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엔 늘 책임이 따른다

앞으로 닥쳐올 막막함도 모른 체 호기롭게 답하고 말았다

by 광화문덕
팀장님! 궁금한 것이 있어요!

궁금한 것이 있으면 늘 척척박사 선생님이신 팀장님께 호로록 한걸음에 달려가서 물어보곤 한다. 그러면 팀장님은 언제나 망설임 없이 시원시원하게 답변해주시곤 했다.


“신 차장 오늘은 뭐가 궁금하실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금융데이터가 단 하나라도 포함된 데이터를 타업종 간 데이터와 결합하려고 하면 무조건 데이터전문기관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그렇다면 사실상 데이터전문기관 면허만 있으면 세상 모든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해서요. 굳이 비금융 데이터만 결합할 수 있는 결합전문기관이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이 들어서요”


“그런데 말야. 현재로서는 금융위원회가 민간에 데이터전문기관 면허를 개방하지 않은 상황이거든! 그래서 민간사업자가 받을 수 있는 데이터 결합 면허는 개인정보호법 상 결합 전문기관뿐인 셈이지”


“아.....”


“민간사업자 입장에서는 일단 결합전문기관 면허가 마이데이터처럼 다량으로 배포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일단 받아놓고 추후 해당 면허의 가치를 판단해도 되지 않을까?”


“마이데이터는 시설 구축비용이 수백억 원이었잖아요. 결합전문기관도 구축 비용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은 아닐까 해서요”


신 차장!
아직 시장 조사조차 하지 않은 거였구만!

“최근에 삼성의 한 계열사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결합전문기관 면허를 받았다고 기사가 나왔던 거 기억하지? 시장 조사를 해보라고!”


“넵 팀장님! 죄송합니다. 어서 더 알아보겠습니다”


“신 차장... 이런 기초적인 부분을 놓치다니 실망스러운걸... 우리의 올해 성과지표가 결합전문기관 면허 획득이라는 걸 잊지 말라구!”


“넵 팀장님! 더 분발하겠습니다”


팀장님의 따끔한 지적에 간담이 서늘해졌다. 나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인정해야만 했다.


현재까지 학습한 결합전문기관 법적 개념을 머릿속으로 정리했다. 명확히 이해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어서다.


가만 생각해보자

금융 데이터가 단 하나라도 포함된다면 무조건 신용정보법의 지배를 받게 된다. 이 말은 곧, 개인정보보호법 상 결합전문기관은 금융데이터 결합할 수 없다는 얘기다.


'흐음...... 금융위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는 금융권은 신용정보법에 지배를 받는 셈이니 결국 금융권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결합해서 분석 및 컨설팅을 제공하려면 데이터전문기관 면허가 필수가 되겠구나...'


“신 차장!”


“넵 팀장님!”


“신 차장이 요새 갑작스럽게 데이터3법을 접하게 돼 많이 혼란스러운 거 나도 알아. 하지만 그럴수록 더 집중해야 하는 거 알지?


“저... 그게... 죄송합니다...”


“개념은 이제 파악한 것 같으니 이제 우리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결합전문기관’으로, 금융위에서 데이터전문기관으로 지정받으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해서 보고서 1페이지로 정리해서 보고해주게”


“넵. 알겠습니다. 분발하겠습니다”


앞으로 닥쳐올 또 다른 막막함도 모른 체 난 호기롭게 답하고 말았다.


단순하게 생각했다.


‘결합전문기관 지정 요건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한 ‘가명정보의 결합 및 반출 등에 관한 고시’를 살펴보면 될 것이고, 데이터전문기관 지정 요건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의 하위 규정인 금융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한 ‘신용정보업감독규정’을 보면 되는 거겠지’라고.


하지만...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은 개인정보보호법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흠... 어려운 걸...’

내용이 역시나 어려웠다.


제22조의4(데이터전문기관)①의 1에 명시된 법인 또는 기관에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가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2조의4(데이터전문기관) ① 금융위원회는 법 제26조의4제1항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춘 법인 또는 기관을 데이터전문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다.

1.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법인 또는 기관일 것
가. 「민법」 제32조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
나.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제6호에 따른 공공기관
다. 금융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자본금 및 매출액 등 요건을 갖춘 법인


분명한 것은 가와 나 항목에 민간 기업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만큼은 확실했다. 그렇다면 다 항목에 민간기업이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아..... 이건 법 해석의 문제인데.... 이건 정말.... 내 능력 밖이잖아....’


그랬다. 너무 쉽게 대답하고 나면 늘 책임이 뒤따른다. 대답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 아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