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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Mar 03. 2019

#77 살기 위해 변화를 택했다

새벽형 인간을 자처하고 운동에 미쳐 살기로 결심했다

불과 두 달 전
아니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지금의 나를 상상할 수 없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나 자신을 자멸시키고 싶은 마음까지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물론 지금의 나는 완전하지는 않다. 아직도 불완전하다. 사실 생각해보면 '이 세상 그 누가 온전히 잘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다. 우리 모두는 불완전한 인간이고 불완전함을 위로받고 싶어 하고 그 무언가로 채우고 싶어 하는 존재 아닌가라는 생각에서다.


불완전하지만 그래도 나름 많은 변화 속에서 살고 있다. 아니 변화해야 한다고 결심했다. 살기 위해서. 나를 지키기 위해서 사고의 전환을 시작해야만 했다.


예를 들면

밤사이 불면증에 시달려 새벽이 오는 것이 두려울 때가 있었다. 지금 난 새벽 5시에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얼리버드가 되었다. 5시에 일어나서 아침 운동하고 영공부도 한다. 아니면 출근 전까지 명상을 하거나 좋은 음악을 들으며 산책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마음을 채워주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 지금 내게 아침 시간은 고통이 아닌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다. 살아있음을 느낀다.


운동도 시작했다. 윗몸일으키기, 팔 굽혀 펴기, 벤치프레스 등등. 닥치는 대로 한다. 미친 듯이. 내가 가장 두려웠던 혼자 있는 시간이 오면 운동하러 가는 시간이다. 기계적으로 내 마음과 몸이 기억하도록 세뇌하고 있다. 저녁 약속이 취소되거나 저녁 자리가 일찍 끝나도 운동하러 간다. 내 몸에 남아있는 힘을 다 쏟아버리기 위해. 이를 악물고, 거친 숨을 씩씩 내뱉으며... 마치 무언가에 굉장히 화가 난 사람처럼 운동한다. 지난 연휴 동안에는 아침저녁으로 운했다. 지금 온몸이 근육통으로 욱신거리지만 그럼에도 기분은 좋다. 살아있음을 느낀다. 난 생각한다. 이렇게 운동하며 에너지를 쏟아내면 새벽이란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이다.

오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만약... 내가 사십춘기를 겪지 않았다면... 결론적으로 지금 난 고통과 시련, 역경으로 인해 이전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고 믿고 싶다. 그러려고 노력 중이기도 하다.


나 자신까지 놓아버리고 싶었던 스트레스와 중압감 속에서 짓이겨지지 않고 형태를 보존하고 있으니... 내 마음과 멘탈은 이전보다 더 단단해지지 않았을까... 이번에 겪은 고통은 평생 살아오면서 느꼈던 고통과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자칫하면 내 존재 자체가 사라졌을 수도... 그런 만큼 다신 이런 아픔과 고통을 겪고 싶지 않다...


이 시기를 겪지 않고 40대를 보냈다면 나의 50대는 어땠을까... 란 상상도 해봤다. 당연히 고통을 겪고 있는 지금의 나가 그렇지 않은 나보다 더 나은 40대를 보낼 것이라 확신한다. 미친놈이 된 나를 발견했고, 결핍 속에 괴물이 된 숙한 나와도 맞닥뜨렸으니... 이제 난 경각심을 갖게 됐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정신줄을 놓으면 안 된다는 것을...


흔히 말한다.
고통을 통해 성숙해진다고

하지만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것이 있다. 그 고통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얼마나 견뎌내야 하는지 말이다. 적어도 난, 내게 주어진 고통이 끝날 때가 언제쯤인지에 대한 감은 있다. 고3 때도 그랬고, 수험생활 때도 그랬다. 죽고 싶다고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움에 숨조차 쉬기 어려운 시기가 바로 끝나가는 시점이었다. 난 그때가 오면... 만감이 교차한다...  그리고 난 스스로를 다독이다. '이제 이 고통이 끝날 때가 되었구나'라고.


요즘 난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나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었다. 아직 살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그러다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고자 한다는 것 자체가 살아야 한다는 이유'라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말이다.


내가 이 고통과 시련, 역경의 터널을 완전히 벗어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하지만 난 믿는다.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지금은 이해할 수 없어도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되돌아보면 내 과거에 겪었던 모든 시련들이 다 이유가 있었음을 이해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지금 나는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난 믿음만큼은 잃지 않고 있고 끝까지 붙잡고 있을 것이다. 나의 믿음을.


'지금 내게 일어나는 이것도 다 이유가 있을 거야'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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