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 사르트르
로캉탱이 부블의 거리에서 느끼는 구토감을 뭐라고 표현하는게 좋을까? 사르트르는 구토감을 유발하는 '존재'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여러 사례와 페이지를 할당했다. 명료하게 정리된 것을 좋아하는 독자들로써는 그것이 100% 정확한 표현은 아닐지라도 한 두행 내외의 표현이나 설명으로 줄이기를 바랄 수도 있을것이다. 내가 읽어낸 로캉탱의 구토감은 '낯섦'과 '외로움'이다. 한국어로 번역을 할때 구토감 보다는 '비위가 상함' 정도가 더 적당한 표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비위가 상한다는 것은 현재하는 존재가 낯설어 보이는 것이다. 존재가 낯설어 보이는 것은 그 존재가 그 주변의 물건들과의 상관관계를 배제하고 그 존재자체만이 부각되는 것이다. 마치 서투르게 합성된 이미지를 볼때의 위화감같은 것이다. 우리는 서툴게 합성된 이미지에서 주위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존재를 보지만 그 존재가 가지는 함의보다는 그 존재 자체에 더 의미를 두게 된다. 이미지적 게슈탈트 붕괴를 경험하는 것이다. 그 존재는 섞이지 못하고 따로 떨어져나와 있는 것이고 우리는 거기서 낯섦과 외로움을 느끼는 것이다.
바쁘게 어떤 일에 치어있다가 홀로 잠시 휴식을 취할때 보이는 창밖의 풍경이 낯설어 보일때, 불과 얼마전까지 애인이었던 여자친구가 낯선 남자와 같이 있는 것을 볼 때 우리는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 존재의 서늘함에 외로워한다. 그 서늘함에 비위가 상하는 것이고 구토감을 느끼는 것이다. 산업사회의 대부분의 인간은 이런 구토감을 느낀다. 세상은 변해가는데 나는 그대로 머물러있다고 느낄때나 세상의 모습은 그대로인데 내가 변해 있다고 느낄때 나는 세상이라는 배경과 맞지 않게 합성된 존재같이 느껴진다.
그 감각화 된 감정의 정체는 외로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