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는 원칙.
이 원칙은 인간이 살아가는 전 세계 모든 문화권에서 가장 기본적인 도덕적 규범으로 여겨진다.
태어나 자라면서 자연스레 내재화된 이 원칙에 대해 우리는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즉 "당연한 것"이 된다.
그러나 살인이 영웅적 행동이 되는 경우들이 있다.
가령 극악무도하다고 판단된 범죄자에 대한 사형 집행이 그렇고,
또한 "정의봉"이라 이름 지은 나무 몽둥이에 의한 폭행치사가 그러하며,
그리고 전쟁 중 "적으로 규정된 인간"을 살인하는 것이 그러하다.
심지어 이 때는 몇 명을 죽였는지에 따라, 나라에서 훈장까지 하사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인간의 이성이 상황과 맥락에 따라 도덕적 기준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평상시에는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는 규범이 중요하지만,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적을 죽여야 우리가 살아남는다"는 논리가 우선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을 죽이면 안 되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사회적 합의 (법과 질서)
거의 모든 사회는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는 규칙을 기반으로 유지된다.
만약 살인이 허용된다면, 누구나 언제든지 살해 당할 위험에 처하고, 이러한 사회는 결국 무너지게 될 것이다.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생명이 보호 받아야 하며, 이를 위해 법이 존재한다.
법적으로 "살인은 범죄다"라는 규칙을 정함으로써, 사회의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법은 단순히 개인을 보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신뢰와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살인이 허용 된다면, 사람들은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되고,
사회는 극심한 불안과 혼란 속에 빠지게 될 것이다.
2. 윤리적 · 도덕적 이유
"인간의 생명은 존엄하다"
대부분의 철학적 · 종교적 사상은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칸트는 "타인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은 인간을 단순히 도구나 장애물이 아니라, 독립적이고 존엄한 존재로 대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살인은 상대를 단순히 제거할 대상으로 취급하는 행위이므로, 윤리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
또한, 살인이 허용되는 사회에서는
오늘은 내가 남을 죽일 자유를 가질 수 있지만,
내일은 내가 죽임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는 누구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으며, 도덕적 가치 자체가 붕괴하게 된다.
3. 공감과 감정적 이유
인간은 타인의 고통을 공감할 수 있는 존재이다.
우리가 가족, 친구, 이웃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공감 능력 덕분이다.
살인은 단순히 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과 관계를 맺은 모든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는 행위이다.
누군가 죽으면, 그 가족과 친구들은 엄청난 슬픔과 고통을 겪는다.
이러한 고통은 단순히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불안과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살인을 저지른 사람 역시, 죄책감과 심리적 부담을 안고 살아갈 가능성이 크다.
연구에 따르면, 살인을 저지른 후에도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례가 많으며,
이는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국 살인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감정적 안정성을 해치는 행위이다.
4. 실용적 이유
살인은 단순히 한 개인을 죽이는 게 아니다.
그것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경험, 지식, 가능성을 모조리 말살하는 행위이다.
사회는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며 발전하는 공동체다.
그런데 구성원 한 명이 살해된다면, 그 사람이 기여할 수 있었던 모든 가치들이 사라지게 된다.
또한 살인이 계속되면 보복과 복수가 뒤따르게 된다.
한 사람이 살해되면, 그 유가족이나 지인들이 복수를 결심할 수도 있고,
이러한 보복이 연쇄적으로 이어지게 되면, 사회 전체가 혼란에 빠지게 된다.
결국 모두가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사회가 되고, 신뢰와 협력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버린다.
역사적으로도 이러한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부족 간의 복수 전쟁, 조직 간의 갈등 등은 끝없는 폭력을 낳았고
결국 사회가 붕괴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따라서 살인을 금지하는 것은 단순한 도덕적 명령이 아니라,
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원칙이다.
사람을 죽이면 안 되는 이유는 단순히 감정적이거나 종교적인 믿음 때문이 아니다.
철학적으로 보았을 때,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자유와 행복을 보장받기 위해 우리는 살인을 금지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 원칙이 항상 절대적인가에 대한 질문도 남는다.
전쟁, 사형제도, 정당방위 등의 상황에서는 예외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금지가 아니라,
우리가 왜 이 규범을 받아들이는지 깊이 이해하고,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아닐까?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윤리적 원칙을 고민하는 것은 결국 우리가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