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진 기자의 글쓰기 3GO> 속 글쓰기 tip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이 이야기도 쓰고, 저 이야기도 쓰고, 여러 주제를 쓸 수는 없을까?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다닌다면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 관리를 한 나무와 그렇지 않고 제멋대로 자라게 내버려둔 나무는 한눈에 보더라도 차이가 난다. 글도 이와 같다. 군더더기를 뺀 글이 읽기 좋다.
가지치기 단계를 살펴보면, 우선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메모지에 적는다. 글과 관련된 것이면 무엇이든지 상관없다.
그리고 큰 덩이로 분류한다. 그 가운데 서로 어울리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나누고,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것은 일단 별도로 메모해 둔다. 나중에 분량을 늘려야 할 경우를 위해서다.
이들은 나중에 큰 그림이 그려지게 되면 적합한 내용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다.
이 과정을 반복한다. 추리고 또 추린다. 안개가 걷히고 윤곽이 분명해질 때까지 가지를 쳐낸다. 더 이상 쳐낼 가지가 없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라.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라고.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다면 답을 할 수 없는 이유를 찾아
야 한다.
아무리 해도 생각이 명확하지 못하다면 자신이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이해를 하지 못했다는 것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자료 조사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어설프게 아는 것을 글로 풀려고 하면 언제나 막힌다.
그게 아니라면 자료 수집에만 몰두했기 때문이다. 자료의 맥락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방대한 양의 자료를 짜깁기 하려고 할 때 글쓰기는 어려움에 봉착한다.
우리가 흔히 제출용 글쓰기를 할 때 주로 하는 것이 바로 짜깁기다. 남의 글을 적당히 도려내서 Ctrl+C, Ctrl+V 한 뒤 그럴 듯한 글이 탄생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글은 자신의 글이 아니다. 그러한 글은 독자에게도 감흥을 줄 수 없다.
쓰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하고, 그에 맞는 자료를 수집하고, 자료에 대한 이해를 마쳤다면 글쓰기의 첫걸음을 뗀 것이다.
글을 쓸 준비가 됐다는 것이 당장 글을 써도 좋다는 의미가 아니다. 글쓰기라는 이름의 긴 터널 입구에 비로소 서게 된 것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