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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May 18. 2019

어디서 멈춰야 했을까

영화 '황제를 위하여'를 보고 나서...

멈출 수 있었을까
어디서 멈춰야 했을까

영화 속 마지막 주인공의 마지막 대사...

영화 '황제를 위하여' 속 주인공은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아니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는 빚이 생기게 되고, 이를 갚기 위해 시작하게 된다는 설정이다.


주인공 이민기에게는 오직 독기만이 남아있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모습이 강렬한 눈으로 표현된 것 같다. 영화 속 내내 짝눈을 짓고 있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영화 초반 이민기는 주어진 일을 충실하기 해결해 나간다. 그러면서 권력의 맛을 보게 된다. 그러다 이태임이라는 여자와 관계를 가지게 되고, 결국 이민기는 이태임을 책임지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돈, 권력, 여자'

그러면서 영화 속 이민기의 모습은 변화하기 시작한다. 권력을 좇던 모습에서 지켜야 하는 여자를 위해 사리분별 못하는 조직 안의 '통제불능'으로 묘사된다.

이민기는 그리고 이제 '돈'을 찾기 위해 나선다. '돈, 권력, 여자' 이 모든 것을 쟁취하려는 야망가의 모습을 드러낸다. 보스인 박성웅이 하지 못했던 '돈'을 스스로 거머쥐겠다는 계획을 세우니 말이다.


이후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이민기는 '통제불능'을 넘어 영화 제목처럼 '황제를 위하여', 다시 말해 황제가 되기 위해 내달리기 시작한다.


아주 후려치면 이 영화 속 키워드는 너무도 뻔하게도 '돈, 권력, 여자'다. 이 세 가지를 쟁취하기 위해, 쟁취하면서 변해가는 인간상을 보여준다.

사람이나 뭐나
반짝이는 거에 목매다는 것은
매한가지인 것 갑다

이 영화 대사 중 내가 공감하고 나를 되돌아보게 해 준 대사는 이것이다.


"저기 불빛 보이나? 오징어잡이 배 아닙니까 저 빛을 보고 오징어들이 막 달려든다 안 하나. 사람이나 뭐나 반짝이는 거에 목매다는 것은 매한가지인 것 갑다. 근데 더 웃긴 건 사람들은 저걸보고 밤바다의 별이라 부른다. 막상 안에 뒤비 보면 잡고 뒤지는 아수라장인데"

사실 직장 생활도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다. 실제로 경험하지 못해 본 사람들은 보여지는 화려한 모습만 보고 시쳇말로 "좋겠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겉모습이 화려할수록 그 안에서 벌어지는 경쟁과 암투(暗鬪; 서로 적의를 품고 속으로 다투는 것)는 더 비열하고 잔인할 수 있다. 화려할수록 그 안에는 그 화려함을 쫓는 이들이 많아서다. 물론 화려함을 가질 수 있는 건 소수다. 나머지는 그 화려함을 받들고 있는 장식품과도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으니.

멈출 수 있었을까
어디서 멈춰야 했을까

이 영화를 보며 나를 되돌아봤다. 워낙 폭력적인 장면이 많이 나오지만 그 안에서 나지막하게 깔리는 내레이션들 중에는 생각해볼 만한 대사들이 있어서다.

나 역시 자아실현에 대한 욕구가 굉장히 강한 편이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 더 잘하고 싶은 욕구 등 말이다. 하지만 이런 욕구가 도가 넘어서는 것은 순식간이다. 늘 정도를 지키려 애써야 하고,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야 한다. 도가 지나치면 결국 시기와 질투가 일어나고 그들의 입방아 속에 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서져 산산조각 날 테니 말이다.


남에게 피해를 줘서도 안되고 나로 인해 타인의 능력이 폄하되어서도 안된다. 나를 빛내기 위해, 나를 포장하기 위해 일을 해서는 안 된다. 내가 있는 조직이 빛나야 하고, 난 그 안에서 내 역할을 충실히 잘 해냈음에 만족해야 한다. 누군가는 알아줄 거라 믿으며 말이다.

두고두고 내게 반문해야 한다

난 제대로 나아가고 있는 걸까...

난 잘 살고 있는 걸까...

난 멈춰야 하는 상황인데 브레이크가 고장 난 것은 아닐까...

난 여기서 멈춰야 하는 것은 아닐까...

난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난 누구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난....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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