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짧게 쓰는 것이다. 살은 그 뒤에 붙이면 된다.
'밑그림=뼈대=틀'
모든 예술에는 형식, 틀이 존재한다. 음악 분야에도 '소나타(16세기 중기 발달한 악곡의 형식)'라는 형식이 있고, 미술에도 한 폭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구도'를 잡을 줄 알아야 한다. 영화도 '기승전결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시나리오'가 있다.
글쓰기도 하나의 예술이다. 일정하게 형성된 격식이나 형식이 있다. 기자업계에서는 그것을 '틀'이라고 부른다. 틀은 뼈대이자 밑그림이 된다.
이처럼 글쓰기에도 밑그림이 있어야 한다. '정확히 이해하고, 충분히 정리해야 한다'는 것은 밑그림을 잘 그리는 데 필요한 것들이다.
마구잡이로 쌓은 벽돌집
무작정 쓴 글은 마치 설계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쌓아 올린 벽돌집과 같다. 겉보기에는 집의 모양을 갖추긴 했지만, 내구성이나 단열 등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집이다. 레고처럼 차곡차곡 쌓은 집의 모양을 갖춘 것에 불과하다.
이 경우 아무리 잘 쌓는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균열이 생기게 된다. 단열재와 벽돌 사이가 벌어질 수도 있다. 심지어 벽돌과 벽돌 사이에 물이 스며들어 집이 항상 습한 상태가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시간이 지날수록 이 집은 문제투성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생각나는 대로 쓴 글
글도 마찬가지다. 벽돌집처럼 생각나는 대로 쓴 글은 빨리 써낼 수 있다. 생각나는 대로 적는 것이니 어렵지도 않다. 글자를 차곡차곡 레고처럼 맞춰나가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글이 길어지면 문단과 문단 간의 괴리가 생긴다. 소제목과 소제목 사이에 통일성은 멀어지기도 한다. 문단과 문단 사이에 불필요한 문단이 들어가서 전체 주제를 흐리기도 한다. 앞에서 한 이야기가 뒤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전개되기도 한다. 글이 더 길어지면 문제투성이가 되기도 한다.
결국, 다시 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글의 뼈대 잡기
그래서 이런 헛수고를 더는 데 필요한 것이 바로 글의 뼈대를 잡아주는 것이다. 이것을 개요 잡기라고 부른다. 밑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
글의 뼈대를 잡게 되면 하나의 주제로 일관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불필요한 이야기를 걸러낼 수 있게 된다.
철근으로 뼈대를 잡고 그 위에 콘크리트를 부어 만든 집처럼 견고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저는 짧게 써서 문제에요
최근 이런 질문을 받았다. 난 이 문제에 동의하지 못했다. 글은 원래 짧게 쓰는 것이다. 짧게 쓴 뒤에 살을 붙여나가며 분량을 맞추는 게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철근으로 뼈대를 잡고 그 위에 콘크리트를 부어 견고한 집을 만들듯이 글도 마찬가지다. 글의 큰 흐름을 개요 잡기로 뼈대를 세우고, 그다음에 근거나 사례 등을 덧붙여 글의 살을 붙인다. 그렇게 해서 정해진 분량을 채워나가다 보면 자유자재로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제가 쓰는 글들이 글쓰기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덧붙이는 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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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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