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외자 피규어 컬렉션

[아웃사이더] 콜린 윌슨

by GONDWANA



윌슨은 까뮈, 니체, 샤르트르, 로렌스, 헤세, 카프카, 고흐, 니진스키 같은 실제 존재했던 아웃사이더는 물론이고 이방인의 뫼르소, 죄와벌의 라스꼴리니꼬프, 카라마조프가의 이반, 무기여잘있거라의 헨리, 노인과 바다의 산티아고 영감 등등 그들 작품속의 유명한 아웃사이더들을 등장시켜 그들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함으로써 실존주의의 구조적, 해체적 분석을 시도하였다. 이것은 마치 역사적으로 유명한 열외자들의 프라모델이나 피규어를 수집해서 화려한 장식장 속에 진열한 듯하다. 이런 방식은 기발하기도 하려니와 24세의 나이에 이 정도의 지적유희를 감히 시도할 수 있을만큼의 작가의 박학다식함에 세상은 놀랐다.


구성과 소재의 기발함을 떠나서 결국 이 책은 실존을 다룬 책이다. 감당키 어려운 이 우주의 광활함과 영원 속에 홀로 내던져진 인간은 도대체 무얼하며 살아야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번식을 하기위해 성충으로 있는 4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필사적으로 짝짓기를 하는 하루살이처럼 일반 대중은 하루하루의 일에 치어서 우주적인 시간과 그속에서의 인간의 의미를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 우주적인 입장에서 하루살이의 4시간과 인간의 80년 사이의 차이는 무의미 한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미 주어진 개인의 일생을 깊은 연못속에 던져진 돌멩이 처럼 의미없이 보내는 것은 이성을 가진 인간으로써 참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럼 무엇이 우주적으로 의미가 있단 말인가? 많은 석학과 현학들이 이 질문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을 내놓았고 우리는 그것을 마음만 먹으면 접할 수 있지만 그런 해답도 '나'의 입장에서는 뫼르소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결국 각자 스스로 그 해답을 구하려는 시도들을 할 수 밖에 없게 되고 만다. 그것은 콜린윌슨 처럼 도서관에서 여러가지 책을 읽고 글을 쓰다가 아웃사이더들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보다 실제적인 것이고 체험적인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누군가는 고행을 하고 누군가는 참선을 하고 누군가는 미치광이가 된다. 시나브로 아웃사이더가 되어가는 것이다. 그러다가 콜린윌슨의 책에 나오는 유명한 아웃사이더처럼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이름조차 없이 개똥철학이나 읇어대는 무늬만 아웃사이더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개개인의 삶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가 어떻든 우주적인 입장에서는 하루살이의 4시간이나 코끼리거북의 200년이나 큰 의미가 없듯이, 유명한 아웃사이더가 되든 이름없는 아웃사이더가 되든 사람들의 평가는 뫼르소를 설득하는 사제나 검사의 말과 다를바 없는 것이다. 실존주의를 관조하는 비평가의 입장과 하루하루를 숨막히게 살아가는데 지친 나머지, 사막에서 물한모금을 찾기 위해 모래구덩이를 필사적으로 파는 심정으로 실존을 생각하는 개인의 입장은 너무도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여러가지 실존적 관념속을 헤매다 현실로 돌아오면 지금 나의 배를 채워줄 빵조각 외에 무엇이 더 중요하단 말인가? 결국 시지프스의 형벌의 근원은 인간의 유한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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