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시절 팀장한테 들은 꾸지람
야!!! 신동진
"네...?"
"스트레이트쓸 때 '것이다' 쓰지 마. 앞으로 한 번만 더 이딴 식으로 쓰면 정말 혼날 줄 알아"
"네..."
글쓰기 문외한 시절
문득 인턴 시절이 떠올랐다. 글쓰기에 문외한이었던 당시... 난 글쓰기에 어찌할 줄 몰랐다.
글 쓰는 것이 너무 무서웠다. 한 줄을 써 내려 가는 것 자체가 버거웠다. 그런 내게 취합된 사실들을 나열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겨운 일었다.
그런 내게 팀장은 막무가내로 "하지 마"라며 혼내기만 했다.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았다.
출근길
그때가 갑자기 떠올랐다.
"왜 쓰지 말라고 했을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나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서다.
것이다
스트레이트는 사실의 나열이다. 팩트만 가지고 담담하게 풀어내야 한다. 기자의 해석이나 분석 따윈 사치다. 스트레이트에 넣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것이다'란 종결 어미는 필자의 해석이나 분석 등 주관이 반영된 느낌을 가지고 있다. 마치 필자가 첨언을 해준다는 느낌이랄까...
예를 들어 보면...
1. 그는 지금 출근한다.
2. 그는 지금 출근하는 것이다.
이 두 문장은 어미만 다르지만 읽고 난 후의 느낌은 하늘과 땅 차이다.
1번 문장은 출근하는 사실이 전부다. 그가 지금 출근한다는 사실에 별다른 의문이 들지 않는다. 문장 속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2번 문장은 읽고 나면 여러 가지 의문이 생긴다. 뭔가 지금 출근하는 데 이유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어제 밤새고 사우나에 잠깐 들렀다가 다시 출근하나?' 아니면 '출근하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나?' 등 필자가 조금 더 설명해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추가로 이러한 것들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는다면 독자는 매우 답답할 수 있다.
이런 것 때문에 당시 팀장은 스트레이트를 쓸 때 '것이다'를 쓰지 말라고 했던 것이리라 미뤄 짐작했다.
이유가 필요해
모든 꾸지람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언론사라는 조직이 보수적이고 위계질서, 상명하복이 중시되다 보니 후배에게 하나하나 잘 가르치기보다 혼내고 보는 식의 교육은 좀 바뀌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