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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NDWANA Aug 28. 2019

교육의 내용이 문제다

[교육의 종말] 닐 포스트먼



현재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교육비는 늘어만 가고 공교육이 유명무실화 되는 것이라는 대답을 한다. 그렇다면 공교육이 정상화가 된다면 한국의 교육문제는 해결되는 것일까? 역시 많은 사람들이 공교육이 사교육에 비해 경쟁력이 없으니 그렇다는 결론을 내고 공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주문한다. 그래서 나오는 대안은 교사평가제, 방과후 학교 등이 있지만 정작 문제는 교육의 내용 그 자체라는 것을 인지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것 같다.  



교육은 교육기관에서만 이루어진다는 발상자체가 교육의 목적이 전혀 엉뚱한데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현재 한국에서의 교육의 목적은 대학입시를 위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 틀에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각이 갇혀있다. 사교육비와 대학등록금 걱정을 하지만 청소년들의 자살률이 높고, 학생들이 욕을 일상처럼 쓰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듯하다.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모든 아이들과 청소년을 둘러싼 환경 자체가 모두 교육과 직결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을 흉내내게 되어있다. 순수한 아이들만의 문화는 거의 없다. 상대를 무시하는 것도 욕을 입에 달고 사는 것도 다 누군가로 부터 배운 것이고 그것은 어른들로 부터 배운것이다. 부모가 무심결에 내뱉는 언어들과,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행동,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기 위해서 하는 강압적인 자세 등을 아이들은 그대로 보고 따라하게 되어있다. 교육에 관한한 아이들의 잘못은 거의 없다. 교육의 문제는 다른 것이 아니라 교육의 내용이다.



무언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그 대안을 찾기도 무척 힘들다. 모두가 입시교육에 매달리고 있는데 홈스쿨링이나 대안학교를 가는 남다른 선택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의문을 가질만 한 것이고 혹시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적응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두려움이 있다. 홈스쿨링이나 대안학교를 보내는 이유가 기존의 교육시스템의 비효율성으로 인한것인지 제도권 교육의 내용 자체를 거부하는 것인지에 대한 심사숙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홈스쿨링, 대안학교를 선택한 최종목적이 현재 사회가 요구하는 성공의 조건을 좀 더 효율적으로 획득하기 위한 것이라면 그것은 입시교육이나 다를바가 없다. 교육의 목적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자신이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사람들을 배려할 수 있는 인격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학문이라 부르는 것들은 그 다음에 탐구정신을 가지고 이루어져야 하는 것들이다.



허생전에서 허생은 자신이 만든 이상국가인 섬을 떠나면서 "아이들을 낳거들랑 오른손에 숟가락을 쥐고, 하루라도 먼저 난 사람이 먼저 먹도록 양보케 하여라" 라고 이야기하고 "이 섬의 화근을 없애야지"하면서 글을 아는 자들을 모두 태우고 그 섬을 떠난다. 이상향에서는 입시제도가 없다. 교육은 이상향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네가 아니면 내가 쓰러지는 경쟁을 가르치는 것일까? 현대사회가 맹수들이 사는 정글이나 다름없는데 정글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가르쳐야 되는 것이 아니냐고 누군가는 말하겠지만 그런 정글같은 사회는 저주받은 곳이고 결코 사람 살 곳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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