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물꾸물, 게으름의 미학

- 꾸물거리는 건 게으른 게 아니라 일을 잘하고 싶어 하는 것일 수도 있

by 김현경

“넌 도대체 누굴 닮아서 이렇게 꾸물대고 게으르니?”


꾸물대는 아이를 보며 우리는 흔히

느리다, 미룬다, 게으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심리학에서는 조금 다르게 이야기합니다.

꾸물거림이나 미루는 행동을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 조절의 문제’로 본다는 것입니다.

즉, 꾸물거리는 사람은 게으른 사람이 아니라,

일을 잘 해내고 싶은 사람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완벽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한 걸음 내딛기까지 생각할 것도,

고민할 것도 많은 것입니다.

게으름을 조금 아름답게 포장했나요?


우리는 ‘게으름’이라는 단어에 너무 쉽게 부정적인 의미를 붙입니다.
“왜 이렇게 느리니?”, “왜 이렇게 게으르니?”, “왜 맨날 꾸물대니?”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그러면 어느 순간 듣는 사람은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냅니다.

‘나는 게으른 사람이구나.’
‘나는 느리고, 잘 못하는 사람이구나.’


또한, 꾸물거리는 성향의 사람들은 대체로 불안 수준이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꾸물거리는 아이들에게 압박감을 주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빨리 좀 해라!”
“아직 이것도 안 했어?”

이런 말들은 오히려 아이들의 불안을 높여서

아이들을 움직이게 하기보다는, 멈춰 서게 합니다.


우리도 그렇지 않나요?

잘하고 싶은 순간일수록 괜히 심장이 더 요동치고,

멀쩡하게 해내던 일도 실수하게 되고...

결국 평소보다 못한 결과를 냈던, 정말 '현타'가 오는 순간들 말이죠.


특히, 아이들은 비난의 말과 몸짓에 쉽게 위축됩니다.

반대로 칭찬과 격려에는 기대이상으로 좋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엄마 아빠, 형제자매, 좋아하는 선생님, 친한 친구의 한마디 칭찬이
아이의 마음 안에서 엄청난 반응을 합니다.

‘나도 잘해보고 싶다.’

반대로 반복되는 비난은 아이 스스로 자신에게 상처를 만들기도 합니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
그렇게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버립니다.


사람마다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은 정말 다릅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이제 난 끝났어”라고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조금 쉬어 가며 자신을 다독이는 사람도 있고,
자책과 후회 속에서 오래 머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의 차이가 아주 큰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혹시 아이가 조금 꾸물거리고 있다면, 그 시간에 아이는
머릿속에서 수많은 시도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진주가 만들어져가고 있는 시간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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