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프라하의 세렌디피티 : Dripstone 과 Kunsthalle.
7월 9일 서울 기온 : 27도 ~36도
7월 9일 프라하 기온 : 12.2도~19.4도
걸음수 : 23,765
프라하에 오지 않았다면? 실내에서 에어컨에 의지하는 고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을테다.
3000보나 걸었을까? 본격적인 여행 첫날은 23,765보를 걸었다.
일개미처럼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뜻밖의 행운(세렌디피티)을 만날 수 있다.
처음 간 곳은 스트라호프 수도원이었다.
여행을 해보니 거의 모든 도시에는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그런 곳을 첫 방문지로 선택하면 도시가 어떤 느낌을 주는지,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한 틀이 생긴다.
체코 프라하의 경우는 스트라호프 수도원 또는 페트린 타워가 그런 곳이다.
페트린 힐에서 블타바 강변까지 내려온다.
그 길에는 여러 예술 작품들과의 우연한 만남이 있으니 놓치지 말자.
특히 데이비드 체르니라는 프라하 출신 예술작가의 작품들이 많았는데,
맨 오른쪽의 크로울링 베이비가 그의 작품이다.
맨 왼쪽은 기후변화와 환경을 주제로 한 34마리의 노란 펭귄들.
레넌 월의 모습이다. 원래는 단순한 벽이었지만, 1980년 레넌의 죽음 이후에 체코의 화가와 음악인들이 그의 초상화와 노래 가사를 남겼다고 한다. 당시 체코 정권은 벽화를 지웠지만, 지속적으로 다시 채워졌다고 한다.
1980년대 후반 민주화 바람이 불 때도 이 벽이 시위대의 집결지로 사용되었다고! 이 벽은 단순한 아트월이 아니라 자유와 저항, 민주화의 상징이라고 한다.
아픈 다리를 쉬려고 들어간 커피샵. 유럽의 건물들이 흔히 그렇듯 입구는 좁지만 뒷쪽으로 길고, 정원도 있다.
머그 컵을 매달아 놓은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고, 자연스러운 정원의 모습도 좋았다.
이 날의 우연한 만남의 최고는 바로 이 Dripstone Wall 이다. 길을 걷다가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문이 있어 기웃거렸는데, 발렌슈타인 궁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쉬기에 좋은 정원과 인공 호수 등이 있었는데, 저 멀리 기괴한 벽이 보였다.
데이비드 체르니의 기괴한 조각을 보고는 과연 보헤미아 체코의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영혼이로구나 생각했는데... 저 인공종유석 벽은 무려 1623년부터 1630년에 걸쳐서 제작되었다고 한다.
무질서한 것들에서 패턴을 발견하게 되어있는 사람들의 뇌는 저 인공 종유석에 갖가지 명칭들을 부여한다.
쿤스트할레는 미리 찾아 보고 저장해 온 장소였기 때문에 우연한 만남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곳에서 열린 전시의 수준이나, 3층에서 보는 풍경, 편안함 등은 기대 이상이었다.
1930년에 건설된 변전소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2022년에 개관했다고 한다.
이 때 열린 전시는 Ann-Eva Bergman과 Hans Hartung 부부의 전시였다. 그들이 활동하던 1930년~50년대 작품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굉장히 세련된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에 들른 곳은 대형 메트로놈이 있는 레트나 공원이었다.
원래 메트로놈이 있던 자리는 스탈린의 동상이 있었다고 한다.
정치적 상징이 음악의 상징으로 바꾼 것은 자유분방한 보헤미안들의 정서와 잘 맞아 보였다.
하지만, 2025년 기준 체코의 주요 산업들은 자동차, 기계, 전자, 제약 등이라고 한다.
수많은 예술가들을 배출해 냈지만, 과학과 기술에도 소질이 많은 국민들인 듯 하다.
왼쪽 사진의 풍경과 테키하게 느껴지는 오른쪽 지하철 사진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