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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Nov 16. 2022

그대여 제발 말을 아껴다오

어차피 말을 한다 해도 나아지는 게 없는데 어찌 그러오

말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는 요즘이다

최근 나는 말과 관련한 다이나믹한 상황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하나님께서 말과 관련하여 일어날 수 있는 좋지 않은 수많은 경우를 내게 쏟아내고 계신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외로움과
말을 하고 싶은 욕구에
나는 늘 시험당한다

나는 늘 이들과 사투를 벌인다. 


목사님이 말씀하셨다. 인간은 원래 외로운 거라고. 지금만 외로운 것이 아니라 30대에도 외로웠고 20대에도 10대에도 외로웠다고.


그 말씀을 듣고 보니 실제로 그랬다. 난 늘 외롭다고 느꼈고 그렇게 생각했다.


요즘 속 이야기를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목사님이 말씀하셨다. 인간은 늘 자기 말을 하고 싶어 한다고. 늘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고. 


그 말씀을 듣고 보니 실제로 그랬다. 난 늘 말을 하고 싶어 했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보다 내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들어줬던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이제서라도 이 공간을 빌어 남긴다. "감사합니다"


문제는 관계가 소원해졌을 때
원수가 됐을 때부터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다

누구나 친하게 지낼 때에는 외롭고 말하고 싶은 욕구로 인해 자신의 약점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곤 한다. 상대로부터 위로받고 싶고 동정받고 싶어서일 것이다. 그 순간만큼은 외롭지 않고 말하고 싶은 것을 다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동료에게 하는 말은 보통 자신의 힘든 직장생활에 대한 토로가 주가 될 것이다. 공동의 적을 만들어 놓고 험담을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말은 하고 싶다고 다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내뱉는다면 그 안에 들어있는 날카로운 혀의 칼날까지 상대에게 전달되어서다.


목사님이 말씀하셨다. 원수는 나와 관계가 틀어진 사람이면 그 누구든 원수라고 말씀하셨다.


직장 동료와의 관계는 언제든 소원해질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 오늘의 동료가 내일의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직장은 돈을 벌러 오는 곳이다

직장에서 좋은 동료들과 좋은 상사를 만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정말 그런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면 하나님께 감사해야 할 일이다. 운이 좋으니 말이다.


반대로, 직장 동료가 몇 명 없는데 업무 스타일이 너무도 다르고, 상대를 존중하지 않고 하대하는 말투, 권위적인 행동을 가진 이라면 트러블이 나게 마련이다. 그런 사람과 일하는 시간이 지옥 같을 것이니 말이다.


직장인들이 우울증에 걸리는 이유가 이런 이들 때문이기도 하다. 


더 답답한 것은 이들은 자신들만 모른다. 자신이 얼마나 말투가 험하고 권위적이어서 그가 하는 말과 행동으로 인해 팀 내 단합이 저해되고 사기가 떨어지는지 말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약한 자에게는 강하고 강한 자에게는 약한 자'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윗사람에게는 무척 잘하니 신임을 받곤 한다.


그것이 직장이다. 돈을 벌기 위해 우리가 버텨야 할 직장 말이다.


직장이라는 곳은 전쟁터다. 일을 잘 해내는 사람은 그 사람대로, 일을 못하는 사람은 그 사람대로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사내정치를 벌인다. 그 안에서 살아남고자 한다면 부단히 노력하며 부대끼며 살아야 한다.

걔는 도대체 왜 그런데
내가 지한테 서운하게 한 게 뭐가 있다고

"선배 전 요즘 말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말을 많이 하면 득 될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그분의 문제도 말을 줄이면 되는 건데... 그렇지 못해서 이런 일이 자꾸 생기는 것 같아요""


선배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 선배가 광화문 언저리에서 항정살에 소주를 마시며 직장 내 부당함을 내뱉으며 울분을 토하던 내게 해주신 말씀이 있다.


"지나고 나서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 또한 이해하지 못할 일이 없어"


난 이 말을 기억하고 있다. 


오늘도 술잔을 앞에 두고 있었지만, 한 잔으로 버텨냈다. 술을 먹지 않고 더 또렷하게 살아야 한다고 되새기면서 말이다.


요즘 난 마음속에 '꼭 필요한 말만 간결하게 하자'를 새겨보려 애쓰는 중이다.


내 입 밖으로 나간 말이 살아서 움직이며 파괴적인 말은 나와 누군가를 파괴할 것이고, 창조적인 말은 나와 누군가의 미래를 만들어 낼 테니 말이다.


나의 말이 파괴적인 말이 아닌 창조적인 말이 될 수 있도록 더 말을 아껴 써야 한다. 그래야 내가 사니 말이다.


"저는 지금 변화중입니다. 파괴적인 내 말이 창조적인 내 말로 바뀌는 중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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