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탐구생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광화문덕 Nov 13. 2015

묵혀있던 태블릿 재활용기

위메프에서 산 블루투스 키보드와 결합...비싼 메모장과 가계부로 변신

2012년 산 태블릿

묵혀뒀던 태블릿을 꺼내들었다. 태블릿이 향후 노트북을 대신하겠지란 생각이 마련한 태블릿.

아이패드2가 아닌 갤럭시탭을 산 건 실수였다.


당시 호환 앱이 적고 너무 느렸다. 물론 지금도 호환 앱은 적다.

반응속도가 너무 느리다. 앱을 설치하려고 구글 스토어에 들어가니 호환이 안된다는 메시지만 가득했다.


뭔가 그럴듯하게 이용해보려고 했는데...

호환이 결국 내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집 구석에 처박아뒀다. 그리고 아들 동영상 플레이용 정도로 써왔다.

오랜 집념 끝에 찾아온 기적(?)

오랜만에 태블릿을 켜니 켜지지 않았다. 덜컥 겁부터 났다. 망가진 건가 하고. 일단 충전을 시도했다. 켜졌다. 다행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시작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공장 초기화를 시켰다. 그런데... 구글 스토어에서 앱이 다운이 안 된다. 애러가 난다. 초기화를 했는데 왜 에러가 나지....?


몇 시간을 낑낑대다가 포기하고 a/s센터에 상담예약을 신청했다. 삼성서비스센터 예약은 이미 이번 주는 모두 차있었다. 전화상담이 가장 빠른 선택이었다.


그 와중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속 초기화를 시도했다. 10번은 한 것 같다. 그러다 키스(kies) 프로그램으로 초기화를 하면 뭔가 달라질까 하는 마음에 키스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젠장. 키스3 최신 버전을 깔았더니 이건 아니란다. 이전 버전을 설치하란다. 그래서 이전 버전을 설치했다.


키스를 깔고 태블릿을 연결했다. 다행히 이건 한 번에 됐다. 그런데 공장 초기화를 지원하지 않는 제품이란다. 젠장..


난 포기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메뉴 속 공장 초기화 버튼을 광 클릭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새로운 펌웨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겠느냐고 물어오는 것이 아닌가...


다행이라 생각했다. 이제 난 태블릿을 어떻게 쓸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호환이 그지같다...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하고 나니 신세계 같았다. 그런데 좀 많이 버벅인다. 메모리 부족 때문이리라...

태블릿에 메모리가 '800메가'라니... 쩝... 요즘 휴대전화기도 2기가인데... 물론 3년 전에 출시한 제품이니....

그래도 그렇지... 메모리 업그레이드도 못하게 해놨으면 처음에 좀 용량을 크게 해놓지... 젠장...


온갖 투정을 부리며 앱 설치를 시작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호환이 문제였다. 스마트폰에는 설치됐지만 태블릿에 설치가 안 되는 앱이 많았다.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의 메모 앱 원노트(One Note)마저 태블릿 호환이 안 됐다.

내 태블릿이 구형이라 안 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암튼 짜증 지대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연동하기 위한 앱을 찾기 시작했다.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만큼 어려웠다.

겨우겨우 찾아낸 앱이 에버노트. 가계부 앱은 아직 찾는중...


원래 난 돈버는 가계부를 쓰고 있었다. 그런데 이 앱이 태블릿에서는 호환이 안된단다... 젠장....


일단 다운로드가 가능한 앱은 죄다 설치했다..............

바쁜 일상에 지친 내게
강제 여유를 준 고마운(?) 태블릿

설치에 성공한 앱들을 실행해봤다. 스마트폰 처럼 바로 뜨길 기대하며......

착각, 환상이었다... 구동 시간이..... 기기가 고장났나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여유를 강제로 주는 고마운(?) 기기란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거나 태블릿을 강제 종료했다가 다시 켰다가 하기를 반복했다.

공장 초기화도 수없이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지만 소용없었다. 이건 기계가 원래 그런 거였다.

답답하고 짜증나고 하다가 나중엔 멘탈을 놓아버리는 마음의 여유를 찾게 됐다.


심지어 페이스북 앱도 깔았다가 바로 삭제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깔았다가 다시 지웠다. 그러길 수차례.

결국, 태블릿에 페이스북을 설치하는 걸 포기했다.


도저히 쓸 수 없는 상황. 메모리가 너무 작아 프로그램 2개를 돌리는데이는 무리였다.

나를 위한 새해 선물...
비싼 메모장과 가계부...

결국 일정과 메모를하는 용도로 쓰기로 했다. 새해도 됐으니... 안그래도 다이어리 하나 장만해볼까 했는데...


이마저도.....  또다른 벽에 부딪혔다...


메모장의 생명은 타이핑인데......

타이핑 반응속도가 너무 느렸다. 해도 해도 너무했다.


결국 지르다...

그래서 최근 살까 말까 했던 블루투스 키보드를 질렀다. 위메프에서 2만9900원 하는 iTab2 plus제품으로... 이 돈이면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사고도 남는데......


일단 2년은 제대로 써야..... 본전 뽑는 거다....


내가 이 제품을 산 이유는 이렇다. 다른 제품에 비해 가성비가 좋다. 키보드에 가죽 케이스까지 해서 2만9900원이니...


배송도 빨랐다. 12시간 만에 도착했다. 어제 오후에 주문하고 오늘 아침에 받았다. 박스를 보는 순간 설렜다. 함박웃음을 짓고 박스를 개봉했다.

오랜만에 보는 게임기 같은 디자인의 박스.

케이스를 씌우니 꼭 노트북 같다. 케이스를 벗겨서 열어보면~!!!

스티로폼을 빼고 갤럭시탭을 넣고 한 컷!!!

화면을 켜고 자 일정을 본다. 에버노트도 있다. 메모장에 가계부 앱. 브런치도 있다. ㅎㅎㅎ

우측에서 봐도 노트북같다. ㅎㅎㅎ 대 만족~!!

얼마나 유용하게 쓸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그래도 마음은 오랜만에 뿌듯하다.


요즘은 대기업의 제품보다는 중소기업의 제품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대기업 제품이야 알아서 홍보가 되지만 열심히 만든 제품임에도 여건상 알려지지 않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 제품을 구매한 것도 이런 취지도 있다. 요즘 나 역시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다. 내가 꼭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주위에 창업한 친구들도 많다.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알기에 실력 있는 중소기업의 제품이 더 많이 팔리길 기원한다.


아 참. 블루투스 키보드를 충전하고 연결 버튼을 누르니 연결은 쉽게 된다. 단번에 인식됐다.


아쉬운 게 있다면 블루투스 키보드 사용자를 위해 태블릿에 화면에 보여주는 자판을 없애는 기능이 없다는 게 아쉬웠다. 도대체 태블릿 개발할 때 블루투스 키보드 사용자들에 대해 고려는 하지 않았다는 건지......

앗 이부분은 키보드 자판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네요. 그리고 키보드는 배터리 절약을 위해 일정 시간동안 키보드 입력이 없으면 블루투스 연결을 끊고 절전모드로 들어가네요. 키보드키를 누르면 절전모드에서 벗어나 자동으로 태블릿과 연결을 시도합니다. 유용한 기능인 것 같아요!!! 짱!!!
완전 유용한 기능키들!!!


암튼 노트북 한 대가 생긴 것 같아서 뿌듯하고 기쁘다. 이제 본전을 뽑기 위한 일만 남았다. 2년 동안 부지런히 잘 쓰면 본전이다.

결론은 기승전 '잘사용'

이게 이제 내게 주어진 과제다...

매거진의 이전글 부산 탐구생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