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mm에 신경 써보자
흔하고 뻔한 것을 무시하지 말자. 그 것이 대부분 기본일 확률이 높고, 그 기본의 폭이 점점 넓어졌을 때 비로소 자신의 목적이나 꿈을 향할 수 있다.
렌즈 중 50mm가 그렇지 않을까?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a7 종류를 위한 50mm F1.4는 흔하지 않다.
최근 카메라를 처음으로 구매할 때 편하다는 생각으로 줌렌즈를 함께 구매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35mm 풀프레임용 카메라가 태어났던 1900년대 초반에는 50mm 렌즈를 함께 구매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그 당시 카메라는 SLR이 아니었기 때문에 줌렌즈는 태어나지 않았다. SLR이 본격적인 인기를 얻었을 때에도 단렌즈의 인기는 사라지지 않았으며 그 중심에는 50mm가 있었다. 쉽게 말해 Leica건 SLR이건 카메라의 중심에는 50mm가 있었다는 말이다.
DSLR의 인기가 최고였던 시기에도 마찬가지였다. Canon이 인기의 절정에 있었을 때 인기가 가장 높았던 렌즈가 바로 EF 50mm F1.8이었다. 물론 매우 저렴한 가격이었기에 인기가 올라간 이유도 있다. 그러나 그 당시에 캐논이 EF 50mm F1.8을 저렴하게 판매한 이유는 두 가지라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원하는 렌즈가 50mm였기 때문이며 최대 개방 F1.8이었기에 저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람의 기대는 최대 개방 F1.4 이성이었다. 그 DSLR 사용자의 마음을 향해 활을 던지 렌즈가 바로 SIGMA 50mm F1.4 DG HSM | Art였다. 2014년 1월에 탄생했던 이 렌즈의 인기는 매우 높았었다.
SIGMA 50mm F1.4 DG HSM | Art가 출시된 지 약 8년이 지났다. DSLR용으로 나온 이후 미러리스를 위해 새롭게 나오진 않았다. 그러나 기존 렌즈에 MC-11을 장착하면 a7용 미러리스 카메라로 찍을 수 있다. 더불어 MC-11 그 자체와 합쳐진 렌즈도 있다. 안타깝지만 아직 SIGMA의 새 50mm F1.4는 정확한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렌즈는 요즘 a7 종류로 사진 찍었을 때 그 결과가 별로일까? 당연히 나쁘지 않다. 지금 올린 사진들은 모두 a9으로 촬영한 결과다. 즉각적인 사진 촬영에는 문제가 거의 없었다. 다만 연속 초점, 연속 촬영 시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50mm는 표준화각의 대표다. 따라서 광각 종류보다는 보케를 더 다양하게 담을 수 있다. 광각 종류가 동일하게 F1.4로 찍었다 해도 보케의 크기는 더 작은 크기로 찍힌다. 따라서 사람들과 앞뒤 흐림에 대한 이야기를 할만한 렌즈가 50mm F1.4다.
아주 가까이 찍는다면 폰으로도 보케를 담을 수 있다. 그러나 50mm부터는 2미터 이상 거리를 두는 동시에 F1.4 최대 개방이었을 때 앞뒤 흐림을 담기 좋다.
요즘 사람들은 폰으로 찍은 사진을 일부러 수정하면서 부케를 만들곤 한다. 그러나 그 결과를 확대해서 보면 앞뒤 흐림이 실제 거리 차이에 따른 결과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적당히 거리를 두고 앞뒤 흐림을 찍고 싶다면 카메라와 함께 50mm F1.4 렌즈를 선택해보는 건 어떨까?
지금 이 사진들처럼 얇은 줄기들에 초점을 맞췄을 때의 이 아름다운은 카메라와 렌즈 덕분이다. 확대해서 봤을 때 나무의 줄기 별로 제각각 선명함이 다름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줌렌즈의 경우 아무리 최대 개방해도 F2.8이 한계일 확률이 높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24-70mm F2.8 줌렌즈를 생각해보자. 그 줌렌즈라면 70mm에서 F2.8로 찍는다면 적당히 보케를 담을 수 있다. 그러나 50mm F1.4로 찍었을 때 보더 보케가 조금 더 작다. 24-70mm 줌렌즈의 50mm 상태로 찍었을 때는 더 말할 필요가 없고.
최대 개방 F1.4가 태어났던 초반에는 필름의 ISO가 낮은 경우가 많았다. 보통 ISO 100, 200 정도를 많이 썼다. ISO 400부터는 일종의 노이즈가 조금씩 심해졌고 컬러필름의 경우 ISO 1600이 거의 끝이었다. 따라서 밝기를 안심하기 위해 F1.4를 즐겼다. 손의 흔들림을 막아주는 셔터스피드를 위해, 삼각대 없이 찍기 위해 F1.4는 꼭 필요했다.
그러나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즐기는 요즘은 그와 많이 다르다. ISO를 꽤 높이 올려서 찍어도 사진 결과에 큰 문제가 없다. 따라서 요즘 F1.4를 즐기는 이유의 중심은 앞뒤 흐림과 보케다. 따라서 초점 맞은 곳이 얼마나 선명한가에 기대하게 된다.
이번에 올린 사진들은 모두 F1.4 최대 개방으로 찍은 결과다. 덕분에 다양하게 앞뒤 흐림을 느낄 수 있다.
SIGMA Art 50mm F1.4 DG HSM이 태어났던 그쯤에도 그 렌즈로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https://eastrain.tistory.com/m/3408
그 당시에는 그 놀라움에 ‘대구경 표준 렌즈의 역사를 새로 쓴다’라는 제목을 써서 올리곤 했다.
이 렌즈가 태어난 지 약 8년이 지났고 그동안 SIGMA의 다양한 렌즈를 빌려 사진을 찍어봤다. 매번 놀라울 정도로 훌륭한 결과가 이어졌다.
DSLR이 중심이었던 시절에 SIGMA는 카메라와의 AF 조합 상태가 모자라다, 에러가 있다는 말이 이어지곤 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사진 결과에서 중심은 물론, 주변의 선명함이 심각하게 모자라다는 말은 거의 없었다. 그저 무겁다느니, 타인이 쓰던 렌즈를 내 카메라와 합쳤더니 고장이 난다느니 등등 요상한 말이 툭툭 터져지곤 했다. 그런 말들은 쉽게 말해 시그마의 렌즈는 DSLR들과 어울리지 않다는 말처럼 들렸다.
그렇다면 그 당시 나타났던 렌즈가 미러리스와 합쳐진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궁금했다. 그리고 SIGMA Art 50mm F1.4 DG HSM을 다시 빌려서 찍었다. 그 결과는 ‘사진 결과는 물론, 촬영 순간도 훌륭하다’였다.
쉽게 말해 문제가 거의 없다는 말이다.
다만 미러리스 카메라에 물리기 위해서는 렌즈의 길이가 길어진다는 게 단점이다.
50mm는 다양한 렌즈들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50mm는 광각처럼 망원처럼 찍을 수 없다. 그렇다면 그 반대로 생각해보자.
‘광각도 망원도 50mm처럼 찍을 수 없다.’
그리고 그 사이에 하나 더.
‘줌 렌즈에는 최대 개방 F1.4가 없지만 50mm에는 있다.’
줌렌즈의 편리함은 높지만 어느 화각에 잘 어울리는지 경험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그보다는 단렌즈 하나로 오래 찍으며 경험하는 게 낫다. 그러한 경험과 보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렌즈가 50mm F1.4다.
아이러니하게도 SONY, Canon 등 카메라 회사는 50mm F1.4를 직접 새롭게 올리지 않고 있다. 다만 그들은 비싸기로 유명한 50mm F1.2를 내놓고 있다. 물론 그 F1.2가 보여주는 사진은 매우 매력적이다. 그 매력은 곧 렌즈 가격에 이어진다. 아주 비싼 렌즈들 중 하나다. 꾹꾹 참고 모아 오랜 시간 후에 50mm F1.2를 가질 것인가, 재빠르게 50mm F1.4를 선택한 후에 오랜 시간 동안 사진 찍기를 즐길 것인가. 각각 일장일단이 있으니 깊이 생각해보자.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렌즈는 드물다. 조금 냉정하게 말하자면 사람들의 성능이 올라도 훌륭하다고 인정하는 렌즈는 드물다. 더불어 카메라의 성능이 더 훌륭해져도 성능이 모자라지 않은 렌즈도 드물다. SIGMA Art 50mm F1.4 DG HSM이 그렇다.
이 좋은 렌즈가 태어난 지 8년이 지났다. 2년만 더 지나면 10년 차가 된다. 그러니 시그마야, 2년만이라도 더 버텨줘. 그 이후에 더 놀랍고 새로운 50mm F1.4를 보여주면 좋겠고.
EastRain. 2022.02.05
:: 모든 사진은 SIGMA 50mm F1.4 DG HSM | Art로 촬영한 결과입니다. 대여한 이후 촬영한 사진입니다.
:: 사진에 촬영한 카메라는 SONY a9이며 본인 소유 카메라입니다.
:: 본 원고는 제품과 원고료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