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을 법으로 결정한다?

by 김현경

몇년전 큰 인기를 끌었던 ‘더 글로리’라는 제목의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끔찍한 학교 폭력을 당한 한 여학생이 학교 폭력을 행사한 친구들과

이를 암암리에 동조한 어른들에게 17년 동안 복수를 준비하고

실천에 옮긴다는 내용입니다.


그 내용이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사회에 던져 주는 시사점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오기에 충분했습니다.

드라마는 도덕성과 인성 그리고 인간을 둘러싼 환경의 문제가

범죄화된 폭력으로 이어지는 과정도 잘 보여주었습니다.

다는 아니더라도 이 드라마 일부의 내용이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우리를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언제부터 인가 학교 폭력이나 왕따의 문제가 우리 주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들은 점점 더 충격적으로 변해가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한 편의 드라마가 제시하는 문제점들을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예(禮)와 효(孝)를 중시하고

자녀들에게 인간적인 도리를 지키며 사는 법도를 가르쳤습니다.

이러한 선조들의 가르침 덕분에 우리는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역사상 다른 나라를 거의 침략한 적이 없는 것도 우리의 민족성을 잘 드러낸다고 하겠습니다.

먼저 공격하거나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것을 피하고,

지켜야 할 도리를 다했던 조상들의 성품을 우리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 우리 사회가 왜 이러한 폭력적 성향으로 고민하게 되었을까요?


세상 어느 나라에도 없는 오직 대한민국에만 있는 법이 하나 있습니다.

'인성교육진흥법'

혹시 들어 보신 적이 있나요?

이 법은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을 갖춘 국민을 육성하여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ㆍ공동체ㆍ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마음가짐이나 사람됨과 관련되는

핵심적인 가치 또는 덕목을 키우고

이를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실천 또는 실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공감ㆍ의사소통 능력이나 갈등 해결 능력 등이 통합된 능력을 키우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인성교육을 단순히 법으로 정한 것 외에도

학생들에게 인성을 가르치는 교사를 위한

인성교육지도사 자격 취득 시험도 있습니다.

인성교육지도사는 우리나라 아동 및 청소년들이

바람직한 인성을 갖춘 좋은 국민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전문가로 정의합니다.


‘인성교육진흥법’은 2015년에 제정되어

지금까지 시행되어 오고 있습니다.

법이 생긴 이후, 우리 아이들의 인성은 정말 달라졌을까요?

아이들만의 문제일까요, 어른인 우리의 모습을 먼저 돌아봐야 할 문제일까요?

그리고 왜 우리는 이런 법까지 만들어야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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