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년 가량이 흘러버렸다...아버지는 꿈속에서 처럼 백발이 되셨다
갑자기 떠오른 추억이 있어 기록해두려고 한다.
2000년 이전의 기억이다. 강북구에 살던 추억이니 고등학교 때쯤이었으리라 추정된다.
방학이었다. 평화롭게 낮잠을 자고 있었다. 꿈을 꿨다. 꿈속에서 아빠를 애타게 찾았다. 한참을 찾다가 뒤를 돌아봤는데 아빠가 서 있었다. 그런데 아빠의 머리가 새하얗게 새어있었다. 얼굴엔 주름이 가득했다. 백발노인이었다.
깜짝 놀라 꿈에서 깼다. 서러움에 울음이 터져 나왔다. 아빠가 덧없이 늙어버렸음이 몹시 속상했었던 것 같다.
방에서 뛰쳐나와 안방을 울부짖으며 뛰어갔다. 아빠를 찾아 온 방을 헤치고 다녔다. 아빠는 엄마와 옥상에서 일하고 계셨다. 아빠의 모습을 찬찬히 살폈다. 다행히 50대 아빠 모습 그대로였다.
누나가 무슨 일이냐고 물으며 나를 안아줬다. 난 누나 품에 안겨 한참을 '꺼이꺼이'하면서 울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아빠는 백발노인이 되셨다. 중풍으로 2차례 쓰러지셨다. 반나절만 걸어 다녀도 한참을 쉬어야 하실 정도로 심신이 쇠약해지셨다.
당시만 해도 아빠는 굉장히 건장하셨었는데...
요즘 자꾸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이 야속하게 느껴진다. 곧 나 역시도 내 아버지처럼 백발노인이 돼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 때면 내 가족과 주위 분들에게 더 잘해야지란 생각을 하게 되지만...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잘 못 챙기는 게 사실이지만...
아이가 생기고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며 내가 늙어가고 있음을 깨닫고 있다. 이제 부모가 되어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