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유머

[보트위의 세남자] 제롬 K 제롬

by GONDW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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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19세기에 씌어졌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는데 1세기도 넘게 전에 이러한 류의 위트와 유머가 가능하리라고 상상할 수 없었다. 어떠한 주제도 교훈도 없는 이 소설은 당시의 문학적 견지로 볼때 다다이즘적으로마저 보인다.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세련됨은 최근의 어느 작가가 썼다고 해도 곧이 믿을만한 것이었다. 이런 소재적 구성적 신선함이 오늘날까지도 즐겨 읽혀지고 연극, 영화, 뮤지컬, 텔레비전 쇼로 리메이크 되는 힘이 되는 것이다. 미국산 애니메이션에 자주 등장하는 게으르고 자존심세며 문젯거리만 만드는 주인공들(예를 들면 호머 심슨)의 전형이 100년도 넘게 전에 영국에서 이미 나와있었던 것이다.



게으르고 세상에 대해 별 감흥이 없는 세 남자가 순간적인 충동에 의해 보트여행을 결심하게 되고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의 엉망진창 요절복통인 상황과 우여곡절 끝에 보트를 타고 템즈강을 여행하는 중에 발생하는 희극적인 사건이 나열되는 중간중간에 매우 불합리한 주인공들의 시선과 행동을 통해 역시나 불합리한 사회시스템과 관습들이 더욱 부조리하게 비쳐진다. 그냥 멀쩡하게 내버려 두면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는 것들이 사람의 손만 거치게 되면 이해할 수 없이 복잡한 모습이 되거나 골치아파지는 다양한 현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며 독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계획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는 와중에서 사소한 일에 기뻐하고 분노하고 목숨까지 거는 속성을 가진 것은 사람이다.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의식주를 해결하고도 많은 시간이 남게된 사람들은 당연히 게을러진다. 그 게으름을 스스로 극복하려 여러가지 시도들을 해보지만 그 시도들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는 인간 스스로도 알지 못한다. 그저 자신의 일을 대단한 것으로 포장하는데 익숙하고 굉장한 의미가 있는것으로 착각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주적인 입장에서 논평하면 엔트로피를 극미량 늘려놓은 일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므로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나 부지런히 뭔가를 하는 것이나 우주적인 입장에서는 똑같은 것이다. 괜시리 뭔가 한답시고 설치고 바쁜척 해도 그것은 주위 사람들만 피곤하게 만드는 일이 다반사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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