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광화문덕 Sep 21. 2022

"아빠 승진하지 마"

아빠 술 안 깼으면 어쩌나 걱정했어

아빠!
이제 좀 괜찮아?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이 내 안부를 묻는다.


집에서 재택하고 있는 내가 걱정됐단다.


그리곤 아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아빠!
다른 회사로 이직하면 안 돼?

"응? 갑자기 왜?"


"아빠 술 잘 못 마시잖아! 그래서 술 안 마셔도 되는 회사로 이직하면 어떤가 싶어서"


"응 지금 회사는 술 그래도 덜 마셔도 되는 회사야"


"아빠 LG는 어때? 삼성은?"


"응 아마도 부서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거기도 살아남으려면 내부 술자리가 꽤 많을 걸?"


아빠!
임원 되면 술 많이 마셔?

"위로 올라갈수록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지. 그게 밥일 수도 있고 술일 수도 있고"


"그래? 그럼 아빠 승진하지 마! 임원 안됐으면 좋겠어"


"응 임원이란 게 되고 싶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아무나 되는 건 아니지만! 아들 고마워!"


"아빠 그냥 차장이 딱 좋은 것 같아 부장도 되지 마"


"아빠 지금 뭐야?"


"아빠는 지금 차장이지"


"그럼 더 이상 승진하지 마"


"응 그래 아들 고마워"

아빠!
술 안 취했으면 좋겠어

"응 아들 고마워"


'아들... 미안해... 아빠가 어제 취해서 들어와서 걱정 많이 했구나. 아들 정말 고마워'


아들은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

오늘 종일 우울함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는데 아들의 질문 몇 번에 나의 우울함이 내 몸에서 사라져 버렸다.


'아들 아빠 더 열심히 살게. 네가 있어 아빠가 산다. 네가 있어 정말 다행이야. 아들 사랑한다'


나를 걱정해주고 나를 위해 마음 써 주는 아들이 있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다시 열심히 살 이유가 생겼다.


'아들 고마워! 사랑해'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아 오늘도 잘 부탁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