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하기 어려워져 가는 지도

[지도와 거짓말] 마크 몬머니어

by GONDWANA



자동차 네비게이션을 믿고 가다가 막다른 길로 들어가거나 길을 잘못들거나 심지어 바다에 빠져 사망한 사건까지 있다고 한다. 지도란 것은 인간이 만드는 것이고 그것이 고의던 실수이던 정확한 사실을 나타내지 못하는 경우는 너무도 많다. 하지만 사람들은 일단 인쇄되어 나오는 지도는 무조건 믿는 경향이 있는 법이고 축척을 기반으로하는 지도는 어쨋든 과장된 모습을 보여줄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기때문에 이 사이의 갭을 이용하여 위정자들이나 어떤 의도를 가진 자들이 여론이나 사실을 호도하려 하는 것이다.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만들고 국가의 기밀을 누설했다하여 벌을 받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도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인공위성이 떠서 전 지구를 샅샅이 촬영하는 오늘날의 인터넷 위성지도에도 군사시설이나 보안시설은 삭제되어 나타나는 것을 보면 현재의 사회통념상 지도에 허용되는 진실의 수위는 그 한계가 분명히 있어보인다.



우리들은 지도를 보면서 지도상의 추상화된 기호들을 세계라고 받아들인다. 우리가 흔히 보는 지구 곳곳의 풍경사진도 분명히 지도의 어느 지점에서 찍은 것일 것이다. 하지만 지도를 보는 우리의 의식은 그러한 사진들과 지도위의 한 지점을 쉽사리 연결시키지 못한다. 기호화 되고 관념화 된 지도의 내용과 실제 풍경사이의 괴리때문이다. 이것을 극복한 지도가 구글지도와 스트리트뷰이다. 지도위의 해당지점에 사진을 링크걸 수 있는 기능과 도로를 선택해서 실제로 그 거리를 걸어보는 느낌을 체험할 수 있는 기능으로 인해 사람들의 뇌리속에 오랫동안 굳건했던 지도의 기호성과 관념성이 깡그리 깨지는 신선한 경험을 하게하였다.



가장 정확한 지도는 1:1 축척의 지도겠지만 그런 지도는 존재하지 않고 있을 필요도 없다. 하지만 구글지도가 채택한 방식은 컴퓨터를 이용해 새로운 공간적 차원을 창출한 것이고 이 방식은 지도가 가지는 축척이라는 한계를 뛰어 넘게 되었다. 축척이라는 한계를 뛰어넘고나니 그 다음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해상도라는 벽이다. 현재는 여기까지 진행된 상태이다. 해상도는 보다 고성능의 인공위성 카메라로 극복 가능할 것이다. 이 해상도라는 벽을 어느 정도 극복하게 되면 남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업데이트 주기다. 구글지도에는 위성이나 항공사진을 촬영한 날짜가 나와있다. 즉 몇년 몇월 몇시 몇분 몇초의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업데이트의 주기가 단축되기 시작하고 무한으로 수렴하게 되면 드디어 실시간 지도라는 궁극의 지도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컴퓨터 화면으로 구글지도를 검색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화면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의 상황이 그대로 현실이 되는 것이다. 우리의 모든 행동은 그대로 노출이 되고 이것은 우리의 생활패턴이나 방식을 넘어 사회적인 상황이 완전히 변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과연 그런 날이 올까? 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상당히 가까이에 실제로 와있다. 기술의 발전에 비해 거기에 대한 준비는 항상 늦기만 했던 인류는 어떤 혼란에 빠지게 될 가능성 마저 있다. 이쯤되면 지도는 관념적이거나 거짓말을 적당히 하는게 더 낫다고 누군가는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음악을 듣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