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훌륭한 렌즈
‘별것 아닌데 좋다’는 말의 중심에는 ‘별처럼, 반짝거릴 정도로 훌륭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혹시 가벼운 렌즈인가’라는 질문은 ‘렌즈는 원래 크고 무겁다’는 생각이 들어 있다. 즉 무거워야 정상이라는 말이다.
‘의외로 좋은 렌즈’라는 말도 그 안쪽에 숨어있는 진심을 찾아보자. 대상을 부정적으로 생각했다가 놀랄 정도로 훌륭했을 때 쓰는 말이기 때문.
이 말들의 중심에 SIGMA 40mm F1.4 DG HSM | Art가 있다.
DSLR이 중심이었던 시절부터 줌렌즈의 인기가 올라갔다. 과거 필름 시대 줌렌즈보다는 그럭저럭 쓸만한 정도로 나아졌기 때문. 즉 이는 과거 필름시대 SLR용 렌즈의 중심에는 단렌즈였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많은 단렌즈 중 하나가 40mm였다. 물론 그 당시 40mm는 거의 대부분 최대개방 F2.8과 F2에 가까웠다.
줌렌즈의 성능이 제법 나아졌다고 하지만 그 성능이 단렌즈와 같아질 확률은 거의 없다. 더불어 사람의 욕심은 이왕이면 가볍게 였지만 또 다른 욕심은 F1.4였다.
‘줌렌즈에서는 만날 수 없는 F1.4,. 무겁더라도 성능만 훌륭하다면 OK.’ 그런 사람의 마음에 쏙 드는 렌즈가 있다. 바로 SIGMA 40mm F1.4 DG HSM | Art다.
a7 종류를 위한 이 렌즈의 길이는 157mm, 무게는 1,260g. 맞다. 이 렌즈 확실히 크고 무겁다. 그렇다면 그 결과는 어떨까?
카메라로 사진 찍기 즐길만하다는 말 속에는 앞뒤 흐림이 존재하고 있다. 초점 맞은 곳은 선명하고 그 뒤나 앞이 점점 흐려졌을 때 아름답게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대개방 F1.4 이상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당연한 말이지만 어느 정도 거리를 뒀을 때 앞뒤 흐림을 찍고 싶다면 광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앞뒤 흐림을 즐기고 싶다면, 더불어 표준보다 조금 더 넓게 찍고 싶다면 40mm F1.4가 적절하다. 같은 F1.4라 하더라도 35mm의 흐림은 약하고 50mm는 더 흐린 대신에 조금 답답하다.
40mm 렌즈는 그 숫자에서 알 수 있듯 아주 살짝 광각에 가깝다. 따라서 조금 편리하게 일상의 일부를 사진으로 담기 좋다.
조금 더 뒤로 물러서거나 앞으로 다가서기 힘들다면 그 중간에 있는 40mm가 제법 적절하다. 그 순간을 F1.4로 찍었을 때 나타나는 흐림도 매력적이다.
이 렌즈의 놀라운 장점은 두 가지. 우선 왜곡은 거의 없다. 두 번째 장점은 주변까지 매우 선명하다는 것.
참고로 풀프레임 디지털카메라를 위한 AF 40mm F1.4는 SIGMA 40mm F1.4 DG HSM | Art 뿐이다. 혹자는 최대개방으로 찍었을 때 주변에 모자람이 드러나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다. 그러나 올린 사진들을 보시면 깜짝 놀랄 것이다.
40 이리는 숫자는 마치 35와 50의 중간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SIGMA 40mm F1.4 DG HSM | Art의 40은 최고에 있다는 느낌을 전해준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욕심은 ‘가벼우면서 훌륭한 렌즈’다. 그 마음을 향해 연이어 나타나고 있는 렌즈가 바로 SIGMA의 Contemporary들이다. 그러나 최대개방 F1.4 종류의 새로운 렌즈는 매우 드물다.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들 중 많은 분들이 가벼운 렌즈를 원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폰이 아닌 카메라로 사진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F1.4를 향해 점점 마음을 열릴 것이다. 그런 마음이 생겼다면 우선 SIGMA 40mm F1.4 DG HSM | Art를 살펴보는 건 어떨까?
무거움의 불편함을 날려버리는 것은 바로 ‘훌륭한 결과’다. 다른 말로 무겁기에, 불편하기에 가능한 행복이라 볼 수 있다.
어느 곳에 초점을 맞춰도, 어느 방식으로 찍어도 결과에 문제가 없다면 더 안심하는 마음으로 사진 촬영을 즐길 수 있다. 그 안심은 우선 카메라의 역할이고, 그와 더불어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렌즈의 성능이다.
어떤 행동만큼 중요한 것이 마음과 느낌이다. 그 행동을 도와주는 것이 카메라와 렌즈의 무게라면, 마음과 느낌을 올리는 것이 바로 카메라와 렌즈의 성능이다. 이미 말한 바 있는데 DSLR 시대가 미러리스 시대로 넘어가면서 작고 가벼워지는 동시에 훌륭한 성능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렌즈의 중심인 유리는 그렇지 않다. 더 작은 크기로 더 훌륭한 성능으로 올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최대개방 F1.4로 태어난 렌즈는 크고 무거운 것이 정상이다. 최근 아이폰은 그럴듯한 앞뒤 흐림과 보케로 찍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진을 확대해서 보면 초점이 틀려 있는 곳을 종종 확인하게 된다. 그 작은 렌즈보다는 폰 내부의 성능에서 어쩔 수 없이 나타난 문제인 것. 앞으로 폰의 흐림이나 보케의 성능이 얼마나 더 훌륭해지는지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카메라를 위한 F1.4 렌즈의 크기와 무게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F1.4 렌즈의 크기와 무게는 인정하되 얼마나 선명하고 훌륭한지 꼼꼼하게 검사해보자.
그렇게 냉정하게 경험하고 그 결과를 바라봤을 때 안심해도 되는 렌즈 중 하나가 바로 SIGMA 40mm F1.4 DG HSM | Art다. 이 렌즈는 2018년 11월에 발표됐다. 3년 4개월 정도가 지났는데, 이 렌즈의 인기는 높은 편이 아니다. 크기와 무게 때문에 인기가 올라가지 못한 것 같다. 그러나 시그마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새로운 렌즈를 발표하고 있다.
어쩌면 이 렌즈를 발표한 시그마의 마음은 ‘너희들도 할 수 있으면 해 봐’가 아닐까? 상대방을 낮게 바라보며 비웃는 듯이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그마의 그 마음에는 ‘우리’가 들어 있는 것 같다. ‘사진 촬영을 즐기는 사람들 중 소수라 하더라도 40mm F1.4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생각을 접어두지 않고, 크고 무겁더라도 훌륭한 렌즈를 만들어냈다. 그래서인지 시그마의 행동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너희들도 이렇게 할 수 있으면 해 봐. 이런 렌즈가 늘어난다면 새로운 사진들이 태어날 거야. 새로운 사진작가도 늘어날 것이고. 그렇게 됐을 때 우리 카메라, 렌즈사도 커질 수 있을 거야.’
EastRain. 2022.02.26
:: 모든 사진은 본인이 직접 촬영한 결과입니다.
:: 모든 사진은 SIGMA 40mm F1.4 DG HSM | Art와 SONY a9으로 촬영한 결과입니다. 카메라는 본인 소유이며 렌즈는 대여했습니다.
:: 본 원고는 제품과 원고료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