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승진하지 마"
아빠 술 안 깼으면 어쩌나 걱정했어
아빠!
이제 좀 괜찮아?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이 내 안부를 묻는다.
집에서 재택하고 있는 내가 걱정됐단다.
그리곤 아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아빠!
다른 회사로 이직하면 안 돼?
"응? 갑자기 왜?"
"아빠 술 잘 못 마시잖아! 그래서 술 안 마셔도 되는 회사로 이직하면 어떤가 싶어서"
"응 지금 회사는 술 그래도 덜 마셔도 되는 회사야"
"아빠 LG는 어때? 삼성은?"
"응 아마도 부서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거기도 살아남으려면 내부 술자리가 꽤 많을 걸?"
아빠!
임원 되면 술 많이 마셔?
"위로 올라갈수록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지. 그게 밥일 수도 있고 술일 수도 있고"
"그래? 그럼 아빠 승진하지 마! 임원 안됐으면 좋겠어"
"응 임원이란 게 되고 싶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아무나 되는 건 아니지만! 아들 고마워!"
"아빠 그냥 차장이 딱 좋은 것 같아 부장도 되지 마"
"아빠 지금 뭐야?"
"아빠는 지금 차장이지"
"그럼 더 이상 승진하지 마"
"응 그래 아들 고마워"
아빠!
술 안 취했으면 좋겠어
"응 아들 고마워"
'아들... 미안해... 아빠가 어제 취해서 들어와서 걱정 많이 했구나. 아들 정말 고마워'
아들은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
오늘 종일 우울함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는데 아들의 질문 몇 번에 나의 우울함이 내 몸에서 사라져 버렸다.
'아들 아빠 더 열심히 살게. 네가 있어 아빠가 산다. 네가 있어 정말 다행이야. 아들 사랑한다'
나를 걱정해주고 나를 위해 마음 써 주는 아들이 있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다시 열심히 살 이유가 생겼다.
'아들 고마워!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