및 식당들이 있어서 사문진 방문 시 이용하기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