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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진 Feb 03. 2017

따뜻한 몽환티 한잔 컨택트 (Arrival)

#9 컨택트 (Arrival) 리뷰


이 글은 다소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드니 빌뇌브의 신작 '컨택트'는 수수께끼의 12개의 쉘이 전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면서 미확인 물체의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을 나타내는 두 명의 학자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감성 SF의 영화다. 원작은 테드 창의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로 각색하여 봉준호 감독에게도 갔지만 각색이 맘에 들지 않아 직접 각색의 의사를 밝혔지만 여의치 않아 지금의 컨택트가 완성되었다. 쭉 늘어지는 롱테이크 촬영에 알맞은 음향효과는 실제로 관객까지 늘어나는 기분이 들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느낌을 받았고 에이미 아담스의 클로즈업 신이 유독 많은데 언어로는 표현 안 되는 복잡한 감정선을 잘 잡아내어 몰입감을 높인다. 보는 즐거움만으로도 1만 원이라는 가격이 아깝지 않은 이 작품은 초현실주의 작품전을 보고 나온 기분이 든다.

하루아침에 나타난 우리의 상식선에선 듣지도 보지도 못한 12개의 쉘이 계속해서 신호를 보내온다. 전 세계는 외계어를 해석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며 거기에 발탁된 학자가 언어학자 루이스와 수학학자 이안이다. 이안과 루이스는 정채 불명 외계인과 소통을 시도한다. 그 첫 번째가 나를 들어내기다. 내가 싸울 의사가 없음을 확실하게 전달하는 방법은 무기를 버리는 행동이 듯이 루이스는 경개의 대상이 아닌 소통의 대상으로 인지한다. 한 발자국 더 다가가 그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결과는 성공적으로 돌아온다. 햅타포드어라는 언어의 이름도 붙여주고 루이스와 이안은 감정적으로 그들을 대한다. 학자들과는 달리 나라는 그들을 선악으로만 구분 짓고 우리에게 득이 될지 해가 될지에만 관심이 있다. 가장 궁금했던 '여기에 온 목적이 뭐야?'의 질문을 던지고 '무기를 주다'라는 답변을 받으며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접어든다.


영화는 소통의 미학이 얼마나 무섭게도, 따뜻하게도 다가올 수 있는지 각인시킨다. 인간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기를 주다라는 말은 전 세계 쉘이 나타난 나라들에게 전달되었고 중국과 러시아는 악이라 판단하여 전쟁을 시작하려 한다. 현재 중국이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으로 각 나라들은 뒤늦게 그 흐름에 따라가려 한다. 하지만 미래를 보는 무기를 받은 루이스가 중국의 수장에게 죽은 아내의 말을 인용하여 전쟁을 막는 데 성공한다.

잘못된 전달이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며 잘 전달된 마음은 따뜻한 세상을 만들 수도 있다.

옛말에 어떤 말을 하기 전에 3번 생각하고 말하라는 말이 있듯 언어란 선택이 참 중요하다.

중국 수장의 아내의 말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 다만 과부만을 남길뿐

소통의 부재는 카오스만 남긴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숨기기에 급급하다. 어떠한 사실을 알아내어도 보도되는 내용은 같은 내용뿐 그런 국민들은 혼란에 사로잡히고 불안감과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정부에 대한 마음은 것 잡을 수이 커져 사람이 있는 모든 도시는 혼돈의 도시로 변해있다.


소통이 단절되는 곳으로 유독 정부가 많이 나온다. 군인은 정부를 대신하여 학자들과 소통하는 존재다. 정부는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시간과 결과만을 얻으려 한다. 15시간 안에 원하는 대답을 얻어와 같은 명령들만 던지고 그의 상응하는 결과가 없을 시에는 바로 죽일 수도 있는 곳으로 나온다.

언어가 사고 회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사피어 워프 가설'이다. 루이스는 그들의 언어를 배우면 배울수록 햅타포드의 사고 회로와 닮아가 점점 미래를 확실히 보게 된다. 햅타포드어는 인간과는 다르게 원형구조의 언어를 사용한다. 이는 시간의 굴래속에서 그들은 자유로움을 암시하고 처음이 끝일 수도 있고 끝이 처음일 수도 있는 영화의 구성에도 일맥상통한다. 재미있는 점은 미래의 루이스 딸의 이름도 회 문형태를 가진 이름으로 (hannah)라는 이름을 쓰는 치밀함은 영화의 완성도를 한층 높여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 외계어를 만들기 위해 감독과 각본자는 100개의 외계어를 만들었고 영화에서는 70개가 나온다고 한다. 보통 언어들은 고래, 코끼리, 거미 등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하니 상상력의 끝은 알 수가 없다.


그들(언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직접 만나야 한다는 루이스에 말대로 루이스는 직접 피부로 그들을 만나고 그들과 완벽히 의사소통을 한다. 햅타포드는 루이스(인류)에게 도구(언어)를 주고 3000년 뒤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만 남기고 새벽안개가 걷히듯 사라진다. 끝없는 소통으로 인류는 한 발자국 더 진화하게 될 거고 분명 삶은 윤택하게 변할 거다.


루이스의 선택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모든 미래를 알게 된 루이스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안과 결혼하여 딸을 낳고 잠깐의 행복 끝에 이안과의 결별과 딸과의 사별을 선택할지 아니면 다른 인생을 살지의 대한 선택이다. 보통은 미래를 본다면 그 미래를 해쳐나가기 위해 많은 노력 끝에 미래를 바꾸는 내용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영화는 그렇지 않다. 미래를 알면 우리 모두 행복할까? 영화는 미래를 아는 것이 더욱 고통스럽다고 말한다. 인생이 재미있는 이유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어떤 모습 일까의 대한 기대감에서 온다. 이안 을 끌어안으며 숙연하고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루이스의 표정이 알려준다. 

신비롭다. 영화를 보는 내내 몽환적인 기분이 들었다. 처음 느껴보는 SF의 장르에 신선함을 느낀다. 과학적이고 차갑게만 느껴지는 여 타 SF와는 다르다.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메시지는 다시금 사색을 하게 만든다. 산비탈을 타고 내려오는 안개들과 끝없이 펼쳐진 대평원 위에 떠있는 쉘과 처음 조우하는 장면은 아직도 잊어지지 않는다.



Authorling   |  Ja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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