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가 본 생물

[생명이란 무엇인가] 슈뢰딩거

by GONDWANA



생명의 비밀이 과학적으로 밝혀지기는 아직도 좀 시간이 걸릴것 같다. 그 궁금증은 비단 생물학자가 아니더라도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궁금한것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심지어 물리학자조차도 그 궁금증을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슈뢰딩거는 파동역학을 창시하고 노벨물리학상까지 받은 엄청난 물리학자였지만 생명의 메커니즘에 대해 나름대로 연구를 진행하였고 그것은 물리학자답게 물리학적 접근을 시도한 것이었다.


슈뢰딩거의 이야기는 원자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원자 하나하나의 개별적인 움직임이 전체 생명체의 현상을 만들어낸다는데 주목하고 통계물리학적인 관점에서 기계론적 생물학을 설파한다. 그리고 진화론에 의거한 돌연변이의 탄생이 양자물리학에서 불연속적인 에너지준위 값을 가지는 것에 비유한다. 즉 돌연변이는 갑작스런 '도약'에 비유되는 것이다. 그리고 생명현상 자체를 음의 엔트로피의 작용이라고 규정했는데 이는 생명체가 인위적으로 유기체를 질서정연하게 구조화 시키는것을 두고 한 말이다. 생물학자들은 슈뢰딩거의 이같은 이야기에 대해 할말이 많아 보인다. 물리법칙으로 생명현상을 규명한다는 자체가 무리한 시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생명체를 이루는 DNA와 각종 효소간의 복잡하고 미시적인 교란과 같은 현대의 최신 분자생물학에서 다루는 부분을 1940년대의 슈뢰딩거가 무시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현대물리학에서 가장 뜨거운 연구분야는 통일장이론이다. 통일장이론은 강한핵력, 약한핵력, 전자기력, 만유인력 네가지 힘이 한가지의 원리에서 비롯되었다고 가정하는것이다. 강한핵력, 약한핵력, 전자기력 세가지는 원자를 구성하는 힘으로 어느정도 규명이 되었지만 만유인력과 핵력이 한가지라는 것을 규명하는 것은 어쩌면 우주의 탄생의 비밀을 풀어줄지도 모르는 만능키가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내가 고등학교때 학생들은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중에 선택해서 대입시험을 치르게 되어있었다. 이과는 물리나 화학중에 하나를 반드시 포함한 두과목을 선택해야했으며, 문과는 네가지 과목중 아무거나 하나를 선택해서 시험을 치렀다. 그리고 그 네가지 과목의 이질성은 국어,영어,수학의 이질성 만큼 크게 느껴졌었다. 전혀 달라보였던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네가지 과학과목 중에 물리,화학,지구과학 세가지는 대체로 무기물을 다루는 공통점이 있었다. 하지만 생물은 유기체를 다루는 과목이었고 다른 세과목에 비해 좀 떨어져 나와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통일장이론은 4가지 과목이 결국은 하나라는것을 알려줄지도 모른다. 슈뢰딩거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슈뢰딩거도 나중에는 통일장이론을 연구하면서 보냈던 것이다.


통일장이론이 낱낱이 밝혀지게 되더라도 생명분야는 해결되지 않을 공산도 크다. 생명현상과 더불어 인간의 정신세계를 과학적으로 규명한다는 것이 지금으로써는 얼른 상상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의 정신세계는 분명히 생물학적 특징중에 하나이고 인간의 정신세계의 광활함과 복잡함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우주이다. 하지만 초끈이론이 대두되고 다차원우주에 대한 가능성이 이야기되면서 우주론 자체도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리학자들은 이것이 F=ma나 E=mc²같은 단순한 하나의 식으로 정리되길 원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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