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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Rain Apr 28. 2016

사용자의 선택이 시장을 바꾼다

지난 4월 13일 총선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는 놀라웠지요.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과반석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여당에 대한 심판이 투표로 드러난 것입니다.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심부름꾼으로 뽑아줬더니 군림하려 든 게 괘씸했던 것이 아닐까요.

 

사실 카메라라고 다른 건 없습니다. 지금은 DSLR 즉 일안 반사 시스템이 주류지만 처음부터 주류는 아니었습니다. 35mm 카메라가 탄생했을 무렵에는 라이카 같은 RF 카메라가 주류였죠. 심지어 지금 주류인 캐논과 니콘도 그 당시에는 카피 카메라를 만들고 라이카나 콘탁스 카메라에 마운트 할 수 있는 렌즈를 생산하던 서드파티 브랜드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RF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한 SLR 시스템이 개발되고 해당 카메라를 여러 사진가가 선택하면서 판이 뒤집어졌습니다. RF 시스템은 곧장 비주류로 전락했고 SLR이 주류로 우뚝 선 것이죠. SLR 시스템은 승승장구했습니다. 그 기세는 디지털 시장이 시작되고 나서도 여전했습니다. 초창기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는 콤팩트 카메라도 우세를 보였지만 스마트폰이 탄생한 후에 급격히 추락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물론 여전히 DSLR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러리스 진영의 반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사실 DSLR은 아날로그 시절에 이미 완성된 메커니즘 위에 디지털을 입힌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아날로그 시대의 사용자를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었지요. 그 영향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미러리스는 디지털 기술에 의해 탄생할 수 있었던 시스템입니다. 디지털 파인더와 AF 등 각종 시스템을 처음부터 정립해야만 했고 사용자는 제조사와 함께 미완의 시스템을 함께 완성시켜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상 어느 것이 처음부터 완벽한 모습으로 처음을 맞이하겠습니까. 꾸준히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이지요. SLR 시스템도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초창기 SLR은 조리개를 개방해서 초점을 맞춘 다음에 촬영 전에 원하는 조리개 값으로 바꿔야 했지요. 그런 불편한 것들이 개선되면서 시장의 호응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미러리스 시스템도 초창기에는 많이 부족했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일부 기능은 DSLR을 상회하기도 합니다. 


지금의 SLR 브랜드는 초창기 개척 정신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한 번 성공한 경험이 있으니 어떤 방향으로 카메라를 개발해야 할지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고 사용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 RF 카메라가 걸었던 내리막길을 뒤 따라 걸을지도 모릅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도는 과거 아날로그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릅니다. 지금 시장 1위라는 사실이 미래에는 ‘왕년’의 이야기가 되어버릴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1위라는 타이틀이 추억으로 남는 것, 눈 깜빡할 새가 될지도 모릅니다. 물론 미러리스 진영도 마찬가지입니다. 구태를 답습하면 새로운 것을 원했던 사용자의 외면을 받게 될겁니다.  결국 사용자의 선택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냐에 따라 시장에서 살아남거나 도태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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