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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진 Aug 24. 2017

네덜란드를 보다.

#3 네덜란드 장 서는 날


네덜란드에서 담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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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여야 했다. 최대한 오래 있으려고 한 달을 잡았던 네덜란드라 하루 걸러 쉬곤 했었는데 동행이 생기고 부터는 하루하루 관광다운 관광을 하게 되었다. 오전에 네덜란드 현지 장서는 날을 구경하고 오후에는 '볼렌담'이라는 네덜란드 항구도시로 갈 계획을 하고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무엇을 먹든, 무엇을 보든, 무엇을 하든 함께 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사실.

가장 좋아하는 장소(암스테르담 중앙역 2층 스타 벅스)에서 만난 인연은 나의 네덜란드 여행에 반을 함께 했다.

혼자일 때의 '나태함'도 좋지만 같이 일 때의 '부지런함'은 나에겐 앞으로의 여행에서도 타임캡슐 같이 문득문득 생각나 꺼내보아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을 안겨 주었다.


이른 오전 언제나 그랬듯 비바람이 불듯 불지 않을 듯 줄타기를 하는 네덜란드의 변덕스러운 날씨를 감상하고 있었다. 오전 9시 중앙역 북쪽 배를 타는 곳에서 남자 동행 한명과 여자 동행 한명을 만나 네덜란드 장서는 모습을 관광하기로 했다. 관광 중에 누가 장서는 모습을 볼까. 나 같은 사람 아니면 시간이 아까워서 보지 않을 거야.

유학생활을 오래 한 동갑내기 여자 동행이 장구경을 제안했고 다행히 둘 다 오케이 하여 거친 바람을 뚫고 장 입구에 들어섰다. 입장료가 무려 10유로나 했다. 구경하는 거치고는 비싼 가격이라 조금 놀랐지만 가서 10유로 치 뽕을 뽑자는 생각에 당차게 걸어 들어갔다. 입구부터 놀라운 것은 시설들이 많이 노후되었고 난생처음 보는 풍경에 조금 당황했다. 옷에 관심이 많아 주로 옷을 둘러봤고 빈티지한 아이템들이 많았다. 종류가 너무나도 다양하고 상상 이상의 물건들을 내놓고 팔아서 나올 때 푸드트럭에서 산 감자튀김과 함께 10유로 생각도 같이 씹어 먹었다.

 

고정을 위해 고무줄로 감아 놓은 것도 있고 방금 식사를 해결한 사용감 충만한 수저들도 있다....

음식물이 조금 끼어 있고 녹이 슬어서 도통 어떤 생각으로 가져왔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분명 이 수저들 대부분은 나보다 어른일 거야.. 너무 엔틱한 느낌

내가 좋아하는 가죽을 메인으로 하는 노점상

빈티지한 아이템들이 많았지만 나에게 어울리는 게 없어 패스~

대부분 기상천외한 물건들이지만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디자인이 이뻐 계속 보고 싶은 물건들도 많았다.

내가 만약 여행 중이 아니라 이 곳 네덜란드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이케아 같은 곳 말고 이곳에서 싼 가격에 흡족한 인테리어를 완성했겠지!

네덜란드인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인종이다. 남자의 평균 키가 184cm고 여자의 키는 179cm로 어마어마하다.... 내 키가 184인데 우리나라 평균이 174니까 내가 174를 보는 기분이라고 생각하니 작은 느낌이 있기는 있겠구나 생각했다. (절대 비하하는 게 아닙니다.)

키가 크면 확실히 옷빨이 산다. 골격과 비율이 중요하지만 우선 키가 크면 보통 이상은 한다는 말이 맞다. 네덜란드인들은 패션에 크게 관심이 없어 보였다. 사실 대화해본 게 아니라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다. 고심해서 고른 옷들이 하나같이 도떼기시장에서 방금 업어온 볼품없는 신상들 뿐이었다. 빈티지 시장에는 언제나 숨은 보석이 있는데 문화가 다른지 내 눈엔 전부 성에 차지 않았다. 사실 촌스러운 오버 패턴과 철 지난 타탄체크 코트도 그들이 입는 순간 올 트렌드 상품이 아닐까라는 착각이 들 정도지만.

저 멀리 구름이 이동하듯 천천히 3시간을 보았다. 가장 충격적으로 느껴졌던 물건은 한국전쟁 당시 입었던 군복과 사슴의 뿔과 얼굴 속을 다 파냈는데 무엇으로 파냈는지 끝처리를 하지 않은 건지 살점이 듬성듬성 매달려있던 사슴 박제와 아무렇지 않게 널브러져 있던(보수적인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면 조금 당황할 정도로 적날 하게) 성인 관련된 상품들 그 외에도 기상천외 한 물건들이 많았지만 가장 충격적이었다. 개인의 자유를 어느 나라보다 중요시하는 네덜란드의 문화를 조금 더 넓게 허용할 수 있는 기분이다.


한참을 걸어 허기짐이 나타날 때쯤 푸드트럭도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푸드트럭은 확고한 사람들도 결정장애를 일으킬정도로 종류가 다양하고 맛 또한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해외여행하면서 항상 느끼는 거지만 단조롭고 맛도 그다지 인 푸드트럭을 그 나라 사람들은 잘도 먹는 모습을 보면 손잡고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 한번 데려가고 싶다. (우물안 개구리라는 속담도 알려줘야지)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하며 동행들과 감자튀김을 먹고 서둘러 볼렌담으로 출발 했다. 네덜란드의 감자튀김은 소스가 다양한데 그중에 마요네즈는 혁명과도 같을 정도로 궁합이 좋다. 매운 카레소스도 아주 맛있는데 감자튀김을 먹는다면 꼭꼭 추천한다. 


-주식을 감자로 바꾸고 싶은 감자 성애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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