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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Aug 17. 2023

호주 시드니 3박4일 뽀개기#3

호주 시드니 여행#3(페더데일 동물원+패디스마켓+오페라바+심포니공연)

이번에 회사에 신입사원이 들어왔다. 어찌어찌하다보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그는 요즘 데이터분석 언어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의 얼굴은 사뭇 진지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마침 데이터분석 관련해서 전문가 분이 옆에서 업무를 보고 계셨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입사한 제 후배인데요. 이 친구가 데이터 언어에 대해서 고민이 많다고해서요. 상담좀 해주실 수있을까요?"


나의 소개에도 사원의 얼굴엔 근심이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 분께서는 흔쾌히 이야기를 나눠주시겠다고 했고, 옆에서 들어보니 아주 자세하게,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사례를 들어가며 말씀을 해주시고 계셨다.


'이번에도 뭔가 이로운 삶을 살았구나'하는 마음에 뿌듯해하며 나가려는데...


"띠리리리리 띠리리리리"


'어??? 이 익숙한 소리가 어디서 나는 거지...'


눈을 떠보니 캄캄한 어둠속이다. 꿈속에서 나와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지금 시각 호주 현지시각으로 6시15분. 아내와 아들이 깰까 조심스럽게 중문을 닫고 거실불을 켰다. 호주 시드니에서의 셋쨋날은 그렇게 시작됐다.


메모장에 저장해놓은 오늘 일정들을 살펴봤다. 오늘은 블랙타운에 있는 페러데일 동물원에 들렀다가  패더스마켓에서 기념품을 사는 일정이다. 천문대까지 가려고 처음에는 계획했지만, 그건 다음으로 기약하기로 했다. 우리 가족의 체력의 한계를 느껴서다.


씻고 이곳 호텔에서의 나의 서재 공간인 테이블에 앉아 브런치에 저장해둔 글들을 다듬다보니 벌써 7시5분이 됐다. 이제 하루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 호텔방에 쳐있던 암막버튼을 조심스럽게 열어 햇살이 침대로 들어오도록 했다.


'아 벌써 해가 이렇게 환하게 떴구나'



유리창에서 바깥 겨울 날씨의 찬 공기가 내 피부털끝으로 느껴진다. 시드니의 아침이 보고싶어 눈앞을 가로막는 얇은 커튼도 걷자, 멋진 도시풍경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창문 아래 도로에는 가방을 메고 길가를 걷는 이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아내와 아들이 일어나면 바로 출발할 수 있게 나가기 전 호텔 짐 정리 등을 해야겠다.


블랙타운으로 이동


오늘 일정은 좀 쉬어가는 것으로 정했다. 모두가 체력의 한계를 느껴서다. 그래서 첫쨋날과 달리 전철을 타고 가는 동안 모두 뻗었다.



오늘 아들과는 커플룩으로 입었다. 블랙타운으로 전철타고 이동중이다.


아들이 전철에서 끝없이 나와 엄마에게 장난을 걸어온다.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다 이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생각했다.


'새로 시작하는 인생. 이 아이는 이제 어떤 존재가 될지. 이 험난한 세상에서 어떤 방식으로 자기만의 세상을 그려가게 될지. 맑은 눈빛과 해맑은 웃음이 세상 속 어둠속에서도 빛을 잃지 말길...'


블랙타운에 도착


눈 앞에서 페더데일 동물원 가는 버스 729번 버스를 놓쳐버렸다. 다음 버스를 타려면 20분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지금부터 고민이 됐다.



'택시를 타고 가면 16분 거리다. 버스는 20분 후에 온다.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다'


일단, 아들의 선택은 늘 한결같이 '택시'였다. 나 역시도 늘 한결 같이 '걸어서 간다'였다.


그래서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다음 버스가 도착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페더데일 야생동물 공원


웜뱃


캥거루와 코알라를 직접 보니 신기했다. 코알라는 나무 위에서 곤히 자는 애들이 많았다. 낮잠 잘 시간인듯했다. 아들은 동물들과도 쉽게 친해졌다. 그리고 너무도 귀여운(?) 네모난 똥을 싸는 웜뱃을 발견했다.


웜뱃(wombat)은 웜뱃과(학명: Vombatidae)에 속하는데, 오스트레일리아에만 있다고 한다. 짧고 근육이 발달된 다리와 매우 짧은 꼬리를 가지고 있다. 웜뱃이라는 이름은 시드니 지역에 거주하던 Eora 원주민 부족이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적응력이 매우 강하며, 보통은 호주와 태즈메이니아 섬의 삼림·고산·평원 지대 곳곳에서 서식한다. 웜뱃의 강한 발톱과 설치류를 닮은 앞니는 긴 굴을 파기에 적합하다.


밤이나 어스름할 때 활동하지만, 시원할 때나 흐린 날에는 낮에 나오기도 한다. 요 귀요미는 역시 초식동물이었다. 풀이나 뿌리를 먹으며, 천적은 딩고, 여우, 태즈메이니아데빌이라고 한다.


태즈메이니아데빌은
어디에 있나요?


이곳에는 태즈메이니아데빌이 있다고 해서 아들은 꼭 보고 가겠다는 각오가 남달랐다. 그래서 우린 태즈메이니아데빌을 보기 위해 걷고 또 걸으며 공원을 계속 돌고 돌고 돌아다녔다. 그런데 보이지 않았고, 팻말이 있었지만, 어디에 있는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공원 직원분들에게 묻고 또 묻고 하길 반복하다 알게 됐다.


"태즈메이니아데빌이 사람이 많으면 나오지 않아요. 그래서 보이지 않는 거에요"


그랬다. 하필이면 까마귀 한마리가 나타나, 태즈메이니아데빌 앞에 단체 관광을 온 초등학교 저학년들과 사투(?)가 벌어졌다. 남자아이들은 까마귀 한마디를 둘러싸고 계속 소리를 외쳤고, 직원이 나타나서 정리를 하나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까마귀가 혼이 나갔는지 너무 흥분한 탓인지 반바지를 입어 맨살인 직원의 허벅지를 부리로 쪼아댔다. 물론 직원은 능숙하게 까마귀를 노려보며 제압을 시도했다.


"아들 태즈메이니아데빌은 오늘 볼 수 없을 것 같지? 이런 소란스러운 상황이면 나라도 조용한 곳에 들어가 있고 싶을 것 같아"


그렇게 아들은 태즈메이니아데빌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우린 공원을 나와 근처 식당으로 이동했다.


여기서 잠깐
태즈메이니아데빌은 직접 사냥하기보다는 시체 등을 처리하는 편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에서 먹이를 구하지 못하면 민가로 내려와 쓰레기를 뒤지거나 하기도 하는데, 털이 빠진 모습이 매우 보기 흉하고, 결정적으로 큰 동물의 시체를 파먹다가 안에 들어가서 잠자고 다시 파먹기를 반복하는 습성이 있어, 냄새가 심하여 "세상에서 가장 추한 짐승"이라고 불리기도 한단다.


중국집
블랙타운챕스틱


페더데일 시드니 야생동물 공원에서 나와서 좌측으로 쭉 가다보면 좌측에 건물이 나온다. 구글 지도에서 검색하면 대표적인 메뉴들이 나오니 참고하면 좋다.



우리는 허니치킨과 새우 볶음밥(프라이드라이스), 그리고 완자탕을 시켰다.


허니치킨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치킨탕후루가 있디면 이런맛일듯하다. 중독성 강한 단맛. 아삭아삭힝 식감속에 퍼지는 짙은단맛. 평소 단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게더 매력적인 단맛. 다만 많이 먹지는 못하겠다. 속안에 단맛이.가득찼다. 하얀 면튀김과 먹으면 그또한 좋았다. 단점은 한과먹을때처럼 이에 코딩된 단맛이낀다는 점이지만, 맛으로 따지면 그정도는 감내하고 충분히 먹을 가치가 있는 단맛이다.


볶음밥도 너무 막있었다. 꼬들꼬들한 밥알이 더 매력적인 밥이었다.


완자탕도 처음에는 안먹겠다고 하던 아들이, 완자를 하나 맛보더니 다 먹어치웠다. 아들이 좋아한다는 건 무조건 맛있다는 것이라 난 생각해서 가성비 좋은 식당으로 추천한다. 구글 지도에 식당 리뷰에 보면 호불호가 갈리는 듯한 평점이 있기도 하지만, 내게는 맛도 좋았고 식당 사장님도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참 좋았다.



패디스마켓으로 이동


우리는 기념품을 사기 위해 재래시장 같은 패디스마켓으로 이동하기 위해 센트럴 역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우리의 서울역과 같은 느낌이었다. 거대한 정거장의 집합체랄까. 그래서 이름도 센트럴 역인 듯했다.



센트럴 역에서 패디스마켓까지는 걸어서 금방이었다. 그냥 우리 동대문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념품으로 캥거루 인형을 하나 샀다. 가장 호주스러운 느낌이랄까. 막상 돌아다녀보니 살 게 그렇게 다양하지 않았기도 했다....



세인트 메리 대성당을 지나 숙소로


아내의 동선은 언제나 탁월했으며, 아내의 숙소 예약은 언제나 최적의 동선을 제공해준다는 것을 오늘 다시 한번 기억하게 됐다.


패디스 마켓에서 세인트 메리 대성당으로 향하면서 그제서야 알게 됐다. 첫날 뮤지엄역에서 내렸을 때 본 그 이국적인 곳이 바로 하이드 공원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 숙소가 있는 곳이 도보 여행에 최적의 동선 안에 있음을 말이다.


시드니에서 걷고 트램을 타고 이동하며 지내다보니 숙소 주변 도심 구조가 서서히 머릿속에 자리잡히는 듯했다.



어제 들은 스타벅스 이야기를 듣고 나니, 스타벅스가 보이면 한 번더 쳐다보게 됐다. 그래서 한 컷을 담았다.



하이드 공원에 앉아 잠시 쉬었다.


계속 걸어다녔다보니, 아내도 아들도 많이 지친 모습이었다. 우리가 공원 벤치에 앉아있으니 여기에서 참새같은 존재인 친구가 우릴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한참을 우리 주변에서 있다가 갔다.



세인트 메리 대성당


다음 장소인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로 이동해야 하는 시간이 빠듯해, 가까이 다가가지는 못했다. 먼 곳에서 보여지는 웅장함만으로도 충분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저녁은
시드니 오페라 바에서


어느새 어둠이 내렸다. 우린 시드니 오페라 바에 앉아있다. 왼쪽에는 하버브리지가 정면에는 오페라 하우스가 눈 앞에 펼쳐진다.



오페라 바에서 저녁을 먹으며 간단히 맥주 한잔을 했다. 맥주를 마셨다기 보다 호주 시드니의 야경과 분위기를 맛봤다는 표현이 더 적합한 듯하다.



다만, 여기 식사는 기본이 짠 듯하다. 피자는 정말 짰다.


오페라 하우스로 이동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 관람


오늘은 오페라 하우스에서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이 있는 날이었다. 아내는 이미 공연 예약까지 완료한 상황이었다.



'언제 또 오겠나'하는 마음이 들어 이 광경을 마음에 새겨두고픈 마음에 끊임없이 카메라를 켜고 찍었다.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


아내 덕택에 한국에서도 유명한 피아니스트 공연과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을 본 적이 있었다.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을 본 느낌은 연습을 정말 많이한 것 같았다. 미세한 작은 소리의 완성도부터 조화로움이 모두 마치 바다에서 파도가 일렁이듯 한 느낌을 받아서다.



시드니는
걷는 여행이 더 매력적인 도시


시드니는 배낭하나를 매고 걸어도 좋은 도시란 생각이 들었다. 좀 힘들면, 잠시 쉬어갈 카페가 충분하고, 교통편도 잘 되어있어서 언제든 트램이나 전철을 타고 잠시 앉아 쉬면 된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트램과 전철은 언제나 앉을 자리가 있었다.


페리를 타고 바닷바람을 쐴 수도 있고, 원하는 곳이든 구글 지도를 실행시켜 놓고 이동 수단을 선택해 가볼 수 있었다.


벌써 셋쨋날이 지났다. 시드니에서의 3일이 하루하루가 너무도 내게는 소중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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