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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Aug 31. 2018

#12. 숲 속에서 느낀 갈증

장 발몽 까베르네 쇼비뇽 2016

굉장한 향이다

복잡하지만 달달한 과일 향이 풍성하다.


숲에 온 느낌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이런 느낌일 수 있겠구나.  가까이 코를 대지 않아도 향이 느껴질 정도다.


향을 더 깊게 느끼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치솟았다. 갈증이 났다. 드디어 한 모금...


향이 워낙 근사해 기대가 컸던 탓일까. 향에 이끌려 들어간 숲 속에는 새싹이 가득할 뿐이다. 먹음직스러운 과실은 없었다.


실망스러웠지만 다시 마실 수밖에 없다. 풍부한 과실향이 다시 내 갈증을 부추긴다. 


다음날 아침. 하루가 지났음에도 입안 가득 향이 남아있다. 어제 느꼈던 감동적인 달콤 복잡한 향이 12시간여가 지났음에도 잔잔하게 후각을 간지럽힌다. 눈을 감고 천천히 쉼호흡을 하며 어제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을 정도다.

장 발몽
누구냐 넌?

역시 그랬다. 검색해보니 장 발몽은 단순한 네고시앙(négociant)이 만든 와인이 아니었다.

프랑스어 네고시앙(négociant)은 와인 중개인 또는 도매상이라는 뜻이다. 네고시앙은 포도, 와인, 머스트(발효 전 또는 발효 중의 포도액)를 사들여서 최종 제품에 자체 라벨을 붙인다. 

과거 와인을 중개하던 개념에서 최근에는 네고시앙들도 고급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 일류 네고시앙은 고품질 와인을 생산하고있으며 와인 제조와 포도 재배에까지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 와인을 공부할 때 가장 먼저 습득하는 것이 바로 '샤또(보르도)'와 '도멘(부르고뉴)'이다. 이 두 단어는 자기 포도밭에서 직접 와인을 만들어 병입하고 자기 브랜드로 유통시키는 소규모 전문 생산자들이다. 이들이 만드는 와인은 고급 와인들이기도 하다.

와인을 이야기할 때 와인의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떼루아르(Terroir)를 꼽는다. 떼루아르는 포도밭의 토양, 위치, 지형적 조건, 기후 등을 말한다. 그래서 자기 포도밭에서 직접 와인을 만들어 병입하는 샤또, 도멘으로 불리는 라벨의 와인은 맛의 집중도가 높고 토양 고유의 맛이 잘 배어 있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네고시앙(Négociant)이나 조합에서 만든 와인은 각각의 양조방식에 따라 품질과 개성이 다르게 표현되는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장 발몽은 일본의 월간정보지 2007년 12월호 와인특집기사에서 가장 맛있는 밸류와인으로 선정된 와인이란다. 일본 수입사들이 추천하는 6개국 13카테고리 300종류 수입 와인 중에서 일본 국내 유명 소믈리에 6명이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실시했는데, 레드와인부문 1위에 선발됐다. 평균 5점 만점에서 5점 만점을 받은 것은 장발몽이 유일했다고 한다.

랑그독-루씨옹(Languedoc-Roussillon)

장 발몽은 프랑스 남부 랑그독-루씨옹(Languedoc-Roussillon)에서 재배된 까베르네 쇼비뇽 100%로 만든 VDP((Vin de Pays: 뱅 드 페이) 등급의 와인이다. 


랑그독-루씨옹은 오드, 에로, 가르의 평야지대에서는 포도를 많이 재배하는데 그 생산량이 전국 포도 생산량의 절반에 이른다고 한다. 프랑스의 최대 와인 산지라는 수식어가 붙을만 하다. 보통 랑그독 와인의 이미지는 저가이지만, 랑그독 내륙 산지에서도 고급와인 생산된다. 대륙성 기후로 높은 고도 덕분에 서늘한 기후가 유지돼 산도가 뛰어난 우아한 고급 와인이 생산된다고 한다.

출처 : 다음백과

과거 랑그독은 루씨옹과 구분되어 분류됐으나, 2007년부터 랑그독 AOC(원산지명칭통제)로 통합돼 랑그독-루씨옹으로 표기됐다. 와인생산 비율은 랑그독이 90%로 압도적인데, AOC등급의 아래등급인 뱅 드 페이(Vin de Pays)의 60%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장 발몽 앞면 에티켓(라벨)을 자세히 살펴보면 페이독(Pays d′Oc)이라고 적혀있는데, 이것은 뱅 드 페이(Vin de Pays)와 랑그독 단어를 합친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뱅 드 페이(Vin de Pays)에 대해서 더 자세히 살펴보자.

뱅 드 페이(Vin de Pays)

장 발몽 까베르네 쇼비뇽 정보를 살펴보다가 나를 혼란에 빠뜨린 단어.... VDP...


친절하게 Vin de Pays라고 적혀있는 것도 아니고 VDP란다... 이것 찾느라 한참을 헤맸다. 이것 역시 나를 집착하게 만들었다.


살펴보니 이것은 와인의 등급을 나타내는 명칭이었다.


이전까지 마신 것들은 메종 부에이의 빌라 데 크뤼 보르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AOC 등급이었다. 흔히 'Appellation'으로 시작해 'Controle'로 끝나는 표시로 되어있는 것들 말이다.


프랑스 와인의 등급 체계
상세히 살펴보자

가장 하위 등급 뱅 드 따블(Vin de Table), 그 위 등급으로 뱅 드 페이(Vin de Pays), 그 위로 VDQS(Vin Delimites de Qualite Superieure), 그 위가 가장 중요한 최상위 분류인 AOC다.


아래 이미지는 직접 만들었다. 등급표는 역시 시각화가 최고라는 생각에서다. 퍼가신다면 출처 표기좀...

[원산지 통제 명칭 와인(A.O.C)]

: 프랑스 최고 품질 등급의 와인으로 라벨에 `Appellation d` Origine Controlee`(아펠라시옹 도리진 꽁뜨롤레)라는 표시로 되어 있다. 가운데 들어가 있는 단어(d` Origine)은 그 와인을 만들 때 사용된 포도가 재배된 곳을 표시한 것이다. 이 규정은 우수한 포도 생산 지역의 와인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국립 원산지 명칭 연구소 I.N.A.O(Institute National des Appellation d'Origine)에 의해 각종 규정이 관리되고 있다. 와인 생산량은 총생산량의 35% 정도라고 한다.


[우수 품질 제한 와인 V.D.Q.S]

: 이 와인은 라벨에 `V.D.Q.S`(Vin De'limite' De Qualite' Supe'rieur: 뱅 델리미떼 드 깔리떼 쉬페리에)라는 우표 모양의 표시가 있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이 와인은 포도가 재배된 원산지를 지정하는 우수한 와인으로 와인 관리 규정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와인이다. 주로 프랑스 남부의 랑그독 루시용지방, 프로방스 지방 등에서 많이 생산되며 총생산량의 2% 정도로 소량 생산된다.


[뱅 드 페이(Vin-de-Pays)]

: 지역 등급 와인으로 IGT(Indication Geographique de Provenance)라고도 표기한다. 포도가 재배된 지역의 표시가 가능한 지방 명칭 포도주로 포도가 재배된 지역의 원산지, 수확연도, 품종표시가 가능하나 다른 지방의 포도를 섞어 와인을 만드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최근에는 프랑스 남부에 있는 랑그독 지방에서 생산되는 뱅드 페이독(Vin-de-Pays d`Oc)와인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뱅 드 따블(Vin-de-Table)]

: 와인 에티켓(라벨)에 "Vin-de-Table France"라고 표시되어 있으며, VDF(Vin de France)라고도 표기한다.데일리 와인으로 부담 없이 마실 수 있고 프랑스 전 지역에서 가장 많은 양이 생산되며 총생산량의 약 48% 정도라고 한다. 이 와인은 포도가 재배된 원산지 표시와 수확 연도 그리고 포도의 품종표시가 금지되어 있다.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와인은 AOC 등급일 것이다. 하지만 등급과 와인의 품질을 동일시 해서는 안된다. 장 발몽에서 느낀 향은 AOC와인을 능가했다

생산자는 라셰또

아래 링크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 100%

와인 가운데 가장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 바로 까베르네 소비뇽이다. 와인병에 붙어있는 라벨을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실제로 전세계 와인 시장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와인의 주 재료이기도 하다. 


까베르네 쇼비뇽의 고향은 프랑스 보르도 지방, 그중에서도 메독(Medoc)이다.  아래 좌측 지도에서는 Medoc, 우측 지도에서는 1번에서 8번으로 보이는 지역이다.

출처: 다음백과

원산지인 프랑스 보르도 지방(특히 메독 지역)에서는 까베르네 쇼비뇽 품종을 사용하여 최고급 와인들을 생산하고 있다. 메독 지역의 '샤또 마고(Château Margaux), 샤또 무똥 로췰드(Château Mouton-Rothschild), 샤또 라피뜨 로췰드(Château Lafite-Rothschild), 샤또 라뚜르(Château Latour) 등의 세계적인 명품 와인들이 까베르네 쇼비뇽을 주 품종으로 블랜딩한 와인들이다.


까베르네 쇼비뇽품종은 더운 지역에서 잘 자라지만, 다양한 기후와 토양에 대한 적응력이 좋고, 질병이나 냉해에도 강해 세계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재배된다. 까베르네 쇼비뇽은 현재 본 고장인 프랑스를 비롯해 미국, 남아프리카, 동유럽, 오스트레일리아 심지어는 중앙아시아까지 퍼져 널리 재배되고 있다. 


특히, 1960년대 이후 캘리포니아, 칠레, 호주,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세계 와인 생산국에서도 보편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다.

까베르네 쇼비뇽은 레드 와인 품종 중에서 가장 묵직하고 진한 맛을 낸다. 이것은 포도가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탄닌(tannin) 성분 때문이다. 이를 남성적, 야성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와인을 생산하는 양조장에서는 부드러운 맛의 다른 포도와 혼합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가리켜 브랜딩(blending)이라고 한다. 까베르네 소비뇽과의 브랜딩에는 쉬라즈(Shiraz), 메를로(Merlot) 등이 흔히 쓰인다.


타닌이 많은 까베르네 쇼비뇽은 오크통에서 오래 숙성할 수 있고, 병입한 후에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까베르네 쇼비뇽 와인은 기본적으로 진한 까시스 향과 타닌의 묵직함, 후추, 민트향이 나며, 산도가 꽤 느껴진다고 한다. 오크통 숙성을 통해 바닐라, 초콜릿, 담배향 등도 곁들여진다고 평가한다.


Cabernet Sauvignon에 대한 8 가지 사실
(출처 : 와인 폴리)

1. 까베르네 쇼비뇽은 카베르네 프랑과 소비뇽 블랑의 자손이다?

Cabernet Sauvignon은 1600 년대에 Cabernet Franc와 Sauvignon Blanc을 교배했고, 그 이후로, 진화하면서 오늘날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레드품종 중에서 아주 무겁고 진한 맛을 내는 Cabernet Sauvignon(까베르네 쏘비뇽) 품종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레드 품종인 Cabernet Franc(까베르네 프랑)과 화이트 품종인 Sauvignon Blanc(쏘비뇽 블랑)의 교배로 만들어진 품종이라는 얘기다.


Carole Meredith 박사와 UC Davis의 연구 그룹은 DNA 종류를 사용하여 다양한 와인 품종의 모종을 확인한 최초의 사람이었는데, 1996 년에 이 관계를 발견했다.


참고로 이는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17세기경 보르도 어느 지역에선가 두 품종 사이의 우연한 교차수분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도 있다.


2. 미국의 카베르네쇼비뇽 와인에는 25 %의 다른 포도를 포함한다?

미국에서는 "Cabernet Sauvignon"이라는 라벨이 붙은 와인에 다른 포도의 25 %를 혼합하는 것이 합법적이다. 


미국, 칠레, 호주 등에 100% Cabernet Sauvignon 와인이 있는 반면, 에티켓(라벨)에 ‘Cabernet Sauvignon’이라고 표기되어 있어도 실제로는 75~85%(나라별로 기준이 다름)정도의 주품종으로 사용된 경우도 있다는 얘기다.


3.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은 얼마나 비쌀까?

2008 년 나파 밸리 (Napa Valley) 포도 재배자 피냐 (Piña)는 " Cabernet Sauvignon은 톤당 6,000 달러에 거래되고 있지만, 메를로(Merlot) 포도는 톤당 1,300 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4. 까베르네 쇼비뇽을 축하하는 날이 있다?

Cabernet Day가 있다. 매년 8 월 말 노동절 이전인 목요일에 열린다. #CabernetDay는 다양성을 축하하기 위한 소셜 미디어 활동으로 2010 년에 시작됐다고 한다. 그 이후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시드니까지 주요 도시에 그랜드 테이스팅이 포함되었다.


5. 까베르네 쇼비뇽의 녹색 피망 냄새가 난다?

Cabernet Sauvignon의 후추 향은 피라진 (pyrazines)이라고 불리는 유기 화합물 그룹으로 거슬러 올러간다. 피라진은 설 익은 Cabernet Sauvignon 포도에서 더 높다.


6. 까베르네 쇼비뇽은 수확량이 많다?

샤토 라투르 (Chateau Latour)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카베르네 쇼비뇽 (Cabernet Sauvignon) 생산국으로, 1 에이커 당 3.5 톤을 수확한다. 비교해 보면, 세계에서 가장 비싼 피노 누아는 DRC에서 1 에이커 당 1 톤 이상의 포도를 수확한다.


7. 사막에서 잘 자랄 수 있다?

1 년에 6-8 인치의 비가 내리는 동부 워싱턴 주 (Eastern Washington State)의 샴푸이 빈야드(Champoux Vineyards)에서 만든 Cabernet Sauvignon 와인은 100 점을 여러 점 받았다. 중국의 고비사막(Gobi Desert)에는 샤또 핸슨(Chateau Hanson)을 포함한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이 자라고 있는 포도주 양조장이 몇 군데 있다.


8. 희귀 한 카베르네 소비뇽 오염은 무당 벌레와 관련이 있다?

캐나다의 카베르네 쇼비뇽 (Cabernet Sauvignon)을 연구 한 연구원은 아시아 무당 벌레에 감염된 포도원으로 만든 와인이 와인의 맛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무당 벌레는 원래 북 아프리카에서 진딧물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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