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나푸가타 앙겔리 2014
드디어 시음
사놓은 지 꽤 지난 와인이다. 벌써 반년쯤 된 것 같다. 마셔야지 마셔야지 하면서 모셔두었다가 이번에 마셨다.
맛은 이탈리아 와인스럽다고 할까. 친구들과 함께 마신 탓에 시음기는 간단히 적는다.
와인 맛은 좋았으며 향도 좋았다. 맛과 향 그 어떤 것도 가볍지 않았으며 그릴에 구운 스테이크와 함께 마셨는데 너무도 좋았던 기억이다.
빈티지는 2014, 즉 2014년에 수확한 만든 멜롯(60%)과 까베르네 쇼비뇽(40%)으로 만든 와인이지만, 병입일은 2017년 6월 24일이다. 그 말은 병입하기 전에 2년 정도 숙성을 거쳤다는 이야기가 된다. 공식 수입사에 확인해보니 '12개월 동안 프랑스산 새 오크 통에서 숙성되며, 병입 후 4개월 정도의 안정화 과정을 거쳐 출시된다'고 명시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돈나푸가타 앙겔리
(Donnafugata Angheli)
돈나푸가타(Donnafugata)는 ‘피난처의 여인’을 말하며 앙겔리(Angheli)란 이름은 유럽의 유명한 전설인 광란의 오르란도(Orlando Furioso)의 여인 안젤리카(Angelica)에서 가져왔다.
'피난처의 여인' 돈나푸가타에 얽힌 이야기는 아래에......
1997년 처음 만들어진 이 와인은, 이탈리아의 가장 큰 섬이자 자치주. 지중해에서 가장 큰 섬이기도 한 시칠리아(Sicilia)의 현대적인 와인 메이킹을 대표할 만한 와인으로 꼽힌다.
● 수입사 테이스팅 노트
정열적인 햇빛을 받아 자란 포도의 과일 향이 매력적이다. 루비 색상과 밝은 보라색을 띠고 있으며 라즈베리와 빌베리와 같은 잘 익은 붉은 과일에서 나는 풍부한 아로마와 감초와 같은 향을 낸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시칠리아는 이탈리아 서남단에 있는 지중해 최대의 섬으로 다채로운 문화를 지니고 있으며, 영화 ‘뉴 시네마 파라다이스’와 ‘그랑 블루’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시칠리아는 깊고 맑고 푸른 바다와 뜨거운 햇빛 등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로 오렌지와 올리브, 포도 농사가 발달했다. 그 덕택에 에밀리아 로마냐주와 쌍벽을 이루는 최대 와인 산지이기도 하다. 1980년대 이후부터 지속적인 개혁으로 프리미엄 와인 생산지로 거듭나고 있다.
▼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 참조
피난처의 여인
이 와인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라벨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라벨에 숨겨진 이야기가 와인와 향과 맛을 더욱 빛내줄 것이다.
와인 레이블 속 여인
'카롤리나'
와인 라벨의 주인공은 마리아 카롤리나(Maria Carolina· 1752∼1814)으로, 시칠리아로 급하게 피신하는 모습을 상징한다. 그녀는 무슨 사연이 있길래 이토록 머리가 휘날리도록 급히 피신해야만 했을까...
피난처의 여인, 돈나푸가타 '마리아 카롤리나'는 실제 인물이다. 그녀는 오스트리아 여왕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ia)의 13번째 딸이며, 19세기 스페인 국왕 카를로스 3세의 아들로 나폴리·시칠리아를 다스리던 페르디난도(Ferdinando) 4세의 아내였다. 또한 마리 앙투아네트(Marie Antoinette)의 친언니이기도 하다.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혁명때 국고를 낭비한 죄와 반혁명을 시도한 죄명으로 단두대에서 이슬로 사라진 이다.
마리아 카롤리나는 이탈리아 부르봉 왕국에 시집온 후 권력에 관심이 없는 남편 페르디난도 4세를 대신해 섭정을 펼친 철의 여인으로 적혀있는 곳도 있다.
프랑스 혁명으로 친동생이 처형되자, 언니 마리아 카롤리나는 프랑스에 대항하는 세력과 동맹을 맺게 됐다고 한다. 왕을 대신해 섭정을 펼쳤던 그녀는 프랑스와의 전쟁에 참여하게 됐다. 여기서 맞딱드리게 된 상태는 바로 나폴레옹이었고, 결국 카롤리나와 남편 페르디난도 등 국왕 일가는 시칠리아로 쫓겨나듯 도망가게 됐다고 한다. 그녀가 시칠리아에서 머물던 건물이 바로 현재의 돈나푸가타 와이너리였다. 카롤리나에게 시칠리아는 피난처이자 유배지였던 셈이다. 그녀는 나중에 남편에게 미움받고 고향인 오스트리아로 추방됐고 1814년, 63세 뇌졸중으로 사망하게 된다.
와이너리 설명
- 국문명: 돈나푸가타
- 영문명: Donnafugata
시칠리아 최고의 와이너리로 평가 받는 돈나푸가타는 150년 전통을 가지고 있는 유서깊은 가족 회사다. 기록에 의하면 돈나푸가타의 포도밭은 기원전 4세기부터 존재하였다고 한다.
현재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는 창업자의 4대손 Giacomo Rallo 씨의 열정은 이 전통적인 포도밭에 현대적인 기술들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탈리아 와인 등급
'DOC'
이탈리아 역시 와인법규를 가지고 있다. 생산통제법에 따라 관리되는 와인인 DOC등급 중에서 정부가 보증하는 와인이라는 표시로 DOCG(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Grantita)라는 등급을 준다. DOCG에서 G(Garantita)는 이탈리아어로 보증이란 뜻이다. DOCG는 프랑스의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ôlée)와 같다.와인의 품질 유지와 향상을 위해 법으로 제정한 '원산지통제명칭'이다.
좀 더 상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D.O.C.G(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e Garantita): 생산통제법에 따라 관리·보장되고 이탈리아 정부에서 보증하는 와인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맛과 향 같은 품질이 좋다는 것을 보증하는 것이 아니라 와인이 '끼안티 클라시코 지역'에서 재배한 포도만을 사용했고, 포도재배, 양조방법, 숙성에 관한 규칙을 준수했다는 것을 보증한다는 표식이다. 한마디로, 정부가 정한 품질인증 검사를 거쳐 병입된 와인이니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는 표시인 것이다.
- D.O.C(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이 역시도 생산통제법에 따라 관리되는 와인이다. D.O.C 원산지 통제표시 와인 품질을 결정하는 위원회의 주기적인 점검을 받아야 하는 등 많은 규제 속에서 생산된다. 다만 여기에 G가 붙지 않는 이유는 정부가 정한 와인 병입 절차나 품질 인증의 단계를 거치지 않았거나 심사위원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등의 이유 때문이다.
- I.G.T(Indicazione Geografica Tipica): 생산지를 표시한 와인에 이 표식이 붙는다. 이탈리아의 토속 품종을 기반으로 한 와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기존 D.O.C 법규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는데, 이탈리아 정부가 이에 대한 목소리를 고심 끝에 수용하게 되어 만들어진 등급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끼안티 클라시코 와인이 되려면 산지오베제를 80% 이상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고 까베르네 쇼비뇽이나 멀롯(메를로), 까베르네 프랑, 시라 등을 함께 블랜딩하거나 이들 외래품종으로 와인을 만들게 되면 I.G.T 등급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I.G.T 등급은 한 지방의 일상적인 서민 수준에서부터 국제적인 수준의 와인까지 다양한 레벨의 와인 품질을 보유하고 있지만, D.O.C.G나 D.O.C에 사용되는 지방이나 지역 이름은 사용할 수 없다.
- VdT(Vino da Tabla): 프랑스의 뱅드따블(Vin-de-Table)과 같이 저렴해서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데일리 와인을 말한다.
▼ 다양한 나라의 원산지통제명칭에 대한 설명은 아래 참조
메를로
원산지는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쌩 떼밀리옹 지역으로, 잎이 크고 색이 진할 뿐 아니라, 포도알이 큰 편이다. 조생종(같은 종류의 농작물 중에서, 다른 품종보다 일찍 성숙하는 품종)이며 소출(논밭에서 생산되는 곡식의 양)이 많다.
형태적으로만 보면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과 대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메를로 품종은 오랜 기간 동안 보르도 지방에서 까베르네 쏘비뇽과 상호보완적 블렌딩 파트너였다고 한다. 까베르네 소비뇽이 남성적이라면 메를로는 여러모로 여성적이다. 까베르네의 야생적인 향 대신 메를로는 향에서 훨씬 과일 향과 같은 느낌이 나며 타닌 역시 매끄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터프한 까베르네 쇼비뇽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최적의 블렌딩 파트너로 인정받아 왔다.
석회 점토질이나 점토질 토양에서 잘 자라는 편이어서 메독 지역보다는 강 건너편(Right Bank)인 쌩 떼밀리옹이나 포므롤(Pomerol) 지역에서 더 많이 재배되며 메독과 그라브 지역에서는 까베르네 쇼비농의 보조 품종으로 활약하고 있다. 보르도 지방 전체적으로도 까베르네 쇼비뇽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양이 재배된다.
이탈리아에서는 토스카나와 시칠리아 지방에서, 스페인의 까딸루나 지방에서도 재배 면적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신세계의 경우 전역에서 생산한다.
유럽에서는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는 80%이상을 메를로를 사용하는 곳은 드물다. 신세계 생산지역에서는 메를로만의 단일 품종도 생산하고 있다.
레이블에 ‘Bordeaux AOP(AOC)’라고 표시된 일반급 보르도 와인은 대부분 Merlot(메를로)를 주품종으로 까베르네 쇼비뇽과 까베르네 프랑을 블랜딩한 와인이다.
오크통에서 비교적 잘 숙성되며 병입 후에는 진화가 빠른 편이다. 까베르네에 비교한다면 대체로 중,단기 보관용으로 분류된다. 물론 세계 최정상급의 메를로 와인은 장기보관도 가능하다.
▼ 메를로 품종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내용 참조
까베르네 쇼비뇽
(Cabernet Sauvignon)
와인 가운데 가장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 바로 까베르네 소비뇽이다. 와인병에 붙어있는 라벨을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실제로 전세계 와인 시장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와인의 주 재료이기도 하다.
까베르네 쇼비뇽의 고향은 프랑스 보르도 지방, 그중에서도 메독(Medoc)이다. 아래 좌측 지도에서는 Medoc, 우측 지도에서는 1번에서 8번으로 보이는 지역이다.
원산지인 프랑스 보르도 지방(특히 메독 지역)에서는 까베르네 쇼비뇽 품종을 사용하여 최고급 와인들을 생산하고 있다. 메독 지역의 '샤또 마고(Château Margaux), 샤또 무똥 로췰드(Château Mouton-Rothschild), 샤또 라피뜨 로췰드(Château Lafite-Rothschild), 샤또 라뚜르(Château Latour) 등의 세계적인 명품 와인들이 까베르네 쇼비뇽을 주 품종으로 블랜딩한 와인들이다.
까베르네 쇼비뇽품종은 더운 지역에서 잘 자라지만, 다양한 기후와 토양에 대한 적응력이 좋고, 질병이나 냉해에도 강해 세계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재배된다. 까베르네 쇼비뇽은 현재 본 고장인 프랑스를 비롯해 미국, 남아프리카, 동유럽, 오스트레일리아 심지어는 중앙아시아까지 퍼져 널리 재배되고 있다.
특히, 1960년대 이후 캘리포니아, 칠레, 호주,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세계 와인 생산국에서도 보편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다.
까베르네 쇼비뇽은 레드 와인 품종 중에서 가장 묵직하고 진한 맛을 낸다. 이것은 포도가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탄닌(tannin) 성분 때문이다. 이를 남성적, 야성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와인을 생산하는 양조장에서는 부드러운 맛의 다른 포도와 혼합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가리켜 브랜딩(blending)이라고 한다. 까베르네 소비뇽과의 브랜딩에는 쉬라즈(Shiraz), 메를로(Merlot) 등이 흔히 쓰인다.
타닌이 많은 까베르네 쇼비뇽은 오크통에서 오래 숙성할 수 있고, 병입한 후에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까베르네 쇼비뇽 와인은 기본적으로 진한 까시스 향과 타닌의 묵직함, 후추, 민트향이 나며, 산도가 꽤 느껴진다고 한다. 오크통 숙성을 통해 바닐라, 초콜릿, 담배향 등도 곁들여진다고 평가한다.
Cabernet Sauvignon에 대한 8 가지 사실
(출처 : 와인 폴리)
Cabernet Sauvignon은 1600 년대에 Cabernet Franc와 Sauvignon Blanc을 교배했고, 그 이후로, 진화하면서 오늘날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레드품종 중에서 아주 무겁고 진한 맛을 내는 Cabernet Sauvignon(까베르네 쏘비뇽) 품종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레드 품종인 Cabernet Franc(까베르네 프랑)과 화이트 품종인 Sauvignon Blanc(쏘비뇽 블랑)의 교배로 만들어진 품종이라는 얘기다.
Carole Meredith 박사와 UC Davis의 연구 그룹은 DNA 종류를 사용하여 다양한 와인 품종의 모종을 확인한 최초의 사람이었는데, 1996 년에 이 관계를 발견했다.
참고로 이는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17세기경 보르도 어느 지역에선가 두 품종 사이의 우연한 교차수분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에서는 "Cabernet Sauvignon"이라는 라벨이 붙은 와인에 다른 포도의 25 %를 혼합하는 것이 합법적이다.
미국, 칠레, 호주 등에 100% Cabernet Sauvignon 와인이 있는 반면, 에티켓(라벨)에 ‘Cabernet Sauvignon’이라고 표기되어 있어도 실제로는 75~85%(나라별로 기준이 다름)정도의 주품종으로 사용된 경우도 있다는 얘기다.
2008 년 나파 밸리 (Napa Valley) 포도 재배자 피냐 (Piña)는 " Cabernet Sauvignon은 톤당 6,000 달러에 거래되고 있지만, 메를로(Merlot) 포도는 톤당 1,300 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Cabernet Day가 있다. 매년 8 월 말 노동절 이전인 목요일에 열린다. #CabernetDay는 다양성을 축하하기 위한 소셜 미디어 활동으로 2010 년에 시작됐다고 한다. 그 이후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시드니까지 주요 도시에 그랜드 테이스팅이 포함되었다.
Cabernet Sauvignon의 후추 향은 피라진 (pyrazines)이라고 불리는 유기 화합물 그룹으로 거슬러 올러간다. 피라진은 설 익은 Cabernet Sauvignon 포도에서 더 높다.
샤토 라투르 (Chateau Latour)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카베르네 쇼비뇽 (Cabernet Sauvignon) 생산국으로, 1 에이커 당 3.5 톤을 수확한다. 비교해 보면, 세계에서 가장 비싼 피노 누아는 DRC에서 1 에이커 당 1 톤 이상의 포도를 수확한다.
1 년에 6-8 인치의 비가 내리는 동부 워싱턴 주 (Eastern Washington State)의 샴푸이 빈야드(Champoux Vineyards)에서 만든 Cabernet Sauvignon 와인은 100 점을 여러 점 받았다. 중국의 고비사막(Gobi Desert)에는 샤또 핸슨(Chateau Hanson)을 포함한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이 자라고 있는 포도주 양조장이 몇 군데 있다.
캐나다의 카베르네 쇼비뇽 (Cabernet Sauvignon)을 연구 한 연구원은 아시아 무당 벌레에 감염된 포도원으로 만든 와인이 와인의 맛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무당 벌레는 원래 북 아프리카에서 진딧물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