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해! 이러다.. 다 죽어!!!

세상의 모든 사업자가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되겠는걸...

by 광화문덕
“팀장님 뉴스 기사 보셨어요?”

드디어 마이데이터 본허가 발표날이다. 금융권뿐 아니라 핀테크 업계에서도 이번 본허가 승인받는 기업들이 어디 어디 일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응 그렇게. 예비허가받은 27개 기업 모두 본허가를 따냈구먼”


“그러니까요. 그리고 3월부터 신규 수요기업을 대상으로 2차 예비허가 절차를 개시한다고 하더라구요”


“이러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100개 넘어버리는 거 아닐까? 그렇게 되면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사실 쉽지 않을 텐데 말이야. 수백억 원을 들여서 투자를 했는데 이거 투자비용 회수도 어려울 수도 있겠는걸...”


팀장님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시고는 어디론가 사라지셨다.

왜 안 좋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 것일까...

“팀장님 2차 마이데이터 2차 허가 신청 첫날 31개 업체가 신청했다네요. 방금 기사 나왔는데... 예비허가 신청 한 곳이 25곳이고, 본허가 신청서 낸 곳이 6곳이래요”


“1차에 27곳이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됐고 추가로 25곳이라니... 벌써 52곳인걸...”


“팀장님 게다가 금융위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마이데이터 허가 신청을 받는다고 공표했는걸요. 이제 마이데이터 사업은 허가가 아니라 사실상 요건만 맞춰 신고하면 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 되어버렸어요”


사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많아진다는 것은 신사업 실무자 입장에서는 희소식이라기보다는 악재에 가깝다. 면허라는 것이 많이 발급될수록 면허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니 말이다. 게다가 너도나도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나서게 되면 결국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져서다.


오픈뱅킹 서비스처럼 되어버릴 수도 있겠구나

오픈뱅킹 서비스란 게 실무자인 내 입장에서 보면 이런 서비스다.


‘안 하자니 찝찝하고 하자니 서비스 구축 비용이 아깝고...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너도나도 다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인데 여기는 왜 없을까?' 의구심을 품으면 우리 회사 이미지에 안 좋을 것 같기도 하고... 계륵 같은 느낌이랄까...’


마이데이터 면허를 받아 서비스를 한다고 해도 고민이다. 물론 아주 신박한 머리를 쥐어짜 내어 아주 운이 좋아서 아주 기발한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금방 살짝 변형된 서비스가 다른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통해 선보이게 될 텐데....


미투상품, 미투 브랜드가 초기에는 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 또는 경쟁 브랜드를 모방해 출시한 상품이라 ‘무임승차’라는 부정적 인식이 있기도 했지만, 지금은 너도나도 하나의 영업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결국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어마어마한 마케팅비를 쏟아내고 고객에게 쿠폰 하나 더 제공해주는 곳이 마이데이터 시장을 잠식해 나갈 것이 불 보듯 뻔해졌다.


팀장님께 푸념을 늘어놓았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이제 돈을 벌기 위해서 진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마이데이터 사업을 합니다'라고 고객에게 알리는 비싼 간판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네요”


하지만 팀장님의 식견은 달랐다. 정부의 정책에 대한 믿음이 있으셨다고 할까.


“또 모르지 금융당국이 뭔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먼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는 것일지도 말이야”


며칠 후 업계 동향 모니터를 위해 기사 검색을 하다가 더 암울한 뉴스를 보게 됐다.

사전 수요조사에서 80~90여 개 업체들이 마이데이터 사업 신청을 고려하고 있다.


‘하.... 정말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100곳이 넘겠구나....’


그렇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022년 7월 9일 현재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은 곳은 56개사이고, 허가 심의가 진행 중인 곳이 32개사다. 사실상 88개 사가 마이데이터 면허를 따는 셈이다. 기사의 내용은 사실이었다....

*출처 : 신용정보협회 마이데이터 허가 현황(2022.7.7 기준)

*마이데이터 허가 최신 현황은 여기(https://www.cica.or.kr/14_mydata/mydata_05.jsp)에서 확인 가능하다


팀장님...
마이데이터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설마 오픈뱅킹처럼 되는 것은 아니겠죠? 남들이 하니 구색 맞추기 식으로 하는 그런 거 말이에요”


“.....”


팀장님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시고는 또다시 어디론가 사라지셨다.


퇴근길... 회사 건물 밖으로 나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봤다.


집 근처 역에 도착하니... 어느덧 어둠이 내리고 밤하늘의 수놓은 별들이 반짝인다...


서울에서는 보고 싶어도 보기 어렵던 별들이거늘

무슨 일인지 오늘따라 자신의 존재를 내게 알리려

거침없이 달려드는 모습이구나.


이렇게 많은 별들 중에

내 마음에 드는 별을 찾아보려 하니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구나.


내게 보이는 저 별들은

무엇을 알리려 적게는 수광년에서 수십, 수백억 광년까지

수많은 시간을 뚫고 내게로 온 것이냐.

부질없어라.


내가 오늘 하늘을 올려보지 않았다면

넌 내게 그 어떤 의미도 아니었을 텐데.

부질없어라.


내가 밤하늘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네가 참고 버텨온 시간들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마이데이터도 저 별들과 같을까 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