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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Jul 01. 2022

어쩌다 알게 된 단팥빵의 시조

14세기 '단팥만두'일까? 19세기 '단팥빵' 일까?

문득 단팥빵의 시작이 궁금해졌다

우연히 초대받게 된 홀릭스라는 앱에서 사람들과 나누게 된 이야기 덕택이다.


그동안 단팥빵에 대해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이번에는 각 잡고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에 찾아보기 시작했다.


모든 글들이 단팥빵의 시작은
일본이라고 적어놨다

단팥빵은 일본에서 개발한 빵이며, 과자 빵 반죽에 팥앙금을 충전하여 만드는 과자 빵의 일종이다.


단팥빵 출현의 배경에는 메이지유신이 있다. 메이지유신 이후 서구 문화가 일본에 밀려들어 가 유럽 각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등의 빵이 일본에 소개되었고 그 이후 단팥빵이 개발됐다는 것이다.

《참고문헌》
고등학교 제과제빵(교육자원부·중앙교육진흥연구소, 2002), 빵·과자 백과사전(장상원, 민문사, 1992), 제과·제빵재료학(신길만, 교문사, 2004), 화과자대계(박근성, 비앤씨월드, 1994).
일본인들이 빵을 본 것은
16세기에 들어선 이후다

1543년, 포르투갈 트럼엘타 호가 폭풍우로 다네가시마

에 도착했다. 그때 당시 성주였던 다네가시마 도키타카는 배에 있던 포르투갈 사람들과 중국인들을 후하게 대접하고 그 보답으로 철포 두 개와 화약을 받았다.


이때 포르투갈인들이 빵을 먹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1549년 프란시스코 사비에르라는 선교사가 가고시마에 상륙해 기독교 포교를 허락받았다. 그는 포교에 필요하다며 빵과 와인을 가지고 들어왔다.


이후 서양인의 왕래가 빈번해지면서 서양문화와 함께 과자도 들어왔다. 에도 시대 중기인 1720년 나가사키 야화에 따르면 설탕과 아몬드로 만든 과자인 하르테, 치즈케이크, 카스텔라, 별사탕, 캐러멜, 비스킷, 빵 등 과자가 나가사키 지방의 토속 산물로 열거되어 있는데 이를 보면 400년 전에 이미 빵이 과자의 하나로 일본에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다.

단팥빵은 1875년에
기무라 야스베가 처음 개발했다

단팥빵은 유럽식 전통 빵과 다르게 밀가루에 효모를 넣지 않고 주정을 넣어 발효시킨 것으로, 아시아인에게 친숙한 팥을 이용해 만든 것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우리나라 제빵계에서 가장 친숙한 품목은 단팥빵, 크림빵, 소보로빵이며 모두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에 전래됐다고 한다.


1920년에 개업한 전라북도 군산의 이성당 등에서 만들어 판매됐다. 빵의 반죽이 구웠을 때 촉촉한 것이 특징이며, 단팥을 소로 넣어 떡처럼 찌지 않고 오븐에 굽는다.

자 그럼 '단팥빵'이 아닌
'단팥만두'에 대해서도 좀 살펴보자

갑자기 단팥빵 이야기를 하다가 단팥만두로 화제가 넘어가 놀랐을 수 있다.


하지만 다음 문장을 읽어보면 단팥빵과 단팥만두는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단팥빵은 서양 빵과 동양 만두의 결합체다.
밀가루 반죽에 채소나 고기를 넣고 찐 게 만두다. 단팥을 넣은 밀가루 반죽을 동양식으로 찌는 대신에 서양식으로 구우면 단팥빵이 된다.

다시 정리하면!!!

단팥을 넣은 밀가루 반죽이란 측면에서 '단팥만두'와 '단팥빵'의 시작은 동일하다. 차이는 조리과정이다. 동양식으로 찌면 단팥만두, 서양식으로 구워내면 구우면 단팥빵이 되는 것이다.
이제 단팥만두의 시조에 대해 살펴보자

사실 대부분의 글들이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단팥빵을 만든 이가 일본인이라고 적어놓고 있에 그런가 보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있는 국립 민속박물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도 그렇게 나와있고 위키트리에도 그렇다. 여기까지만 보면 단팥빵이 일본 빵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다 류잔선사가 시조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이야기가 너무도 궁금해졌다. 여기에 얽힌 이야기가 무엇일까 나의 호기심이 격렬하게 반응했다.


그래서 찾고 또 찾았다. 그러다 어렵게 어렵게 겨우겨우 찾아낸 글 하나가 있다.


아주 후려쳐서 요약하면, 중국에 유학을 갔던 일본 승려와 함께 일본으로 귀국한 중국인이 고기만두를 대신해 단팥만두를 만들어 먹었고, 그것이 화과자의 시조라는 얘기다.


속설에 따르면 1341년 원나라에 유학을 갔던 일본 승려 류잔 선사가 귀국하면서 함께 일본으로 온 임정인이란 중국인이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온 글을 정말 폭풍 검색해서 어렵게 찾아냈다.


일본으로 온 임정인은 이후 절에서 만두를 빚어 생활했다는데, 그는 만두를 만들어 속으로 고기 대신 단팥을 넣었다고 한다. 이것이 '단팥빵'의 시초라는 설이다.


신도 사이에서 이 단팥만두가 큰 인기를 끌었고, 그 사실이 당시 일왕의 귀에까지 들어갈 정도였고, 이후 임정인의 단팥만두는 일본의 만주, 우리나라에선 찐빵으로 발전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로 하여금 일본에서는 화과자의 시조로 임정인을 받들고 있단다.

단팥빵을
서양빵과 동양만두의 결합체라고 한다면...
시조를 화과자에서 따올 수도 있겠구나

화과자의 시조인 중국인 임정인에 대해 언급한 글에서는 '단팥빵 = 서양빵과 동양만두의 결합체'라고 정의했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둘 다 단팥을 넣은 밀가루 반죽이고 이것을 측면에서 동양식으로 찌면 단팥만두이고, 서양식으로 구워내면 구우면 단팥빵이 된다는 것이다.


서양 빵이 일본에 전해진 시기는 위에서 언급된 16세기다


그리고 서양식으로 단팥빵을 만들낸 것은 메이지 일왕 시절 왕실 주방 조리사였던 기무라 야스베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는 독립 후 도쿄 직업훈련소에 취직하게 되고, 그곳에서 네덜란드인의 조리사로 일했던 우메치키라는 사람을 만나 서양빵의 비밀을 전수하게 됐다는 것이다.


기무라는 동양과 서양 빵을 절충한 퓨전 빵 연구에 돌입했고, 효모 맛에 길들여지지 않은 일본인을 위해 주정으로 밀가루를 발효시키는 방법을 고안해냈다고 한다. 일본 찐빵도 아니고 중국 만두도 아닌, 서양식 빵과도 다른 신개념 단팥빵은 그렇게 탄생했다는 것이다.


내가 정리한 단팥빵의 역사는
여기까지다

단팥빵의 시조를 '단팥만두'까지 거슬러갈 것인가에 대한 부분에 대한 논의는 내가 아닌 관련 전문가의 몫이라 생각된다.


그래도 단팥빵에 대한 새로운 재미난 이야기를 하나 발굴한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마지막으로
단팥빵 위의 참깨가
늘 궁금했었는데...

이제 알게 됐다. 이 참깨는 단팥빵 내용물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단팥빵의 종류가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팥 알갱이가 씹힐 수 있도록 팥을 체로 거르지 않고 통단팥을 넣은 것이고, 또 다른 건 팥을 체로 걸러서 앙금을 가라앉힌 고운 팥빵이었다고 한다.


이것을 구분하기 위해 통단팥 빵에는 겨자씨를, 팥앙금 빵에는 참깨를 뿌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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