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는 반복을 피하고 불필요한 조사는 과감히 빼라
김유신, 말의 목을 베다
김유신이 술에 취한 자신을 술집으로 데리고 간 말의 목을 벤 이야기는 널리 회자되는 일화다. 습관의 무서움을 뜻하기도 하고 나쁜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큰 결단이 필요하다는 뜻도 된다.
필자의 경우도 퇴고하는 과정에서 늘 깨닫는 것이 있다. 조 사의 남용이다. 퇴고하면서 매번 조사가 과도하게 사용됐음을 확인한다. 주의하려고 하지만 습관처럼 쓰는 표현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또 한 가지 자주 하는 실수는 같은 어미의 반복이다. 마감 시간에 쫓기다 보면 다채로운 어미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우 선 급한 대로 ‘했다’를 써 놓는다. 하지만 그런 초고를 보면 어 미가 눈에 거슬려 기사 내용에 몰입하기 어렵다.
이처럼 불필요한 조사와 단조로운 어미 반복은 독자의 집중 력을 떨어뜨리는 공통점이 있다.
의식하고 써야 한다
내 경우 TV 오디션 프로그램인 <K팝스타>를 즐겨봤다. 참가 자들의 경연 외에 심사위원들의 재치 넘치는 심사평을 듣는 것은 또 하나의 재미이다. 심사평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 다. 심사위원에게 극찬을 받았던 참가자가 있었다. 싱어송라 이터였던 그녀에게 한 심사위원은 “한 음 한 음을 아껴 쓰려는 노력이 보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난 그 심사평을 아직 도 잊을 수 없다.
글자도 아껴 써야 한다
한 자 한 자 고민하며 써야 한다. 글 도 낭비해서는 안 된다. 글을 쓸 때 의식하지 않고 쓰다 보면 여기저기 남는 글이 넘쳐난다.
실수는 반복하기 마련인데,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오답노트가 효과적이다. 수험 생활 때 오답노트를 작성한 사람이라면 공감할 이야기다.
글을 쓰면서 오답노트를 만들자.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불필 요한 조사나 자주 쓰는 어미를 확인하고 오답노트에 적는다. 오답노트에 쌓이는 중복된 표현을 유의어로 고치다 보면 어휘 력도 풍부해진다. 이런 방법을 반복하면 어느 순간부터는 간 결하고 깔끔한 글쓰기에 익숙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