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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Rain May 20. 2016

후지필름의 색이 초광각렌즈와 만났을 때

FUJINON XF10-24mm F4 R OIS

후지필름은 새로운 마운트로 시작한 브랜드 중 짧은 시간에 비교적 많은 렌즈 라인업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우수한 단렌즈 라인업을 자랑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줌렌즈가 취약한 것은 아니다. 후지필름의 초광각 줌렌즈 FUJINON XF10-24mm F4 R OIS(이하 XF10-24mm)를 만나보자.


언제 어디든 함께하고 싶은 렌즈

XF10-24mm는 35mm 환산 15-36mm 정도 초점거리를 가진다. 초점거리 20mm 이하 렌즈에 초광각이라는 별칭을 붙이는데 말 그대로 엄청나게 넓은 세상을 담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에 탑재된 카메라가 35mm 환산 28mm 정도고 화각은 약 76° 다. XF10-24mm는 최대 광각 영역에서 110°화각을 보여주니 어느 정도로 넓은지 감이 올 것이다. 최고 망원 영역인 24mm는 35mm 환산 36mm 정도인데 일상에서 편하게 쓸 수 있는 표준화각에 가깝다.

따라서 광활하게 넓은 풍경과 일상을 오가며 찍을 수 있는 렌즈다. X시리즈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상황이라면 이 렌즈는 필수에 가깝다. 자연과 도시를 넘나들며 어느 곳에서나 아쉬움 없이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XF10-24mm는 10군 14매 구성 중 비구면 렌즈 4매, ED(초저분산)렌즈 4매를 투입해 전체 줌 영역에서 고른 화질을 보여준다. 조리개는 전체 줌 영역 최대 개방 F4로 광각 줌렌즈임을 감안하면 아쉽지 않은 수준이다. 중앙부 해상력은 매우 훌륭하고 10mm 부근 주변부 해상력은 중앙부보다 살짝 떨어지지만 아쉽지 않은 수준이다.

손떨림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광각 줌렌즈임에도 불구하고 손떨림 보정 장치를 탑재해 감도를 높이지 않고도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하다. 

최단 촬영 거리는 24cm이지만 렌즈 길이가 약 9cm 이므로 실제 워킹 디스턴스는 매우 가깝다. 광각렌즈는 피사체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 역동적인 촬영을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상황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심도가 매우 깊어 뒷흐림이나 보케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피사체에 근접하면 작게나마 보케를 확인할 수 있다. 최단 촬영거리부터 무한대까지 AF 속도도 빠르다. 

조리개 F4가 아쉽기도 하지만 고감도에서 매우 뛰어난 화질을 보여주는 X-Pro2와 같은 바디와 함께 한다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

10mm에서 만나게 되는 화면은 매우 넓다. 상황에 따라서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넓고 피사체와의 거리도 실제보다 더 멀게 느껴지기 때문에 단렌즈였다면 렌즈 교환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마련. 피사체에 더 다가서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때는 줌링을 24mm 구간으로 돌려주면 조금 더 안정적으로 프레이밍 할 수 있다.

X시리즈에서 즐길 수 있는 최대 광각

일반적으로 초광각렌즈로 풍경이나 사물을 촬영할 때 기대나 예상에 못 미치는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촬영 시 마냥 넓게 나오는 것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물의 디테일이나 구도에 조금 더 신경 쓰는 것이 좋다. 또한 후보정 시 콘트라스트나 색 농도를 더 진하게 조절해주면 임팩트가 있는 초광각 사진을 완성할 수 있다. 후지필름 X시리즈에서는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에서 벨비아로 선택해 촬영하면 만족스러운 색을 기대할 수 있다. 

XF10-24mm의 최대 광각 영역은 결코 일반적이거나 익숙한 화각이 아니다. 렌즈가 보여주는 세상이 매우 넓어서 많은 사물이 프레임 안에 들어오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잘라내서 담아내기 어렵다. 이때는 구조물이나 자연풍경을 활용해 프레임을 잡으면 어수선하지 않고 단정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또한 화각이 너무 넓어 의도치 않게 노출 차가 큰 장면을 찍게 되는데 이럴 때를 대비해서 RAW 파일로 저장하는 것이 좋다. RAW 파일이 JPG 파일보다 명부나 암부의 디테일을 조금 더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혹 후지필름 X시리즈 카메라가 APS-C 사이즈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라는 이유로 광각 촬영 시 손해 본다는 느낌이 들어 선택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35mm 환산 15mm 면 충분히 넓은 풍경을 담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X-Trans CMOS 센서만의 밀도 깊은 색상과 섬세한 표현력 덕분에 APS-C 센서로 촬영한 결과물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어차피 후지필름 카메라 X마운트는 35mm 풀프레임과 아무런 연관이 없기 때문에 APS-C 센서라고 해도 화면이 잘려나간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 XF10-24mm가 보여주는 그대로를 즐기면 된다. 또한 초광각렌즈 결과물에서 얕은 심도를 기대하는 경우도 없으므로 XF10-24mm 렌즈와 APS-C 센서의 조합을 거부할 이유가 딱히 없다. 또한 비슷한 스펙의 35mm 풀프레임 렌즈보다 더 작고 가벼워 미러리스 바디와 잘 어울린다. 

광각 촬영을 즐기는 사진가라면 XF10-24mm와 X-Trans CMOS의 조합을 진지하게 고려해보는 것도 좋겠다. 눈이 맑아지는 듯한 시원한 화각에 타 브랜드에서 느낄 수 없는 색의 깊이를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 사양>

렌즈 구성                10군 14매

조리개                    F4-F22

필터 사이즈              φ72㎜

화각                        110°-61.2°

최단 촬영거리           24cm 

크기                       ø78.0mm x 87mm

조리개날 수              7매(원형)

최대 배율                0.16배

무게                        41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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