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와 인간] 존 스타인벡
적은 수입에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소시민들은 나름대로의 꿈이 있다. '이 직장에서 좀 경력을 쌓고 조금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직장으로 옮기면..', '결혼하고 둘이서 벌어서 10년만 고생하면 내집마련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힘든 하루하루를 이런 장밋빛 바램을 안고 그 상상속의 미래를 매일매일 꾸미면서 살아간다. 그 바램은 점점 더 구체화되고 점점 더 살점이 붙는다. 가족이나 친한 동료에게 이런 미래의 계획을 이야기하고 같은 꿈을 향해가는 동료애 속에서 소시민의 꿈은 영근다. 하지만 현실은 꿈처럼 모든 것이 만사형통하지는 않은법이다. 언제 어디서 돌발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것이고 자신이 꿈꾸었던 것이 그저 자신의 바램이었을 뿐임을 아는 순간 사람들은 순식간에 냉혈한이 되어 가족이나 친구를 배신하게 될 수도 있는것이다. 조지와 레니가 자신들의 농장을 마련하려는 꿈은 아주 멋진것이었지만 그 꿈이 어그러져 버렸다는 것을 알게되는 순간, 두 사람의 우정은 상대를 밟고 올라서야 살아남는다는 절박한 상황에 직면한다. 한 때는 간이라도 빼서 줄것같던 동료도 언제 그랬냐는듯이 안면몰수를 하게 만드는것이 현실인 것이다.
누구나 성공을 꿈꾼다. 그 성공은 대체로 물질적인 것이며 미래의 명성이나 풍족함에 대한 것이다. 어느 누구도 끈끈한 인간관계나 배신하지 않는 동지애를 인생의 목표로 하지 않는다. 그것은 세속적인 성공을 위한 수단이거나 성공 이후에 부수적으로 획득되는 것으로 다들 생각한다. 아메리칸드림이나 코리안드림을 꿈꾸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은 패배자처럼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서민들에게 있어 아메리칸드림은 복권같은 것이다. 성공담은 넘쳐나지만 서민은 거기에 쉽사리 다가갈 수 없는 것이다.
가엾은 레니를 권총으로 쏘고 슬림에 의해 가까스로 상황을 모면하는 조지는 비로소 '모두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주문을 거는 동화속 이야기를 벗어나 냉정하고 무서운 현실로 돌아온다. 자기 스스로 만드는 농장따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절감한 조지는 다른 일꾼들처럼 농장일로 번돈으로 위스키를 마시거나 창녀 품에 안기는데 쓰곤 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