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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NDWANA Aug 05. 2019

예측 불가능한 우주

[혼돈으로부터의 질서] 프리고진



빅뱅이론이 정설로 받아들여지면서 우주가 진화해왔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 하지만 무엇이 우주를 현재의 상태에 이르게 하였나, 앞으로 우주의 모습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진행중이며 여러가지 학설과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그것을 크게 구분한다면 빅뱅직후 미립자들이 구성되는 힘들이 골디락스 범위에 들면서 현재의 우주가 되었고 앞으로도 우주라는 닫힌계의 엔트로피가 최대가 될때까지 우주는 예정된 확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결정론과 모든 것은 우연적인 것이며 앞으로 우주에 어떤 요동이 발생해서 엔트로피가 최대가 되기도 전에 현재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우주로 전이할 수도 있다는, 즉 예측불가능한 우주에 대한 주장이 그것일 것이다. 


 

뉴턴역학이후 아인슈타인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역학개념으로는 '예측가능한 우주'를 선호하게 되어있다. 동역학의 기반과 과정이 우주를 예측하는데서 시작되었고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자역학은 이런 전통적인 역학과는 전혀 다른 세계였고 과학은 확률성을 기반하지 않고는 앞으로의 일어나게 될 일을 예상할 수 없게되고 만 것이다. 꼭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의 원리나 슈뢰딩거의 고양이 예를 들지 않아도 이런 예는 주위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아직 날씨를 정확하게 예언하지 못하고 확률적으로 밖에 이야기할 수 없다. 유체의 흐름에서 레이놀즈수가 높아지게 되면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지고 결국 우리는 어떤 공기입자의 정확한 위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수많은 공기입자들의 운동을 측정하고 확률적인 분석을 위해 통계역학과 슈퍼컴퓨터의 힘을 빌지 않으면 안된다.


 

아뭏튼 우주는 지금 이 순간에도 변해가고 있고 그 변화의 근원은 방향성을 가지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우주계 전체의 엔트로피로 보면 이것은 비가역성을 가진다. 프리고진의 주장은 이 비가역성이 현재 우리가 보는 우주의 질서를 만든 원인이라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우주의 엔트로피는 높아지고 있지만 생명현상같이 얼핏보면 엔트로피법칙에 반하는 현상들이 나타나는 이유가 그것이다. 이것은 혼돈인 계내의 미시적인 교란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며 말그대로 혼돈으로부터의 질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계의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과정중에 나타나는 국지적인 엔트로피 감소는 계에 있어서 어떤 요동현상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프리고진의 소산구조이론에 따르면 이 요동현상을 그 계가 흡수 가능한 정도이면 그 요동은 곧 소멸될 것이다. 하지만 이 요동이 그 계를 지배하고 있는 질서가 감당하지 못할만큼 진폭이 커지게 되면 그 계는 이제 전혀 다른 법칙이 지배하는 새로운 것이 된다. 즉 현재의 우주를 뒤흔드는 어떤 요동이 왔을 경우 우주의 엔트로피가 최대가 되기 전이라도 지금의 우주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우주로 바뀌게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 일것이다. 이것은 엔트로피가 최대가 될때까지 우주는 뉴튼, 아인슈타인, 케플러, 허블이 만든 공식하에서 예측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을 뒤엎는 주장이다. 물론 현재의 우주를 뒤흔들만큼의 강력한 요동이란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프리고진의 우주론은 결국 인간의 모든 영역에 대한 것이다. 내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것도 빅뱅이후 카오스에서 뽑아낸 소립자 미립자의 우연적인 구성이 만들어낸 질서이다. 자유의지는 이 우주의 혼돈으로 부터 나온 질서의 일부분인 것이다. 인간의 자유의지가 그것이 태어난 근본인 우주를 넘어설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은 자유의지가 발생시킨 요동의 진폭이 우주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것과 같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이 우주라는 계의 엔트로피의 법칙을 역행하게 되는 것이므로 불변의 진리라고 믿었던 열역학2법칙을 무너뜨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것은 동역학에 비유하면 타임머신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우주적인 요동의 근원이 꼭 우주내에서만 발생하란 법은 없다. 외부적인 요인이 있을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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