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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Jan 31. 2019

못 놓는 마음과 놔야하는 현실

나보다 더 큰 어른이 된 후배의 충고

선배 괜찮아요?

친한 후배의 톡이다. 어제 발행한 글을 보고 연락을 한 눈치다. 늘 바쁘다면서 나중에 연락하자고 하던 놈이 나를 위해 기꺼이 시간을 빼서 톡까지 준 것에 고마운 마음이 일었다.


전화를 걸었다. 그는 나즈막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무슨말을 해야할지 사실 막막했으나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그 친구가 내게 자기의 이야기를 해줬다.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살았던 이야기부터 바닥이 보이지 않았던 날들의 기억까지 내게 기꺼이 꺼내어 보여줬다. 그러면서 그 친구가 했던 말이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어 이렇게 기록하고자 한다.

"선배. 지금 선배의 모습이 이런거 아닐까요. 선배의 마음은 행복했던 과거를 붙들고 싶어하는거, 하지만 현실은 과거는 과거로 흘려보내야 한다는 것. 그래서 마음과 현실 속에서 선배는 아파하고 있는거고. 그렇게 아파하는 선배의 모습 자체를 마음은 그 마저도 놓치고 싶지 않은 거일지도요"


들으면서 참 말을 멋지게 표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말을 계속 이어갔다.


"아프면 아프다해요. 아픈 걸 아프지 않다고 억압하지 마세요. 그냥 그대로를 받아들여요. 그리고 선배의 모습을 찾으세요. 선배는 바쁘게 무언가를 할때가 제일 멋있었어요."


후배의 말을 들으며 생각했다.


'이놈 고생많이 했었구나. 연락까지 끊고 수년간을 잠수타더니 나보다 더 큰 어른이 되어서 나타났구나.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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