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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Feb 03. 2017

후발 주자는 미쳐야 산다

뉴미디어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보내는 편지

선두는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

업계 1위의 사명은 혁신이다. 시장을 선도해야 하고 가치를 높이는데 전념해야 한다. 앞만보고 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마라톤에서 선두가 앞이 아닌 뒤에 쫓아오는 이들을 의식하며 뛰게 된다면 자기만의 페이스를 잃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뉴미디어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업계를 선도하는 이들은 정형화된 플랫폼에 머물지 않는다.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한다. 그게 호응이 별로 없더라도 말이다.


다만 업계 1위 사업자들이 잃지 않는 가치가 있다. 바로 젠틀함이다. 1위 답게 경박하지 않으면서도 중후한 멋을 추구한다. 프리미엄 전략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후발주자는 미쳐야 산다

당연한 이치다. 이미 소비자나 독자는 기존 시장 질서에 익숙해져 있다. 아주 참신하거나 독특하거나 아니면 굉장히 실용적이지 않다면 굳이 잘 알지도 못하는 또는 선두 업계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제품 또는 콘텐츠를 소비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요즘 하루에도 수십 개의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요청을 받는다. 알람을 받고 나면 꼭 해당 페이지를 살펴보곤 한다. 독자의 입장에서 모니터를 하는 건 내 기쁨이자 취미이기도 해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이 아류작이거나 카피캣 그 이상을 뛰어넘지 못했다. 물론 가끔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아이디어들이 있긴 하다. 이 경우엔 꾸준히 지켜본다.


통신 삼국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예전 통신사를 출입할 때 들은 얘기가 있다.


업계 1위인 SK텔레콤은 꾸준히 통신요금 관련 정책 이슈를 만들어 업계를 이끈다. 그러면 KT와 LG UPlus는 이를 자신의 입장에 맞게 수정, 보완한 상품을 내놓는다.


소비자 입장에서 Sk텔레콤은 비싼 통신사다. 요금제 혜택이 KT와 LG UPlus와 비교해 싸지 않아서다. 여러 가지 면에서 실제로 그렇하다.


하지만 확실히 다른 점이 있다. SKT는 이미지와 가치를 판다. 소비자는 그 가치를 사는 것이다. 예전 011은 번호 자체만으로 프리미엄 이미지가 있었다. 바로 그런 가치다.


이런 가치를 뛰어넘기 위해 KT와 LG UPlus는 끊임없는 고민과 다양한 시도를 해왔고 먹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바로 미쳐야 한다는 것이다.


KT는 SKT가 삼성과의 관계를 잘 알고 이를 노림수로 써왔다. 2009년 하반기 아이폰3GS를 국내 전격 판매 개시했다. 애플의 조건이 까다로웠지만 모든 것을 감내하기로 의사결정을 모았다.


이후 'KT=아이폰'이란 이미지를 구축했고 이를 활용해 고객 몰이에 성공했다. 매번 국내 아이폰이 출시될 때마다 아이폰 국내 개통 첫 번째 고객 이벤트는 축제가 되기도 했다.


LG UPlus는 요즘 화웨이 스마트폰 시중판매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010 3세대망 구축 포기란 전략실패로 존폐위기까지 내몰렸지만 아직도 건재하다. 기습적인 보조금 폭탄 이외에는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것은 없지만 꾸준히 무언가를 시도하며 기존 고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뉴미디어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후발주자는 기존 시장 지배자들과 달라야 한다. 그래야 산다. 내가 병맛 콘텐츠에 주목했던 것도 이런 이유다. 후발주자는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그러려면 튀어야 한다.


그게 싫다면 색다른 시각으로 기존 시장 질서를 무너뜨려야 한다. 독자들은 늘 신선한 것에 주목한다. 참신한 콘텐츠가 나오면 기존에 시장을 지배하던 콘텐츠는 식상한 것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이거 해봐야지'가 아니라 '이런 거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아'라는 접근이 필요하다.


뉴미디어 시장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고 이제는 레드오션이 됐다. 초등학교, 중학생들도 유튜브에 자신이 만들어 편집한 영상을 올리는 시대다. 예전 동영상 기획 및 제작이 전문가의 영역이었을 때와는 다르다.


부디 뉴미디어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오지랖을 부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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