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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Jan 05. 2016

반신욕...참 오랜만이다

뜨겁게 시작해도 시간이 지나면 식어버리는데...

솨~~!!!

수도꼭지를 틀었다. 뜨거운 물.... 아니 찬 물이 쏟아진다. 하루 종일 서 있었더니 종아리가 천근만근이다.


뜨거운 물에 지지고 싶은데...

 물이라니... 그렇다고 찬 물을 버리기도 애매하다... 그냥 받기로 했다.


물을 받는 동안 설거지를 해야겠다. 하루 일과 마무리는 설거지다.


만취가 된 날에도 설거지는 한다. 온종일 혼자서 애를 보며 지쳤을 아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위로다.

20분 후

설거지를 마쳤다. 욕조엔 물이 2/3가량 찼다. 물온도를 확인하기 위해 손을 넣었다. 애매하다. 뜨거운 것도 아니고 찬 것도 아니다.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밍숭맹숭한 것이 어쩌면 꼭 요즘 내 삶같기도 했다. 한 때는 굉장히 뜨거웠는데 어찌된 일인지 온기만 남았다.

기왕 받은 물이니...

조금 누워있어야겠다. 욕조에 몸을 뉘였다. 미세한 온기가 느껴진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뜨겁게 시작해도 시간이 지나면 식어버리는데... 올 한해 시작하는 일은 늘 뜨거운 마음으로 달려들어야겠다'


일단

지금은 좀 쉬어야겠다. 이 온기마저 날아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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